1/72 Mirage F.1C
2009-06-27, HIT: 3357
설동욱, 무명씨외 34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박용진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습니다.
1년 반동안 다니던 정든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데로 옮기면서 한달 정도 쉬었는데,
그 시간 동안 취미생활로 뭘 할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모형으로 손이 가더군요.
너무 큰 건 부담스러워서 어떤걸 만들까 하다보니 역시 또 자연스럽게 1/72를 꺼내들게 되었습니다. 사용키트는 하세가와의 오래된 키트인 1/72 미라지 F.1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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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모형은 몇달전 매일 바쁘게 반복되는 일상이 심심했던 나머지 일산 라페스타에 있는 모
형점에서 '그냥 간단하게 하나 만들어 보자'고 샀던 것으로, 플러스몰드에 디테일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구입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안 맞는 부분은 없으며, 데칼로 처리하게 되어 있는 조종석과 간단한 사출좌석 등 하세가와 올드킷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만들다 보니 컴프레서는 고장이 나 있었고,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게 나오는 바람을 이용해 깨작깨작 간신히 칠했던 기억이 납니다. 1/72 제트기에 '기본색' 올리면서 하루종일 칠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상면색은 프랑스 공군의 예전 기본색상인 블루그레이이며, 하면색은 실버그레이입니다. 블루그레이는 GSI의 미해군기 색상인 366번 인터미디에이트 블루(FS 35164)를, 실버그레이는 기본 은색에 308번을 혼합하였습니다. 인터미디에이트 블루는 블루그레이 색상에 썩 어울립니다.
노즐은 도저히 에어브러시로 칠할 엄두가 안 나 붓질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 1/72를 만들 때도 어둡게 밑색을 깔고 그 다음에 기본색을 칠한 뒤 그라데이션 등을 주지만, 고장난 컴프레서로는 불가능하여 포기했습니다. 어둡게 조색한 락카를 묽게 희석하여 세필로 얼룩 등을 표현해 주었으나 전혀 보기 좋지가 않더군요.
망쳤다 싶은 기분으로 그냥 데칼작업에 들어갔고, 하다가 도중에 중단한 뒤 작업이 안 끝난 상태로 이 녀석은 그렇게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랬던 이 녀석이 다시 먼지를 털고 완성된 계기는 하세가와 팬톰 때문입니다. ^^;
하세가와 1/72 팬톰 키트는 소위 말하는 '명품'입니다만, 금형 노화로 얕아진 몰드를 일일이 손봐주어야 하고 단차도 꽤 나므로 작업량이 많은 편인데요, 팬톰을 먼저 완성시키고 나서 지쳤는데 완성작은 빨리 하나 더 보고 싶고 했던 마음이 이 미라지가 기사 회생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컴프레서는 새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안 그랬다면 완성했을 수가 없지요...)
미라지 F.1은 NATO 주력기 경쟁에서 F-16에 밀려 떨어진 기종으로 보통 알려져 있습니다.
외형도 그리 특징적인 편이 아니라 다양한 사용국에 비해 인기는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만, 이 키트를 만들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틀려지는 것을 발견하여 다시 보게 됐습니다.
측면이나 위, 뒤에서 바라보면 이 기종은 그냥 삐죽하고 가볍게만 보이나, 정면이나 비스듬하게 놓고 보면 전고가 높고 랜딩기어의 투박한 모습과 밑의 대형 연료탱크가 묘하게 어우러져 또 제법 무게감이 있어 보입니다.
미라지 F.1의 특징인 튼튼한 랜딩기어. 재규어와 비슷합니다.
에어브레이크는 선택식으로 조립 가능하여, 연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간단한 디테일을 가진 키트지만 완성하고 나면 아기자기하게 볼 만한 부분이 많습니다.
덕분에 웬만하면 그대로 만드는 주인에게 약간의 디테일업까지 직접 받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별 거 없고 사출좌석의 페이스 커튼과 글레어쉴드에 생략된 건사이트 부품, 기수 측면에 생략된 4개의 피토관을 추가하였습니다)
키트에는 연료탱크 하나와 마트라 매직, R530이 각 두개씩 들어 있습니다.
연료탱크와 매직은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R530 미사일의 외형은 다소 촌스러운 느낌이 들어 가지고 있는 이탈레리의 미라지 2000C 키트에서 듀란달 활주로 파괴폭탄 두개를 빌려왔습니다.
다른 분들의 모형에 붙어있는 모습을 잘 못 봐서 괜찮다 싶습니다. ^^;
데칼도 키트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클리어 코팅을 입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진행했으므로 많이 떠버려서 락카신너를 뿌려 녹여주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떠 있습니다.
웨더링은 이미 세필로 거칠게 망쳐놓았으므로 에나멜로 간단히 하였습니다.
세필로 얼룩을 작게 그린 뒤 평붓에 신너를 묻혀 뒤쪽으로 마구 쓸어주는 방법을 두세번 정도 하였습니다. 코팅은 덜코트입니다.
첫인상은 별로였으나 마무리 작업을 향해 가면서 의외의 실루엣에 감탄했던 모형입니다.
바로 이 사진과 비슷한 각도에서 바라보면 꽤 멋이 있습니다.
미라지 F.1은 아직까지도 본가인 프랑스 공군에서 사용중이며, 스페인 등의 일부 국가도 사용합니다. 다양한 위장패턴과 운용 무장 등 모형으로 삼기에 매력적인 소재라 생각됩니다. 하세가와 키트는 프랑스 공군의 현용인 CR/CT 형식이나 다른 국가의 현용으로 제작하려면 추가해야 할 부분이 꽤 많지만, 그 베이스로 사용하기에는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항상 찍는 정측면 컷입니다. 전체 실루엣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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