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Missouri 1/700 Academy
2017-02-23, HIT: 3024
강가딘, 모노쿨러외 16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72scale
호평을 받고 있는 아카데미의 1/700 미주리, "마이티 모"입니다. 평가만큼 저도 만들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디테일, 핏 등 어느 하나도 부족하지 않은 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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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저는 이 모형이 보여준 것과 같이 좁은 공간 속에 자글자글하고 정밀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키트는 제가 처음 배를 만든 것이었는데, 특히 이 배는 2차대전 항복협정 조인이 이루어진 곳일 뿐만 아니라 한국전 당시엔 동해안 함대의 기함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인천상륙작전 당시 양동작전으로 동해안에서 청진인가, 항구를 폭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카데미에서 미주리를 만들어주었을 때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동해안에 들어와 있는 함대는 계속 남북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필요한 곳들을 폭격했다고 합니다. 영덕에서 자란 아버지도 함포탄이 꽤 먼 내륙까지 떨어지곤 했던 기억을 말씀하셨는데, 이 배의 16인치 건들이 쏜 포탄도 있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포항과 영덕 사이의 장사에서 역시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있었던 일명 장사상륙작전을 업무상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훈련이 안 된, 게다가 식량이라곤 '미숫가루'를 몇 봉지씩 받은 학도병들만 150명정도(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를 호위함도 없이 LST에 싣고 가서 상륙을 시키기로 했는데, 이 배가 좌초된 바람에 학도병들은 모두 고립되어 버렸지요.
장사상륙작전 후 생존 학도병들이 구출된 것은 순전히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동해안에는 이 마이티 모를 비롯해 주력 함대가 청진쪽을 포격하고 있었는데, 그 아래에 소속된 어느 전함(이 함의 이름도 가물가물 ^^)의 함장이 우연히도 이 장사상륙작전의 계획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함대에서 이탈해 배를 이끌고 장사로 달려와 소년 학도병들을 구출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대로 묻혀버릴 뻔 했던 학도병들의 희생이 역사 속에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마이티 모는 물론 학도병을 직접 구한 배가 아니었지만, 이 배가 기함으로서 이끄는 미 7함대의 역할이 아니었다면 장사상륙작전이라는 비극은 지금까지 묻혀버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무모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던 이 작전은 미군이 승인하지 않은 것을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수행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계획에 대해 아는 함장이 7함대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구조도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배가 바로 이 배였던 것이지요. 어쨌거나, 이 배를 만들면서 몇가지 처음 시도한 것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피그먼트를 이용해 웨더링을 하는 것이었는데, 위 사진에서처럼 함미쪽 갑판에 잔뜩 쏟는 실수를 해 버렸습니다. 열심히 붓으로 닦아내려 해도 지워지지 않더군요. 저는, "선원이 실수로 윤활유 드럼통을 엎었다"는 설정으로 넘어갔습니다. ^^
두번째 첫 시도는 에칭 파트를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배이고 타미야의 키트도 있어서 그런지 중국제의 저렴한 에칭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난간과 브릿지 스트럭처 외피에 적용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2차대전 함용 안테나+레이더 부품도 PE로 샀는데, 너무나 깨알같은 그 부품들을 조립해 낼 기술이 없어서 하다 하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
피그먼트를 사용해 보니 너무나 만족스러운 점도 있었습니다. 붓으로 슥슥, 녹물 흐른 표현이 쉽게 되더군요. ^^ 이렇게 하나씩 기법을 터득해 가는게 너무 재미있습니다.
사실 마스트에서 이어지는 안테나선들의 리깅을 해야하는데, 좋은 자료를 찾지 못해 손을 대고 있지 못합니다. 사진은 아무리 봐도 어디서 어디를 연결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에어픽스의 1차대전 프롭기 모형 설명서를 보면 브레이싱을 연결하는 방법도 나오던데, 함선 키트 제작사들도 리깅 방법을 좀 설명서에 넣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겨우겨우 이정도로 완성을 시켰습니다. 전체 길이가 35센티미터정도에 불과한데, 현대의 제트기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오밀조밀하고 정밀한 디테일들이 한없이 눈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모형의 매력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함선 모형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고, 새로운 기법들도 배울 수 있었고, 또 개인적인 관심사도 만족시킨 매우 흡족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많은 사진과 글을 보아 주셔서 크게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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