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tfire Mk.IXc (Airfix 1/72)
2019-02-28, HIT: 1662
윤주황, 봄이왔어요외 25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권현기
안녕하세요. 권현기입니다.
몇 년전 에어픽스에서 이 킷이 처음 나왔을 때 사막 위장 스핏파이어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구입했었습니다.
이전에 구입했던 신금형 에어픽스 1/72 스핏파이어 mk.i이 마음에 들었었고 그것과 유사한 품질을 기대했었는데 박스를 열어보고 크게 실망을 했었습니다.
우선 패널라인이 굵었고 리벳까지는 아니더라도 엔진 카울링 주변 패스너 자국도 없었으며 조종석 내에 별다른 부품이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사막위장으로 하고 싶어서 샀는데 데칼이 영 아니더군요. 핀도 안 맞고 망점 인쇄에 색상도 거무스름하고 필름이 너무 얇아서 밑색이 비쳐보이는 참 안좋은 품질의 데칼이었습니다.
그래도 기체 형상은 날렵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일단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 모터 심기
이미 애지중지와는 거리가 멀어졌으므로 완구답게 가기로 하고, 우선 '그래도 있어야 할' 표면 디테일을 새겨주고 조종석도 가릴 겸 킷에 있는 조종사를 태웠습니다(사실 조종사 인형도 현용기 조종사 같은데, 신경 안썼습니다).
기체가 작기 때문에 모터를 심으면서 전원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베이스를 만들어서 밑에 전지를 넣기로 했습니다.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았는데 모터에서 나온 리드선으로 랜딩기어 브레이크 파이프를 묘사함과 동시에 바퀴안으로 들어가서 베이스로 빠지도록 해서 리드선이 감춰지도록 해보았습니다. 베이스 내부에 전지 홀더를 부착하고 옆면에 스위치를 설치해서 마무리했습니다.
2. 쟈니 존스
이 상태로 몇 년 방치했다가 킷 데칼을 사용해서 완성하기로 하고 원래 계획과는 다른 쟈니 존스 탑승기로 진행하였습니다.
쟈니 존스 탑승기를 만들면서 인베이전 스트라이프를 그리게 되었는데...
다른 것은 다 실망했지만 설명서 도색 가이드는 맞을 것이라 믿고 참고하며 한참 그리다가 혹시나 해서 쟈니존스 기체를 찾아보니 줄무늬 간격이 달랐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는 만들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다시 그렸습니다. 그런데 쟈니 존스 탑승기도 자료마다 묘사가 다르더군요. 심지어 조종석 옆 단풍나무 잎도 쟈니존스는 녹색이라고 했다는데 부대 공식 마킹은 빨간색이라던가, 기체 무장도 인베이전 스트라이프가
있는 기체는 E타입 무장인데 에어픽스처럼 C타입으로 묘사한 기체도 있는 등 뭔가 정리가 안되어 있었는데 이거 따지다간 또 몇 년 지나갈 것 같아 그냥 했습니다. 컨셉이 완구였는데 이 정도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3. 아크릴 위장도색
그래도 이 킷을 만들면서 건진 것이 있다면 아크릴 물감과 붓을 이용한 위장무늬 표현인데 어차피 완구라 여러가지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ㅇ 물을 이용한 블렌딩 : 잘 되면 제일 이상적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잘 안된 부분은 몇 번이고 닦아내고 다시 해야 해서 번거로움.
ㅇ 레이어링 : 농도를 조절하여 엷게 레이어를 쌓는 방식인데 하다 보면 블랜딩하고 적당히 섞어서 사용하게 됨.
ㅇ 타미야, 테스터스, 바예호, 라이프 컬러, 시타델 아크릴을 조금씩 사용해 보았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 일반적으로 바예호, 라이프 컬러는 블랜딩에 유리함. 라이프 컬러는 좀 두터운 듯 하나 디테일이 묻히지는 않고 무광 효과가 좋음.
- 타미야는 물을 섞어서 다루기는 어려우나 무광효과가 좋고 피막이 단단한 편임. 무광 효과가 좋아야 그 위에 아크릴 물감 블랜딩이나 파스텔이 잘 올라감.
- 테스터스는 마르면 피막이 단단하나 붓을 자주 행궈주지 않을 경우 잔 도료 부스러기가 잘 생김. 블랜딩도 괜찮음.
- 시타델은 아예 용도별로 구분해서 판매하고 있으며 붓칠하기에 좋음. 단, 비싸고 워해머 전용 색상이라 유사한 색을 찾아 써야 함.
그러나 도료통 디자인이 제일 쓰기 편한 것은 바예호라 자잘한 작업은 바예호를 주로 사용함
ㅇ 파스텔을 이용한 경계면 처리 : 도료와 유사한 색의 파스텔이 필요하나 결과 양호.
그 동안 생각만 하다 이번에 처음 적용한 방법으로 기본 위장무늬를 아크릴로 그린 후 경계만 파스텔 가루를 붓으로 블랜딩하는 것인데 패널을 따라 변화를 주거나 얼룩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이쯤되면 순수 아크릴 물감은 아니지만 붓으로 위장무늬 하실 분께 추천합니다.
이전에 만든 타이푼, 스핏파이어들은 물과 씨름하면서 칠했는데 이번 스핏파이어는 파스텔을 이용하여 나름 괜찮은 결과를 얻었고 좀 더 연구해 볼 계획입니다.
4. 그 외
베이스는 다이소에서 파는 나무 상자를 사서 먹으로 칠하고 구멍을 내서 사용했고 아무래도 순간접착제로 비행기를 베이스에 접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접착제 자국을 가리기 위해 풀을 조금 심었습니다.
데칼은 너무 품질이 안좋았는데 특히 동체 옆 문자는 붙이고 나니 사라지다시피 해서 스카이 색상으로 다시 그려주었습니다.
드디어 끝났습니다. 얼마 전 에듀어드에서 나온 1/72 스핏파이어를 사보았는데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더군요. 특히 마킹이나 형식에 대한 고증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자로 재거나 도면에 대볼 정도로 따지지는 않지만 메이커가 개발 단계에서 이런 부분을 좀 더 신경써주면 많은 사람들이 편해지리라 믿습니다.
스위치 On. 프로펠러 회전속도가 너무 빠른 것도 안좋다고 생각해서 건전지는 한 개만 들어가도록 구성했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