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YA 1/350 HMS Prince of Wales 1941, May
2023-01-16, HIT: 1239
김태연, 이재원외 19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김청하
비운의 영국 왕세자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으로 각국은 비대해지는 전함들과 순양함, 순양전함의 틈바구니에서 한숨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였고 일본 제국이 해군 군축 조약을 탈퇴, 이에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통해 미국이 즉각 16인치로 업건을 하고 다닐때 영국은 전전긍긍한 상태였습니다. KGV급은 국왕 조지 5세 폐하의 이름을 따온 최신예 전함으로 14인치 4연장 주함포를 장착한 전함인데 다른 나라보다 평균 구경 2인치가 작습니다. 영국도 16인치가 있고, 넬슨 전함이 바로 16인치 주함포를 장착한 전함이니 그걸 장착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두가지 문제가 있었지요.
1. 대전쟁 이후 피폐해진 영국 경제 사정 상 일본 제국이 조약에 다시 복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6인치 주포를 지금 당장 KGV급을 위해 만들었다가 안쓰게 되면 그건 그거대로 돈 낭비 자원낭비니까요.
2. 영국의 16인치는 경량철갑탄 덕분에 사거리는 길어진 대신 그만큼 중량에 따른 관통력이 떨어집니다. 그럼 15인치를 다는게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영국제 15인치 2~3연장 달아볼 바엔...
화력은 독일의 11인치에게 비교당할 만큼 약했고 갑판 타격 능력에 기대해야 할 상황이였지만 그만큼 장갑을 15~16인치에 가까운 두꺼운 장갑을 둘렀습니다. 집중 방호 구역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더 이상 전함의 현측 전체에 두꺼운 장갑을 두르는게 아닌 꼭 필요한 부분에만 장갑을 두르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그외 불필요하거나 타격을 입어도 큰 피해가 없는 부분은 14인치였지만요.
최첨단 화기 관제 시스템과 첨단 원격 제어 방공 시스템, 거의 43년? 44년부터 완성되는 대공 화력 시스템, 타국 대비 부족한 화력, 첫 취역 당시 승무원의 훈련 부족과 피로, 기계 잔고장 문제, 가성비를 위한 수직 함수 때문에 능파성 떨어짐 등이 특징인 전함이 나오게 된것입니다.
그중 2번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타미야의 설명인 "비운의 영국 왕세자"라는 표현이 적절한 비운의 전함입니다.
철저히 북해에서 작전할 것을 상정했기 때문에 에어컨 시스템이 부실하고 레이더와 대공포는 열에 강하지 않음 + 대공 화력 부족으로 본토 함대 사령과 존 토비 제독은 처칠의 동양 함대 파견 중 프린스 오브 웨일스 파견에 매우 반대했다고 하지요. 결국 정말로 그러한 점으로 인해 프린스 오브 웨일스와 리펄스는 말레이 앞 바다에서 다른 것도 아닌 일본의 G4M1 같은 항공 전력에 의해 격침 됩니다. KGV급은 사람 손을 타는 모든 도구와 무기가 그렇듯이 "어떻게 쓰냐"에 따라 명품이 되기도, 산업 폐기물이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월드 오브 워쉽에서도 KGV급들은 대공 무장이 강력한 아군과 함께 하거나 적 항공모함의 어그로를 끌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무료 체험으로 아주 뿌리를 뽑다 시피 타고 다닌 듀크 오브 요크와 콜로라도 전함과 함께 매우 아끼는 킹 조지 5세를 맨날 타고 다녔던 경험에 의하면 미국 전함들은 두척 씩 다니고, 서로 속도가 안맞아서 서로간의 대공 화망을 합칠 수 없는 거리로 벌어져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던 반면 KGV급은 괜히 타겟이 되버리면 어느새 체력이 절반 가까이 사라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고, 아군이 밀리는 상황이라 급히 아군 기지로 살아남은 순양함, 구축함들과 긴급 회항할때 적 항모들에게 뇌격 당하며 동양함대 궤멸을 재현하는(...) 불쌍사가 생각보다 자주 있었습니다. 반대로 아군이 중앙이나 반대편에서 결전을 벌이며 난전을 벌일때 비스마르크 같은 고속 전함 1척 정도와 타격 편대를 꾸려 적 기지쪽으로 습격 할때도 적 항공기가 어디로 가는지 매사 노심초사하고 정찰기도 마음껏 못 띄워서 듀크 오브 요크와 비스마르크의 수색 레이더 사용(맞나?)으로 서로 번갈아가며 쓰면서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라면 현재 정정된 당시 1941년 5월 본토 함대의 색상인 진회색을 재현하기 위해 후드처럼 저먼 그레이를 칠했겠지만 이번 컨셉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사실 한번도 무리한적이 없는것 같은데..?) 1/350 스케일을 연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미야의 지정을 따라하기 위해 스카이 그레이 붓도색입니다. 이번에도 타미야 아크릴 붓도장이라 힘들었습니다. 별매는 인피니 난간 에칭과 同社의 70 데니어 리깅이 전부입니다. 원래 난간과 리깅만 둘러주고 나머진 스트레이트 빌딩으로 만들어도 멋진 1/350 전함은 레벨의 비스마르크와 타미야의 2차대전 미주리라는데... 아쉽게도 타미야의 1/350 2차대전 미주리는 단종된지 꽤 된 것 같습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도 멋지네요.
동양 함대 파견시의 청량감 넘치는 아름다운 위장무늬를 재현하면 좋겠지만 그건 나중에 플라이호크에서 1/700 듀크 오브 요크와 함께 발매가 예고된 1/350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그땐 돈이 없잖아?) 이것저것 디테일업 키트들을 사용해보고 싶지만(폰토스 풀 세트를 사용해보는게 꿈입니다) 일단 스트레이트 빌딩으로 먼저 실력을 길러보고 있습니다. 1/700은 난간과 리깅만 둘러줘도 왠만해선 괜찮다고 하던데, 스트레이트 빌딩 한다면서 리깅과 난간 에칭은 무조건 달아주고 있으니... 제 함선 첫작인 1/700 E급 구축함 때 난간과 리깅의 위엄과 필요성을 느꼈던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서 눈이 높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