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YA 1/35 M26 Pershing
2023-08-04, HIT: 1225
오태수, 문지영외 29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김청하
사실 미국도 셔먼을 대체할 새로운 전차 개발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셔먼 전차를 통해 중형 전차 개발에는 사실상 만렙을 찍은 반면 티거나 판터에 제대로 대적할만한 중전차나 중전차급의 중형 전차 개발에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M6 중전차처럼 직접 테스트해본 티거의 스펙을 바탕으로 중전차들도 꾸준히 개발해보기도 하고 마침 43년, 트라이던트 회담을 통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구체적 날짜가 잡히자 더욱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디데이에 맞춰서 신예 전차를 만들어 보내긴 어려워지고 맥네어 장군을 비롯한 AGF 사람들은 디데이 이후로 심각한 보병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멀쩡한 기갑 사단을 쪼개서라도 기존 보병 사단에 기갑 부대를 붙혀줘 보병들에게 셔먼 전차들을 지원 병기로 쓰도록 만들었습니다. (통계상) 각 연합국 전차병 사상자의 평균~평균 이하였던 당시 미군 전차병들의 통계를 보고 멕네어를 필두로 한 지도층은 셔먼의 필요성이 더 높고 76mm나 90mm는 M10 울버린, M18 핼캣과 M36 잭슨 같은 대전차자주포들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기존 셔먼 생산 라인을 유지시키라고 명했던 것입니다.
하필 퍼싱 전차의 맛보기라고 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전차들도 어딘가 동 시대 판터와 비슷한 결함등이 많아 전투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그래서 세상의 빛을 보는 시기는 대폭 늦어지게 됩니다. 물론 그 시간 동안 셔먼 전차들은 터져나갔고 미군 지도층은 디데이 이후 전차의 손실은 7% 정도일거라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32%나 손실 당하며 땅을 치고 후회했지요.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본 퍼싱. 원래 中전차인데 대전 당시엔 셔먼과의 구분을 위해 重전차로 분류, 전후엔 원래대로 중형 전차로 다시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생긴 모양이 솔직히 말하자면 썩 폼이 안나는 외형입니다. 크기가 작아지니 그렇게 보이는것도 있지만 실제 사진을 보아도 M4A3E8이나 판터, IS-2 같은 전차들에 비하면 어딘가 멍한 듯한 포방패, 앞으로 쏠린 포탑, 거북이 같은 모습의 차체 때문에 당시 아이젠하워 장군도 셔먼 보다 느려서 돌파나 기동전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이는, 뚱뚱한 느림보 같은 인상을 줬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래도 자꾸보면 정듭니다.
데칼은 엘스도르프에서 티거 1에게 포탄 3발을 얻어맞아 첫발이 동축 기관총구를 뚫고 포수와 장전수 사망, 두번째 탄이 90mm 포신의 제퇴기를 찢고 마지막 세번째 탄은 포탑 우측(전차장 해치 - 포수 잠망경 앞)을 맞고 튕겨나가며 반파되었지만 이윽고 미군은 다시 수리해서 전선으로 보낸 엄청난 일화를 가진 "Fireball" 입니다. 타미야에서도 이 Fireball의 이야기를 매우 상세하게 설명서에서 다루고 있더라구요.
레전드의 M4A1 셔먼 악세서리 세트, 레전드 50구경 탄약 상자 세트, Def 모델의 퍼싱 방수포가 추가 별매로 사용되었습니다. 방수포의 경우 원래 쾰른 대성당의 Eagle 7으로 만들려고 했던거라 꼭 필요했는데 나머지 악세서리의 경우 기존 레진/인젝션 악세서리들이 모조리 떨어져서... 심지어 어릴땐 그렇게 많았던 1/35 제리캔 마저도 없더라구요. 보이는쪽이라 타미야 제리캔 세트의 그것을 사용하기에도 뭐해서 결국 레진 제리캔을 사용했네요. M2 중기관총을 덮은 방수포는 습자지를 이용해 간단하게 표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전쟁 당시 퍼싱처럼 저 넓은 엔진 데크 위에 90mm 포탄의 탄피라도 한두개 올려줄걸...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나름대로 제가 원했던 느낌은 제대로 나온 친구입니다. 이번에도 타미야 아크릴 붓도색을 하면서 NATO Green으로 칠했는데, 같은 색으로 칠한 지난번 M18 핼캣을 다시 보면서... 깊은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지껏 제가 만든게 다 그렇지만 무언가 깊은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이 항상 아쉬웠지요. 그래서 비행기를 만들때 우리가 패널라인을 넣고 웨더링을 그 위에 또 하듯이 패널라이너를 넣어주고 최대한 패널라이너를 닦는다기 보단 워싱하듯이 해주었습니다. 아카데미 1/72 F/A-18C를 먼저 완성시키면서 삐져나온 패널라이너를 완전히 닦지 않고 오히려 그걸 남기고 붓자국, 면봉 자국이 남게 만들어서 웨더링도 같이 겸해주자! 라는 방법을 동일하게 적용해주었더니 전차에 하니까 좀 힘이 들고 귀찮아서 그렇지 그만큼 더 리얼하게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서... 나름대로 또 한단계 발전한 것 같습니다.
참, 웨더링의 경우 피그먼트와 섞은 피그먼트 혼합물(?)을 단순히 무지성으로 붓으로 쿡쿡 찔러주고 닦아낸게 아니라 나름 전차병들이 자주 밟게될 부위를 찍어주고 면봉으로 닦고 붓으로 적당히 마른 붓을 드라이브러싱하듯이 붓을 놀려 면봉으로 닦아내면서 생긴 면봉 자국을 뭉게고 그랬습니다. 덕분에 웨더링 전 해준 패널라이너 작업까지 더해져서 지금 포탑 상부나 엔진 데크 부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제가 원했던 그 입체적인 느낌?이 잘 나오고 있는 듯 합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제가 완벽히 원하는 결과물은 아니지만 그 결과물에 비슷하게나마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현수장치는 가동식인데 고무 궤도 장력 때문인지 축이 부러져서 고정시켜주고, 결국 그냥 나머지 현수장치들도 고정을 시켜줬는데 이게 잘못 된건지 보기륜 배열이 좀 틀어져서 아쉽네요. 전차 후면 배기구는 레드 브라운으로 정성스래 칠해줬는데 웨더링을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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