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ll] 1/72 F-22 Raptor
2025-04-09, HIT: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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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레벨 F-22 랩터입니다. F-22 킷은 1/48 하세가와의 킷이 독보적으로 높은 퀄러티를 지녔을 뿐 제대로 된 킷이 없습니다. 하세가와 킷도 결정판으로 부르기엔 미흡한 점이 많고요. 결정적으로 하세가와 킷의 스텔스 패턴은 지나치게 과장되게 찍혀있기 때문에 제대로 하려면 균일하게 표면을 깎아내야 하는데 수작업으로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인 듯 합니다.
1/72 모델 중에서는 제대로 된 킷이 없습니다. 아카데미의 킷은 전방동체 형상과 실기체의 형상 사이의 괴리감이 상당해서 저도 구입만 해놓고 작업은 안 했습니다. 노즈가 지나치게 길고 캐노피 부분의 동체는 지나치게 뚱뚱하고요. 결정적으로 공기흡입구가 동체에 거의 붙어있습니다. F-22의 공기 흡입구는 다른 전투기들과 마찬가지로 경계층의 공기가 엔진으로 흘러들어가서 엔진 부조화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동체와 어느 정도 이격되어 있는데 아카데미 1/72 킷은 그 점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또한 아카데미 킷의 수직 꼬리날개의 러더가 실기체와 비율상 맞지 않더군요.
레벨 1/72 킷을 구매해보니 디테일이 매우 떨어지고 엉성하게 처리된 부분이 많았지만 프로포션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이 킷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웨폰베이, 랜딩기어 베이, 엔진 노즐, 사출좌석 등 기체 각 부분의 디테일 작업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디테일이 형편없었네요. 그리고 패널라인도 대충 넣다 말아서 부족한 패널라인도 직접 다 파줬습니다.
데칼은 버지니아주 랭리 공군 기지의 94 비행대대 소속 기체로 택했습니다. 랭리 공군 기지는 F-22 실전 배치 후 최초로 F-22를 수령한 기지이기도 하고(94비행대대는 F-22를 두번째로 받은 비행대대일겁니다.) 94대대 소속 F-22들이 2007년에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레드플랙 훈련에서 144:0의 전설적인 공중전 성능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랭리 공군기지의 데칼을 택했습니다. 주로 타미야 아크릴만 사용했습니다. 여러 페인트를 사용해서 F-22의 기본색을 조색하고 라이트 고스트 그레이, 건쉽 그레이 등등의 컬러를 조색해놓고 여기에 여러 페인트를 조금씩 첨가해서 여러 컬러들을 조색하여 사용했습니다.
F-22는 기체 군데군데 전파흡수재 및 스텔스 도료를 사용하는데 F-22 자체가 워낙 고성능의 제공전투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고속도는 마하 2.5정도에 상승고도도 보통의 전투기가 5만 피트 정도에 머무는 것에 비해서 6만5천 피트까지 상승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전 플로리다주에서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발견되었을 때 F-22가 출격했었죠. 그 고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공군 기체가 F-22뿐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F-22의 전파흡수재는 극한의 환경에서 운용되다보면 부식되고 깨지고 떨어져나가는데 F-22 운용 부대는 그래서 Low Observable Maintenance 팀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기적으로 전파흡수재를 교체하고 스텔스 도료로 부분 도색을 하기 때문에 오버홀을 해서 아예 전체적으로 전파 흡수재를 교체하고 새로 도색을 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기체들이 상당히 지저분해보입니다. 마치 누더기를 뒤집어 쓴 듯 스텔스 도료 부분 도색으로 기체 전체가 채워져있어서 기체들마다 다 다르게 도색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식으로 보수된 기체의 상태를 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마스킹을 정말 얼마나 많이 했는지 18mm폭 마스킹 테이프를 두 개 이상 쓴 것 같습니다.
레벨 1/72 F-22의 캐노피는 다 좋은데 캐노피 프레임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카데미도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긴 하더군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마스킹 테이프로 붙이고 퍼티를 채워넣고 사포질을 해서 해결했습니다. 그러니 실기체와 비슷한 느낌이 나더군요. HUD 부품은 잃어버려서 그냥 프라판과 생수병 잘라서 만들어줬고 캐노피 스텔스 코팅은 타미야 클리어 오렌지, 옐로우 아크릴에 투명 유광 아크릴을 섞어서 뿌려주고 바예호 메카 바니쉬 유광으로 마감했습니다. 클리어 도료만 뿌리면 뿌옇게 되기 때문에 마감을 해줘야 하는데 원래는 슈퍼클리어 유광으로 마감해주려다가 실패하면 락커 신너로 지우고 사포로 밀고 컴파운드질을 다시 해줘야하는 엄청난 고생이 예견되기에 간편하게 알콜로 지울 수 있는 아크릴 도료와 마감제를 택했습니다. 세 번 만에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결과물이 나와서 캐노피 도색 작업은 그것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레벨 F-22가 기체 프로포션은 정말 괜찮습니다. 실기체의 프로포션을 생각한다면 1/48은 하세가와, 1/72는 레벨 킷 외에는 대안이 없어보입니다.
엔진 노즐은 프랫앤휘트니의 F119 엔진 노즐을 일체형으로 구성해서 동체에 결합하는 식으로 하면 좋겠는데 그런 킷이 없습니다. 심지어 하세가와 킷도 그런 방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F119 엔진 노즐을 참고해서 나름대로의 디테일을 추가해줬습니다.
뭐...엔진 노즐이 썩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봐줄만 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보조 연료 탱크는 붙여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붙여줬습니다.
아덱스 2023에서 본 것과 같이 택싱하는 F-22의 엔진 노즐 상태를 재현해봤습니다. 레벨 킷이 노즐 부품도 대충 만들어놔서 노즐 부품을 상당부분 갈아내고 수정해야 했는데 나름 만족스러운 각도가 나온 것 같습니다.
메인 웨폰 베이는 디테일이 엉망인지라 (제대로 구현한 건 1/48 하세가와 킷 뿐입니다만...) 상당히 뜯어고쳤으나 암람 미사일을 달아주니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군요. 일단 베이 도어를 열고 닫는 유압 실린더가 너무 짧고 디테일도 엉망인지라 그냥 다 잘라내고 다이소에서 구입한 0.6mm 굵기의 스테인리스 철사를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나름대로 고정도 튼튼하게 되고 보기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암람 미사일도 디테일이 너무 없어서 나름대로 패널라인을 그어줘야 합니다.
마감은 군제의 슈퍼 스무스 클리어로 했습니다. 이거 색감이 은은하게 잘 나오더군요. 레벨링 신너에 희석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운 작업이었지만 노가다가 상당해서 다시 만들라고 하면 좀 주저할 것 같습니다. 프로포션은 훌륭하지만 디테일이 너무 부실하고 부품들이 정교하지 못해서 조립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킷입니다. 타미야가 1/72 F-22나 하나 제대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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