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때였을겁니다 아마.

저어기 부산 금정구 청룡초등학교 앞에 대성문구사. 아이디어과학, 아카데미, 합동과학, 별두개(타미야라는건 한참뒤에 알았죠)

멋진 비행기, 배, 탱크, 장갑차, 로봇 박스들이 즐비해있었고

낡은 샷시문 너머로 그 즐비한 박스들을 보며 이번 설날 세뱃돈으로는 뭘사지? 하는 행복한 고민으로 10분이고 20분이고를

서있었던때 말이죠.

1/144스케일의 아이디어과학 전투기시리즈, 그중에서도 호넷은 몇대나 만들어봤을정도 였죠.

세벳돈으로 당시 7000원(?) 하던 리모콘 전후좌후진, 포탑회전의 게파드 대공전차를 샀었다가

너무 고가의 장난감(!)을 샀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께 혼났던 날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어른이 되면 저런것 엄청 많이 사서 도색까지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당시 프라모델 관련 잡지들(취미가, 모델러 2000) 을 헤질때까지 보던 중학생시절.

 

그때까지만 해도 모형은 뭔가 선망의 취미이고, 즐거움 자체였는데

 

직장을 얻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동호회도 가입하고 한 지금은 뭐랄까요.

일종의 숙제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많네요

 

실컷 조립해두고 도색은 하지 않은 킷을 보면서 도색순서를 고민하고 언제까지는 완성해야지 하고 다짐하는 모습이

꼭 방학 초기에 방학숙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어린시절과 같다고 해야할까요

 

장식장에 쌓여가는 반조립킷, 미조립킷, 도색중단 킷들을 보면서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지고

분명 새로운 킷을 뜯고 싶은데, 밀려있는 숙제(?)들을 보면 차마 뜯을 수 없는 괴로움....

어린시절엔 꿈도 못꿀만큼 많은 킷을 사두고도, 오늘도 모형판매 사이트를 들락거리면서

사기도 전에, 조립-도색-데칼링-완성을 망상하고

"어머 이건 사야해!!"라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숙제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왠지 평생해도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숙제는 또 없을것 같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어린시절 그렇게나 가지고 싶어서 끙끙 앓던 게파드의 결정판격인 멩 게파드.

이번주말 과감하게 봉지 뜯어봐야겠습니다.

 

 

두서없는 글이 되버렸지만.

 

결론은 역시 모형은 즐거운 취미라는것. 하나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즐거운 모형생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