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엠지 회원님들. 근래 바쁘기도 하구, 건강에 문제가 좀 있어서 고생을 했는데, 호전이 되었고 하여 글을 작성해봅니다. 여러 가지 중요한게 많겠지만, 건강만큼 중요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원여러분께서는 항상 건강한 모형생활을 누리셨으면 좋겠네요.

엠엠지에 글을 쓸때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는데, 컨디션과 기분이 좋을 때 글을 쓸려고 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상태가 괜찮은 것 같구요. 입춘이 지난 터라, 계절별 모형 추억이 간단히 떠올라 모형의 박스아트를 활용하여 소개해봅니다.

 

위 이미지는 아카데미 1/48 카세트 모터박스 4종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요즘은 생산이 되지 않는 것 같구요, 80~90년대 주로 판매된 제품으로 보여집니다. 이 제품도 초판그림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 소장품은 그 후에 그림을 새로 그린 재판 제품인 것 같습니다. 가급적 초판 박스그림을 소개하면 그 연배에 맞는 분까지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텐데, 그 부분은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음 합니다. 다만, 재판이지만 국내 작가분께서 그린 박스그림이며, 90년대 주류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바, 그것만의 감상의 즐거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림을 시계방향으로 보실 때, 봄(2시)->여름(4시)->가을(7시)->겨울(10시)로 전차를 사계절로 배치 해보았습니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것 같기도 하네요.  아래에서 각각의 그림을 보면서 살펴봤음 하네요.

 

 

 

 

 

1. 봄

 

- 그림

봄(판터A형) : 푸르름이 돋아나는 들판이 연상되어서 봄으로 해석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봄 보리밭을 거닐며 푸르름을 음미했던 추억이 위 그림을 보면 떠오르더군요. 그림의 판터는 봄 세벽 동트기 전 전장의 승리를 이미 이룬듯이 위풍당당한 모습입니다.

 

- 추억

과거를 돌이켜보면 봄에는 모형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봄방학 때에도 새학기 준비에 바빴던 것 같구, 겨울에 위축되었는 몸과 마음이 아직 제대로 펴지지 않았던 게 이유가 아닐까 하군요. 그래서 봄과 관련하여 기억나는 모형추억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2. 여름

 

- 그림

공장에서 막 출고된 새끈한 킹타이거가 직격을 하고 있습니다. 저 같이 도색을 하지 않거나 웨더링을 선호하지 않는 모형인에게는 불편하지 않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궤도가 너무 깨끗하다거나 차체 등이 상태가 온전한 점 등은 고증 등을 중시하시는 분께는 신경쓰이는 부분일 수 있겠네요. 

한 여름 강렬한 태양 아래 모래사장이 연상되어서 여름으로 정하였습니다. 뭔가 뜨거운 열기와 습한 느낌, 그리고 셔먼의 푸르름이 한 여름의 전장으로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 추억

봄보다는 상대적으로 모형을 접하였던 계절이었네요. 그런데, 저의 주 관심사인 밀리터리 모형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로 고무동력 잠수함, 모터보트, 철인28호 등 여름철에 적합한 모형을 했었고, 여름방학 로봇 만화 편성 등에 영향을 받아 로봇프라를 구입한게 아닌가 합니다.

계절과 모형을 연계하여 추억을 떠올려보니, 재미있게도 계절마다 선호 아이템이 있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3. 가을

 

- 그림

전차의 위장무의에서 여름의 그 푸르른 잎이 붉게 물든 것같은 풍경이 보이는군요. 가을은 수확의 기쁨과 시골의 풍성함을 선사해주는 거둠의 계절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곧 시골 소년의 주머니까지 좀더 풍성해짐을 의미합니다. 

추수를 하여 쌀을 팔고, 집에 돈이 들어오면, 용돈을 주셨구요, 그리고 가을에는 추석, 묘사(후손들이 묘를 찾아 제사를 지내는 것) 등등 동네 아이들의 먹거리를 충족시켜주었던 점도 훈훈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을은 소년의 주머니가 조금은 두툼해지는 시기였고, 곧 모형 구매력이 가장 높았던 시기가 아니었나 하군요.

 

 

- 추억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고 추석 등 명절 버프를 받아서, 아카데미 1/35 전후좌우 모터라이즈를 구매목록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자본력이 뒷받침 되니, 밀리터리 모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제가 가을 체질인지는 모르겠으나, 신체리듬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특히 넘쳐, 가을에 모형활동을 왕성하게 하였습니다. 덥지도 않았고, 시골의 모기, 파리의 방해도 없었을뿐만 아니라, 동네 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모형 예기를 꽃피우기도 좋았던 것 같네요. 제가 리뷰에 소개한 모터라이즈 전차 스토리들은 대부분 가을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 그림이 있는 위 롬멜 박스아트를 보며, 그 때의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4. 겨울

 

- 그림
그림을 보시니, 겨울왕국이 연상되시는지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황량한 겨울벌판이 광할하게 펼쳐저 있는 것 같네요. 배경의 전차가 러시아전차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꼿꼿이 포신을 치켜든 헌팅타이거의 조연으로서 손색이 없는 것 같네요.

보라색 특유의 으스스한 느낌도 겨울 전차로 보이기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추억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듯, 저 같은 경우 겨울은 모형활동의 휴식기 였습니다. 그 해 여름과 가을에 만들었던 모형들을 감상하는게 주된 일이었고, 읍내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구입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에 로봇백과, 만화책 같은 걸 보았고, 날씨가 춥고 하여, 군고구마 등 군것질을 벗삼아, 실내활동에 주력하였던 것 같네요. 물론 실내만 있었던건 아니구, 동네 형들, 아이들과 썰매를 직접 만들어 놀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겨울에는 모형을 하지 않고, 머리를 식히고 잘 쉬어준 것이 다음해 모형활동에 충분한 활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회고해봅니다.

 

 

 

5. 맺음말

오늘 제가 쓴 리뷰글에 한 회원분께서 즐거운 추억담을 댓글로 소개해주셨고, 감사하다는 말씀도 덧붙여주셨습니다. 그 댓글을 읽고 기쁜 마음이 들었구, 보람을 느꼈습니다.

어찌보면 허술하게 모형과 계절을 관련지은 글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본 글이 회원분의 즐거웠던 추억을, 특히 계절과 모형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고 음미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따듯한 차한잔 하시면서, 당시의 옛추억에 잠겨보시면 어떨까요. 포근한 밤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