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래 회원님도 연봉때문에 고민이 많으신것 같아 저도 하나 올려봅니다..

이제 돌 지난 딸래미를 두고 있는 40초반의 외벌이 아빠입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 올해 8월이면 8년이 됩니다..그러나 일에 대한 열정이나 애사심 따위는 잊은지 오래구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질(팀내 정치가  아닌 회사차원에서 하는 정치질이라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과 경영진의 무능력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네요..

회사가 사업하나가 제 입사할때쯤 운빨로 대박이 나서 돈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곳입니다. 8년동안 임금체불 없었구요 동결도 없이 해마다 꾸준히 연봉인상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는 이 회사에 전혀 (근로자로서)비전이 안느껴진다는 겁니다. 갑자기 커진 회사 규모로 인해 인사관리부터 사업

관리 모두 다 엉망진창이구요.

그 사이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사업추진 같은건 안중에도 없습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똥파리들이 엄청나게 모여든거죠..

비전도 없고 사람 잘라내는건 일도 아닌 이곳에서 연봉 하나 바라보고 하루하루 이렇게 무의미하게 지내는것도 너무 싫구요..

사실 제가 속한 팀도 사업성 여부를 판단해서 빠르면 5~6 월 정도에 접힐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 사장은 여기를 접으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거고 사장 자체도 이 사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것 같습니다. 설령 사업이 잘 진행된다해도 다른 팀에서

도 그래왔듯이 연식이 오래된 사람들부터 숙청이 시작될겁니다. 근속 8년이면 이 바닥에서 한 회사에 굉장히 오래 있는거거든요..

낙하산 인사도 굉장히 심하구요..그 낙하산 인사때문에 여기 능력있는 책임자도 팀을 떠나버렸습니다. 그 낙하산 인사된 녀석도 결국 짤렸죠.

데리고 와도 어디서 그런 인간들만 골라오는지..


문제는 이직하려는 곳이 아직 사업성이나 회사방침등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것과 가장 매우매우 큰 문제가 연봉 테이블이 너무 맞지 않는다는겁니다.

만약 이직을 하게되면 몇백 단위가 아닌 천오백에서 이천만원 정도 연봉을 하향조정하고 이직을 해야될것 같다는게 외벌이 아빠로서 매우 고민스럽습니다..

지인이 그곳에 얼마전에 입사를 했는데 느끼기로는 그래도 인적자원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인것 같다고 하더군요. 근로자 평균연령대가 40대 중반 이상이고 기술고문 하시는 분은 거의 70에 가깝다고 하더군요.

지금 제가 있는 바닥에서 40이 넘어가면(다른 곳도 비슷하겠지만요) 거의 막차 올라탄 셈이죠..


연봉 2천 깎이면 당연히 생활은 마이너스가 되구요..지금 있는곳에서 받게될 얼마안되는 퇴직금으로 당분간 빵꾸난 금액 때우기식으로 살아야 될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직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유는..이 곳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퇴근후,휴일에도 제 생활에 관여를 한다는게 제일 크구요..

여기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도 얻었습니다..그리고 지금 지내는 생활이 너무 머랄까요..바보가 된 느낌이랄까요..멍청해졌다고 할까요..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해도 그냥 위에서 말 한마디면 사업 다 갈아엎고 들어내고..그러다 또 안되면 너네 잘못이네..다 나가..

머 이런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반대로 옮길 곳 역시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는 곳이지만 우선 사람 수가 많지 않다는게 젤 좋구요..그리고 당장은 힘들겠지만 새로 꾸려지는

팀의 메인급으로 가서 업무적으로 인정을 받아 차차 몸값을 올리는게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미지수입니다.

돈이 이렇게 무섭군요..

물론 돈은 얼마나 버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긴 하겠지만..연봉 1~200 올려서 이직을 하려고 그렇게들 노력하는데..

2천을 깎아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게 상식적인 행동인가..하는 생각도 들고..이래저래 머리가 복잡합니다..ㅜ


어디까지나 제가 결정을 해야할 일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려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