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 회원님들 올 여름 무더위에 잘 지내시고 계신지요.

저는 이번 여름에 한가지 큰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어려서 세살 위 형의 영향으로 7세 정도에 처음 모형을 접하였고 그 이후로 초중고등학교 생활 동안 모형은 저에게 큰 삶의 활력소였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모형을 실컷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앞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 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오랜 수험 생활을 끝내고 30대 초반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모형 수집 및 간간이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결혼으로 모형 생활에 어떤 영향이 올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 제 처가 모형을 잘 이해해주어서 모형 수집 및 제작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정작 저의 모형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저의 형은 형수의 반대로 결혼과 동시에 모형을 완전히 접더군요.

직장 생활 중 승진 때문에 3년 정도 새벽에 퇴근하는 등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수집 활동은 간간이 지속하였습니다.

그리고 4년 전 쯤 퇴사를 하고 제 개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 2년 간은 바쁘다보니 1년에 한번 정도 모형을 구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 기간에 이케아 유리 장식장도 구입해서 조립하기는 했지만요.

2년 전 쯤 부터는 완전히 모형에 빠져 들어서 제 생활에 큰 부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많게는 서너번, 적어도 두어번은 구입을 하다보니 모형 보유량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몇달 전에 작업실 겸 창고 관련 고민 상담을 수다방에 드렸었는데, 많은 회원님들께서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해주셔서 결국은 작은 방을 하나 얻었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더군요. 일단 집이나 사무실에서 그렇게 가깝지는 않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지구요. 1층이긴한데 단독주택의 뒷마당에 창고로 쓰던 곳을 월세를 받으려고 원룸식으로 개조를 한 곳이라서 햇빛이 거의 안들어오다보니 지하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면적이 작아서 모형을 많이 쌓아놓고 작업할 공간도 부족하구요.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고민을 하고 있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사이트에서 연세가 있으신 분이신 것 같은데 본인 사무실에 완성된 모형을 전시해 놓으시고, 빈 공간에 모형 박스들도 보관하고 계신 분이 있더군요. 그것을 본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용하고 있던 사무실이 조금 좁고, 또 여름에는 중앙 냉방이 시원찮아서 직원들이 덥다는 말을 달고 사는 터라서 이번 참에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집 가까운 곳으로 알아 보던 중 월세와 보증금이 저렴하면서도 면적이 큰 사무실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방 1개, 직원 사무 공간 1개, 작은 창고 1개, 또 다른 큰 방이 1개 있는 사무실을 얻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이 방 하나를 모형 작업실 겸 창고 전용으로 사용하려고 했으나, 직원들의 반발(?)로 조금 양보해서 방의 1/4 정도는 서류 보관 장소 겸 직원 휴게 장소로 쓰도록 했습니다.

지금 창고와 방 1개에는 모형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쾌적한 장소에 제 모형 작업실 겸 창고를 마련할 수 있게 되어 저는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요즘은 집에 가면 출근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합니다. 더구나 집에도 방 2개에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모형들에 대하여 집사람의 강한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욕심 그만 부리고 본가에 다 갖다 놓으라고요. 이제부터 조금씩 빼서 사무실에 갖다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요즘 처럼 행복한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가 되는대로 제 프라산맥을 조금씩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회원님들께서도 뜻하시는 일들 모두 이루시기를 빌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사진 한장 올려 드리겠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 프라탑 사진 올리신 것들을 보면,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더군요.

앵글도 주문을 해놓았고 아직 정리가 다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사진은 일부분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