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눈델러, 입델러로 살며 모델링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던 나날들이 이어지다 두어 달 전 전해진 라이필드 이지에잇(덤으로 맹의 수직현가76mmW) 발매 소식은 새로운 열정에 눈을 뜨게 했더랬습니다. 사실 '꽤 쓸만한' 타미야제가 나온지 몇년 되지 않았고 셔먼의 극한을 보여준 아스카 셔먼이 이미 풀려있는 마당에 이보다 더 나은 인젝션 키트를 기대할 이유도 없었고, 셔먼이 티거나 판터도 아니지 않은가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자피 신생 중화메이커들도 메이저한 품목군을 갖출때가 되었고(그러니 2년전부터 판터,티거가 붐인거고) 생각해보면 드래곤 키트는 90년대 중반, 드래곤이 한참 '투박하지만 회치기'하던 때 나오던 초기부터 나와서 15~10년전에 신금형을 추가한 신상품은 내놓은 물건이라 품목간에도 품질이 왔다갔다하는 주제에 가격은 대부분 4~6만원 안팍이고, 아스카는 국내에선 걸핏하면 절판인데다 수지제 궤도를 쓰면서 가격은 6만원을 넘는지라 사다놓고는 뜯기도 아까워 쌓아놓는 지경이고,이탈레리나 아카데미는 가격은 매우 괜찮지만 품목이 다양하지 않은데다 뭔가어딘가가 서운한 면모가 도처에 있더란 말입니다(게다가 아카는 국산임에도 이탈레리보다 구하기 힘들때가 있어서...) 타미야는 이들과는 결이 다른 간편주의 지향이고 아직도 수직현가 등 80년대 부품들을 다수 채용하는 주제(이지에잇은 제외지만)에 가격은 3만원 후반~4만원대 제품이니(그나마 인형 등 덤이 많고조립성 좋고 주조질감 등 무시못할 장점에 드래곤보다 싸니 좋은물건이지만)  라이필드에서 6만원 초반에 이지에잇을 낸다면 2010년대 품질을 갖춘데다 어자피 별매로 2만원대 중후반에 따로 팔 T80궤도만 제대로 들어있으면 이건 경쟁력 있는 선택이다 싶은 겁니다. 그리고 라이필드나 맹인 만큼 내부재현 제품을 낼 수도 있고 말이죠. 그리고 사실 파고들면 셔먼만큼 고증에 따라 무궁무진한 전차도 드뭅니다. 제가 그걸 다 재현할 실력(과 돈)이 없을 뿐이죠.

서론이 엄청나서 죄송합니다만 이렇게 되니 어느 메이커에서 나오기 전에 저의 오랜 위시리스트를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꽤 많지만 오늘 이야기할 건 M4A1e8 입니다.

 사실 이 전차는 2차대전에는 제대로 참전하진 않은 전차입니다. 태평양전선이 좀 더 길어졌다면 모르겠지만 본격적으로 이 타입이 생산될때쯤이면 이미 유럽전은 끝날 무렵이고 미군이 비축분으로 갖고 있다 주로 프랑스군등 유럽에 원조로 주거나 주방위군 등에서 쓰는 바람에 의외로 영화-머나먼 다리-나 유럽,미국 박물관 등지에선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차량인데  아무래도 참전 경력이 없어서인지 이걸 제대로 낸 업체가 아직은 없단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과 '같은' 전차라면 의외로 쓸만한 스토리를 이야기할만한 차량이 있습니다.

 바로 제3차중동전 당시의 M1 슈퍼셔먼입니다. 이스라엘의 셔먼이라면 M50,M51부터 떠오르지만 76mm포를 쓰는 M1도 있는데 3차중동전 타입은 누가 봐도 M4A1e8입니다.  프랑스에 많이 원조된 전차라 당시의 프랑스-이스라엘 커넥션을 타고 이스라엘로 넘어왔을 이 전차는 아마 3차중동전 뒤엔 포와 엔진을 교체하고 M51이 되었겠지요(M51에 주조차체가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사실 전차 2대-타미야 M51과 M1 슈퍼셔먼-를 섞으면 한나절짜리 공사지만-솔직히 개조라고 하기도 부끄럽네요- 최대한 저렴하면서도 즐겁게, 제 프라탑에 여유가 있는 품목을 헐어서 개조해 보려고 합니다. 기본은 M1이 되겠고..아카 M51 부품 및 다른 셔먼키트들의 불용부품을 활용하면..쉽지만 즐거울 것 같네요. 만약 계획대로 잘 된다면 한번 업로드 해 보겠습니다.

p.s. 사실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미싱링크에 작례가 있는데..이 분은 타미야M51이랑아스카 키트들을 헐었군요. https://www.tapatalk.com/groups/missinglynx/idf-m1-super-sherman-s-t284471.html

p.s..2사실 M4,M4A1 후기 타입을 만들때 가장 걱정되는 부품은 개인적으로 이겁니다.

 air deflector라고하는데 A2,A3도 모양은 많이 다르지만 후기형들은 다 있습니다. 문제는 이탈레리 M4A1등 이 부품이 없는 경우가 많고 있어도 인젝션 부품으론 너무 투박하다는 점입니다. 박물관 전시품중엔 이게 떨어져나간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이걸 깨끗하게 복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고 프라판을 이용해 자작하기도 힘들고, 별매에칭으로 조립하기도 딱 힘들게 생긴데다 필요한 수량만큼 구하기도 힘들군요.그렇다 생략한다는건 자존심이 용납치 않고....무슨 대책이 없을까요?

엄청 긴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