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스케일 모형 중에서 유난히 인형이 강합니다. 과거 유수의 해외 대회에서 입상 했던 페인터들이 본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아 세계 인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MMZ People에서는 이런 유수의 국내 업체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곳은 공격적인 제품 공략과 활동으로 잘 알려진 “넛츠 플래닛”입니다. 넛츠 플래닛의 사장훈 대표, 안준식 원형사, 황명하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의정부로 달려갑니다. 
 
> 대부분 모형업을 하시는 분의 시작은 취미로 시작했다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은데 넛츠 플래닛의 창업 동기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1993년쯤에 취미가에 실린 원영진 작가님의 디오라마를 보고 “바로 이거다”란 생각으로 취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스케일 모형 장르의 모형을 접하다 이 취미의 끝은 결국 “피겨 페인팅”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피겨 페인팅이라는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13년에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양주에 8평짜리 아파트 상가에서 전격적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넛츠 플래닛은 사사장님 이하 여러분이 동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같이 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우리 회사는 세 사람의 역할 분담이 잘 이뤄져서 삼각형 형태로 잘 받쳐주고 있습니다. 안준식 원형사의 경우는 원형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고 황명하 작가는 페인팅 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관리와 영업 그리고 생산 쪽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제품의 수가 늘고 규모가 커져 황준하 님도 참여하신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세 명이 함께하다 보면 다양한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두 사람이 의견 충돌이 있을 때 나머지 한 사람이 자동으로 중재 역할을 맡아 큰 무리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창업 초기나 지금이나 분위기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 트리거 모델과 고스트 컴퍼니와의 관계도 알고 싶습니다.
 
황준하 님의 트리거 모델과 윤기열 님의 고스트 컴퍼니의 경우는 넛츠 플래닛과 별도의 형태라고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트리거 모델과 고스트 컴퍼니는 독립된 기업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연합된 팀으로 각기 다른 라인의 제품들을 저희가 가지고 있는 영업과 판매망 플랫폼 위에서 판매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 인형 회사로는 후발 주자로 창업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후발주자로써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후발주자로 아이템 선정으로 차별화를 줄 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아주 잘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품의 차별성도 분명히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운영이나 커뮤니케이션의 차별화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국내외의 선행 업체들을 많이 벤치 마킹했습니다.
되는대로 오픈해서 팔자라는 생각이 아니라 짜인 시스템에서 체계적으로 오픈해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매달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출시한 아이템이 100개를 넘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개라지 마켓 제품들이 매우 불친절합니다. 박스아트를 보고 알아서 하십시오식의 제품이 많은데요, 저희는 뭔가 구매자들에게 이런 불친절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무료 강좌나 시연 등을 많이 진행하고 앞으로도 더욱 많이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대부분의 피겨 제조사들이 유럽 페인터의 기호에 중점을 두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넛츠 플래닛의 제품 기획은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유명한 라인업이 잘 팔리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저희가 후발주자로써 창의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히스토릭과 밀리터리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판타지쪽의 비중도 늘고 있습니다. 트랜드의 변화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판타지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변화는 게임이나 영화 산업의 영향도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넛츠 플래닛은 타 업체에 비해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국내외 행사 참가와 유무료 강좌등의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데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업체로서는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라지 업체라는 것이 대단히 큰 매출을 기대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초창기부터 지속해서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행사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늘고 있습니다. 또한 매출과는 상관없이 행사 자체에 대한 애정도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인지도, 판매 기반 등 모든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행사는 저희 제품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그런 행사가 현재에 도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행사에 의미와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사무실에만 있다가 행사라는 오프라인 장소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불친절한 제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로 인해 저희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고요.
 
> 최근에 "황명하의 피규어 페인팅"이라는 동영상 강좌를 출시하셨습니다. 이 것을 기획하게된 동기와 제작 과정상의 이야를 들려 주십시오.

애초 저희가 창업을 할 때부터 이런 미디어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황명하의 피규어 페인팅”은 무려 2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걸렸는데요, 블록버스터라서 오래 걸린 것이 아니고 영상 미디어 제작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달려들다 보니 장비에서 편집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명하작가는 같은 흉상을 4~5번 칠하기도 했고 찍고 보니 머리가 나오고, 찍고 보니 인형이 사라지고 하는 해프닝을 겪으며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완성하게 되었지만, 국내 최초로 이런 미디어를 완성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이 미디어가 인형을 칠하는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인형을 잘 칠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보통 인형을 시작하시는 많은 분은 이미 다른 장르의 모형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경우가 많은데요, 인형은 새로 시작하지만 해오던 다른 장르의 모형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인형 색칠로의 진입을 막고 있지 않나 생각해서 일단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너무 조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인형을 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동기는 굉장히 잘 칠해진 인형을 봤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나도 저렇게 잘 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큰 동기인데요, 잘 칠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간혹 잊을 때가 있어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 과정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취미 생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저희 피규링 카페에 들어오시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MMZ 회원 또는 넛츠 플래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열심히 더 열심히 하는 것 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피규어 페인팅에 접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그 것에 대한 답변을 드리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그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컨텐츠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행사나 강좌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에도 노력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