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40k 미니어처 중에서 입문자용 제품인 이지 투 빌드 색이 마음에 안들어서, 시타델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수성 아크릴 계열 도료인데, 그만 칠하다보니 소위 '떡진' 모양이 되어버렸어요. 예전에 다른 모델에서 수성 아크릴을 벗기려다가 생고생한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쪽으로 접근해보려고 했습니다. 신한 아크릴 리무버로 말입니다.

결과는 처참하더군요. 미니어처까지 녹여버릴 줄이야 상상도 못했는데 아주 기막히게 녹여줍니다. 끔직한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고요. 역시 프라모델용하고 순수 화방용은 같은 재료라도 상황이 아주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전 뭘 지우려고 하면 꼭 이런 사고를 치는군요. 예전 코토부키야 게슈펜스트 전에는 물파스로 라커 지우다가 부서먹고 모기한테 물린데가 가려워서 급한 김에 물파스를 발랐다가 초록색 고름까지 구경했더랬지요. 아이고.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물론 사놓은 신한 아크릴 물감하고 리무버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되지만 말입니다... 한창 뒷목을 잡는 중입니다. 역시 모형에는 모형용을 써야 됩니다. 괜히 전용 제품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