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1/35 무장친위대 기병사단 플로리안 가이어는 꽤 만족스러운 품질의 말을 갖고 있는데 반해서 기병인형의 경우 넓은 어깨로 인해 상체가 불균형입니다.

 그나마 오른쪽에 평보로 걷고 있는 말을 타고 있는 인형은 호네트의 별매 머리로 바꿔 주니까 어느정도 만족스러운데 비해서 왼쪽의 손으로 가르키는 포즈의 인형은 다른 별매 머리들로 바꿔도 썩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말 한마리는 놀리면서 인형만 서로 바꿔 태워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위장스모크가 아니라 필드그레이 유니폼을 입은 장교 인형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서 있는 자세로 놀고 있는(?) 말 한마리에 맞는 포즈의 인형을 앉히기 위해 여러 사진과 자료들을 훑어보면서 대충 이미지를 설정을 해놓고, 인형을 자작할 능력은 없으니 과연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더군요.

그래서 쉽게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게 바로 사진의 타미야 승마보병인데.. 제가 분명히 예전에 2개를 구입해서 뜯지도 않고 보관중이었건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또 하나를 추가로 구입을 했습니다.(문제는 없어졌다고 생각해서 다시 구입하고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을 하고 탄식을 하는게 제 징크스...)

그런데 말을 탄 장교의 얼굴이 헐리우드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닮지 않나요? 저 당시 타미야는 박스 아트를 그릴 때 유명인의 얼굴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는 글을 어디서 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로 타미야의 독일 필드키친에 타고 있는 독일군(마부)의 얼굴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닮았음.

집에 도착한 제품의 박스를 열어서 승마장교를 말의 몸통에 태워보니 발목 부분에서 딱 걸려서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기마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있는 인형이라지만, 타미야 제품과 드래곤 제품의 사이즈가 동일할 리가 없다는 그 단순한 계산을 하지 않고 제품먼저 덜컥 구입을 해버린 제 실수였죠.

'열 변형과 줄로 갈아내서 각도를 넓히기'중에서 어떤게 덜 귀찮으면서 즐거울 것인가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갑자기 또 머리에서 떠오른 생각이 "드래곤의 하체에 타미야의 상체를 잘라 붙여보자!!"였습니다.

눈대중으로 보니 서로 사이즈도 맞을 것 같아서 망설임 없이 상하 일체로 된 타미야 인형에게 요참형을 선고하고 곧바로 집행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드래곤 하체에 약간 걸치다시피 성형이 된 위장스모크의 부위는 갈아버린 다음에 줄과 칼을 이용해서 필드 그레이 유니폼의 옷주름 표현을 해줬습니다.

어차피 아래 쪽으로 팽팽하게 당겨져서 펴진 유니폼이기에 주름표현을 해줄 부분이 거의 없었고, 좀 어색한 부분은 장비로 가리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습니다.

 결과물은 제가 보기에는 크게 어색하지 않고 처음 생각하던 이미지 대로 자연스럽게 잘 나온것 같습니다. 드래곤의 하체와 타미야의 상체가 원래 한몸처럼 잘 들어맞아서 놀랍더군요.

평보로 걷는 자세와 서있는 자세의 말 두마리에 모두 잘 어울려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형과 말 모두 빠진 부분들을 도색 해주고 마구와 고삐등을 모두 제작해 줘야 하는데, 이건 또 언제 할 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한데 이놈의 게으름 때문에...

여기에 더해서 타미야 제품에서 남은 부품+말을 어떻게 활용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니 또 새로운데 꽂혀버린게 문제입니다.

결국은 또 지름신이죠.ㅋㅋ

이거와 관련해서 새로 글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