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형태의 콤프레서와 에어브러시들이 나옵니다. 

저는 30년 전에 남대문 화방(아마 알파였던 것으로)에서 샀던 - 이른바 냉콤을 써왔습니다.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문제가 생길 때마다 중간중간 레귤레이터, 필터, 공압 스위치 등 부속들도 몇 번이나 교체했었죠. 그러다 이번에는 제대로 터졌었습니다.  에어브러싱 하다가 터지는 바람에 에어브러시 수습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상황을 파악하고 보니 '이번에야 말로 새로 사야 하나' 싶더라고요.  오일필터 챔버가 터지고 철판 잘라 용접해서 만든 에어봄베도 내부에서 썩어 떨어진 모양인지 구멍이 나 있고요.  컴프레서에 붙은 릴레이 커버는 손으로 건드리니까 여섯 조각으로 분리되어 떨어지더군요. 어흙... 

이 참에 새로 사자 싶어서 이 물건 저 물건 알아봤지만 하나같이 문제되는 소음과 진동. 

그나마 제일 소음이 작고 진동이 적은 것이 다이어프램 방식의 소형 콤프라서 그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는데, 마땅히 파는 곳이 없거나 있어도 납득되지 않는 가격이라 끝내 정하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모 사이트에서 발견한 에어봄베. 

냉콤은 봄베에 찬 압력으로 온/오프 되는 압력스위치가 거의 필수입니다. 냉콤이 가진 편의성의 50%가 조용한 작동음이라면 나머지 50%는 자동스위치죠.  터진 오일 필터는 갈면 그만이고 릴레이 커버는 어케 수습해서 붙이면 되니 이 쪽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압력스위치를 같이 팝니다. 그 압력스위치는 원래 콤프레서 쪽에 붙여서 작동하는 물건이었나 본데, 이를 기존 냉콤의 구조대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주문했죠. 

[콤프레서 토출구 > 체크 밸브 > 압력스위치 > 에어봄베] 순으로 연결하고 압력스위치와 기존 콤프의 전원 배선을 연결하고 작동하니 훌륭하게 작동합니다. 글로는 한 줄로 적었는데 사실은 고압호스, 니플, 커플러 등등 갖고 있는 부속과 새로 구입함 부속들을 퍼즐 조립하듯 해서  연결하고, 공기 누출 부위를 잡고 배선 연장하고, 호스와 전기 배선  정리 등등 나름 시간을 꽤 잡아 먹는 일이었습니다. 

 

결과물에 몹시 흡족합니다. 

탱크 용량은 1.8리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이를 4kg 압력으로 채우는데 30초가 채 안 걸립니다. 체크밸브는 원래 없었던 것인데 이걸 끼워 넣고 나니 기존에 전원이 off될 때 드득~ 하는  진동과 소음이 사라졌습니다. 아마 이전에는 전원이 오프되면 그 순간에 공기압이 거꾸로 밀려오면서 충격이 왔었나 봅니다. 토출 압력도 안정적입니다.  레귤레이터는 에어봄베에 1개, 공기 토출구 쪽에 1개 넣었더니 에어봄베 쪽 압력과 에어브러시 쪽 압력을 따로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압력스위치는 4kg에서 오프되고 3kg 이하에서 켜지는 물건입니다. 시중에 공업용 콤프레서용 (조절기능이 달린) 압력스위치를 더 저렴한 가격에 파는데, 연결하려니 추가 부속 값이 더 들것 같아서 간단한 구조로 갔습니다. 

국내 마켓플레이스에 1/4 마력 급 콤프레서도 팔더라고요. 적당히 조합하면 그럭저럭 감당할만한 가격에 에어 봄베 달린 조용한 콤프레서를 마련할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