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로 리뷰할 총기는 병역을 마친 대한민국 성인에게는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K5의 미국 민수용 버전인 DP-51입니다. 
얼마전에 중고로 구입했는데 $595이나 줬습니다. 몇십년된 물건인데 전주인이 조심히 다뤘는지 상태는 좋습니다만 비쌉니다. 턱없이 비싸죠.
제가 갖고 있는 총기중 Sig P320, P365, Walther P99, Glock 19, Beretta 92FS, Smith & Wesson MP 9, Smith & Wesson AR15보다도 비쌉니다. 
이걸 살까말까 한 일년정도 고민하다가 날이 갈수록 중고로 나오는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계속 오르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조국 대한민국이 만든 총기이니까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구매했습니다. 
사재기한 모형키트도 꽤 되는데 경험상 보면 눈에 꽂힌 물건은 살까말까 망설이다가도 결.국.에.는. 사게 되더군요.

오랜만에 보는 대우마크가 친숙합니다.

 

K5는 Smith & Wesson M39을 참조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양이 많이 비슷하고 탄창도 서로 호환됩니다.

 

저는 한국에서 군대를 안갔기에 이 총을 접한게 이번이 처음인데 사이즈가 생각보다 아담합니다. 사진으로만 봤을때는 풀사이즈처럼 보였는데 실물은 Beretta 92FS보다 작습니다.
샤피펜은 크기비교용으로, 탄약은 위쪽부터 7.62x39mm, 5.56x45mm NATO, .45ACP, 9mm Luger 입니다. 

 

총구쪽 슬라이드도 생각보다 얇게 생겨서 스프링로드쪽을 제외하고 총구만 언뜻보면 Walther PPK/S가 생각납니다.

탄약얘기가 나와 확대사진 한장 올립니다. 
왼쪽부터 AK용 7.62x39mm, M16계열용 5.56x45mm NATO, .45 ACP, 9mm Luger입니다. 확실히 7.62가 5.56보다 강해 보이고 9mm는 45구경에 비하면 많이 작아 보입니다. 45구경탄은 한대 맞으면 많이 아플것 같아 보입니다. 탄하나 자체도 손에 쥐고 있으면 묵직합니다. 
사진을 보니 7.62는 탄피길이가 정확히 39mm이고 5.56는 딱 45mm이군요.

사격장에 갈때마다 총 한정당 100-200발 정도를 사격하는데 이 K5는 사격장에서 사정이 생겨서 200발을 챙겨갔음에도 50발밖에 못 쐈습니다만 사격느낌은 개인적으로 특별난거 없이 평범했습니다. 

듣기로는 명중률이 그렇게 좋진 않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누구는 사격할때 일일히 탄착군을 재고 확인하는데 저는 사격대회 나갈것도 아니고 사격자체가 좋아서 하는 취미라 명중률에 스트레스 안받고 그저 표적에 구멍만 내는걸로 만족합니다. 
권총은 5, 7, 10야드정도에서 사격을 합니다. 10야드면 10미터가 약간 안되죠. 좀 더 멀리 쏘고 싶은 날은 15야드까지도 쏘긴 하는데 명중률은 기대를 안합니다. 제가 노안도 오고 실력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20야드 (약 20미터)만 되도 표적자체가 가물가물하고 맞추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어차피 권총은 근거리 호신용이라 자위합니다. FBI나 사법기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권총사격이 일어나는 대부분의 상황은 7야드안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K5의 가장 큰 특징이 fast action (triple action) 이라고 대부분의 해머격발방식의 권총에 있는 싱글액션, 더블액션에 더해서 한가지 기능이 더 있습니다. 
해머격발방식의 권총은 슬라이드로 장전을 하면 해머는 프레임쪽으로 제껴진 상태가 되는데 이걸 해머가 cocked됐다고 하죠. K5는 이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해머를 슬쩍 들어올리면 장전되기전의 원위치로 돌아갑니다. 해머가 원위치에 있는걸 해머가 down 또는 decocked 됐다고 하고요.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립니다. 해머가 제껴졌으면 눈으로 보기에 해머가 내려와 있으니까 down된거라고 자연스레 생각하는데 권총세계에서는 hammer down=hammer decocked=hammer가 원위치, 반대로 hammer back=hammer cocked=hammer가 제껴진 상태인거죠.

이 기능이 있는 권총은 K5 가 유일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패스트액션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해머가 까딱하면서 프레임쪽으로 재빨리 제껴집니다. 이때 방아쇠압은 더블액션 방아쇠압이 아닌 싱글액션방아쇠압이 적용됩니다. 
패스트액션을 사용하면 총알은 장전된 상태로 해머는 decocked이 되면서 여기에 안정장치까지 걸면 오발사고의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상황발생시 빠른 초탄대응을 할수 있게끔 한거 같다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실전상황에서는 이 패스트액션모드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두가지 단점이 보이는데 첫째는 출시된지 몇십년된 총이라 악세사리를 달 피카티니레일의 부재이고 둘째는 안정장치를 거는게 무척이나 불편합니다. 보통 다른총은 총을 쥔 오른손 엄지로 안정장치를 걸고 풀수가 있는데 (안정장치가 슬라이드에 있는 Beretta는 열외) 이 총은 오른엄지로 푸는건 쉬운데 거는건 오른엄지로는 도저히 안되더군요.

이 총이 아직도 현역제식권총으로 알고 있는데 나름 육군강국인 우리나라가 제식권총은 이제는 좀 업그레이드 할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안정장치 거는거 불편한거야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아도 레일은 실전에서 유용할텐데 말이죠. 미국이나 일본도 얼마전에 레일이 장착된 제식권총을 채택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