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저렴한 캔락카를 위험한 방식으로 캔따해서 에어브러쉬에 써왔는데요. 위험하기도 하고, 캔에서 나온 락카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변질해가는 것이 눈에 보여서, 캔은 그대로 쓰고 분출 압력을 에어브러쉬처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그러다가 크롬광으로 유명한 모로토우에서 수많은 종류의 스프레이 캡을 판매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대략 이렇게 분출량/분출 범위에 따라 20여종의 스프레이 캡을 팔길래 이거다! 하고 사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저 캡은 숫놈이라서 캔락카 2500원짜리의 암놈 캡과 교환이 안됩니다 ㅠㅠ 그냥 눈감고 모로토우의 하나당 1만원짜리 캔을 사야 하나 고민하다가 개조를 해봤는데요. 기존에 있던 암놈 캡에서 가운데 파이프만 남겨두고 니퍼로 전부 잘라내는 겁니다. 그런 후, 스프레이 구멍을 막아주고 상단에 구멍을 뚫어서 모로토우 스프레이 캡을 끼워주는 거죠. 캡 위에 캡을 또 끼우는 거라 두 플라스틱을 뭘로 접착해야 할지도 고민했는데, 처음에 썼던 순간접착제나 타미야 수지접착제는 금방 떨어져서 스프레이 할 때 줄줄 새어나왔습니다. 싱크대 플라스틱 수도관을 이을 때 쓰는 강력 PVC 본드를 쓰니까 그제서야 하나도 안새고 순정 스프레이 캡처럼 잘 나오더군요.

제가 산 건 총 3종류의 스프레이 캡인데, 당연히 모형용이니 가늘게 나오는 걸로 샀습니다. 위 도표에서 정 중앙에 있는거, 그보다 세밀하게 나오는 왼쪽 위의 노란색, 그리고 가장 세밀하고 작게 나오는 가장 왼쪽위의 파란색 스프레이 캡으로 3종류 입니다. 그런데 정중앙의 하얀색 캡은 여러분도 들어보셨을 넓게 퍼지는 스프레이캡과 거의 비슷한 성능이더군요. 가습기처럼 자욱하고 넓게 퍼져서 나옵니다. 가장 얇고 좁게 나오는 파란색 캡이어야 겨우 에어브러쉬 비슷한 출력이 나오더군요.

파란색 캡 (가장 얇고 좁은 스프레이 캡)을 쓸 경우, 압력으로는 대략 2 Bar 정도 되기 때문에 좀 떨어져서 뿌리지 않으면 락카가 흥건하게 나옵니다. 바늘침으로는 제가 쓰는 인피니티 0.4mm 보다 더 두꺼워서 0.6mm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가장 찔찔 나오는 스프레이 캡이라고 해서 산 건데, 찔찔 나오는 건 목공용 스프레이 기준이지 모형용으로는 간신히 턱걸이 수준으로 엄청 넓고 진하게 나오네요.

좀 더 써봐야 장단점이 명확해지겠지만 일단은 실용 가능한 수준인 것 같으니, 앞으로는 캔따서 뿌리지 않고 간단하게 스프레이 캡만 교체해서 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