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adron 에서 파는 Pre-painted kit 이 생각나는 작품이 이번에 올라왔더군요.

https://mmzone.co.kr/album/showcase.php?dbname=gallerymain&id=53935

이원창 님의 무스탕인데, 저걸 보고 저도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키트를 뒤져봤더니 의외로 조건이 까다로웠습니다.

(1) 런너 상태에서 완성품의 원형이 잘 남아있도록 부품 숫자가 적어야 한다 : 스타터킷, 혹은 1/144 같은 저가 소형 킷 위주
(2) 회치기가 원형 또는 부품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나뉘어 있어야 한다.
+
이원창 님은 아주 얇은 킷을 골라서 액자에 담고 유리로 덮었습니다.
(3) 런너의 모든 부품 두께가 1~2cm 이하여야 한다.

단순히 아무 저가형 키트를 뜯어서 만들 수 있는게 아니라
키트의 런너 상태등 수많은 자료를 연구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이원창 님의 작품을 본 후 바로 조이하비에 가서 주워왔습니다.

항상 다니던 강변 조이하비에 갔는데, 뒤늦게 올해 2월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네요.
지금은 아웃도어 야외용품 판매매장이 되어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신도림으로 빵빵 운전해서 휴일에도 열리는 그곳서 사왔습니다.

 

 

먼저 독도함입니다. 가장 만들고 싶었는데, 바로 난관에 부닥치더군요.
(2) 회치기가 잘게 되어 있어서 선교 부분의 처리가 난감합니다.
런너 원래 상태로 남겨두는 것이 포인트인데, 선교 모퉁이가 싹둑 썰려 있으니
도색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냥 붙여두면 보기 안좋습니다.
(3) 무엇보다도, 선체 헐이 통짜 부품이라서 액자에 넣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 배는 경항모 같은 거라 통통하기 때문에 부피가 더욱 크죠.
디스플레이 할 때 선체 안쪽을 어떻게 보이도록 처리해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그래서 안쪽에 짐을 많이 실어서 부피가 큰 배 계열은 이런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1/700 범선 정도로 아주 작게 만들면 그나마 가능성 있을지도요.

 

 

다음은 람보르기니 우르스 1/43 입니다. 이것도 제 취향 위주로 선택한 건데 잘 안될 것 같습니다.
(2) 회치기가 거의 안되어 있어서 부품이 큼직큼직합니다. 범퍼나 타이어 같은 부품이라 미관상으로도 별 의미없고요.
(3) 무엇보다도 자동차 차체가 통통해서 액자에 안 들어갑니다.

이걸로 섀시 전체를 통으로 찍는게 보통인 자동차 계열도 이런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잘게 회치기하면 어떨까요?
이 키트는 과거 2차대전 네모진 군용차를 잘게 토막냈기 때문에 아주 얇은 런너로 뽑혔습니다.
따라서 (3) 얇은 두께는 충족시키며, (2) 각각의 자동차 부품들도 도색하고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1) 하지만 지나치게 회치기해서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또한, 키트 하나에 자동차 3종 + 드럼통 등 각종 파츠까지 넣어놔서
런너 3개가 각각 어느 차량의 부품인지 알아보기 힘듭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공돌이적이지 이원창 님처럼 예술작품 같지는 못하다는 거죠.

그래도 1/72 자동차 단독품이라면 어느정도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눈을 돌려서 우주왕복선! 입니다.
오...... 잘 뽑혔는데요?
(1) 부품도 큼직큼직하고 원형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3) 두께가 좀 크다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액자에서 유리를 빼내고
주기적으로 먼지를 털어내주기만 하면 완성해도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가장 저렴한 3천원짜리 Easy kit F-15 입니다.
....... PERFECT 합니다.
Easy kit 계열이 전부 매진되었고 F-15 하나만 남아있는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기존 킷으로 Pre-painted kit 을 만들어보는 건 요것들만 진행해보고,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가짜 런너를 3D 프린터로 뽑아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원래 런너 상태가 뭐든 상관없이 일반 프라모델 키트에서 도색을 완료하고, 조립하기 직전 상태에서 런너+게이트만 3D 프린터로 찍고 순접으로 부품을 붙이는 거죠. ㅎㅎ 

// 이원창 님이 주신 조언인데, 액자는 관액자로 검색하면 공간이 넉넉한 프레임을 구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는 런너를 넓게 펼쳐야 하니 A3 사이즈 같은 걸로 사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