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미드웨이 영화를 본 이후부터 주구장창 비행기만 만들고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하는 일도 헐렁하고 나다니지도 못해서,
틀어박혀 열심히 만든다고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욕심만큼 진도가 나가지는 않습니다.
큰딸이 얼마 전 취직해 나가서 집에 제가 혼자 모형을 만들 방이 생겨 작업환경이 좋아진 점도 열심히 모형 만드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주로 탱크를 많이 만들어왔습니다만 돌아켜 생각해보면 프로펠러 비행기도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비행기를 만들면서 쌓아둔 비행기 킷트 재고조사를 했는데 참 많이도 사놓았더군요.
이 많은 것들을 다 만들고 죽지는 못하겠지만 하나하나 제가 좋아서 산 것들이라 가능한 많이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만들면서 보니 구입한지 얼마 되지않은 느낌 킷트도 대부분 지난 90년대중후반의 킷트들입니다.
아마 제가 처음 사회에 나와 경제적으로 자립하면서 모형킷트를 많이 샀던것 같습니다.
21세기가 된 지도 20년이 더 지났는데도 나의 모형세계는 20세기에 머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모형이란 취미가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 듭니다.
다른 이야기인데,
모형이라는 취미를 오래하면서 느낀 제일 큰 문제는 보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많은 킷트의 보관도 문제지만 완성한 모형들도 세월이 지나다보면 그 양이 엄청나게됩니다.
그래도 탱크는 박스에 차곡차곡 넣어서 박스를 차곡차곡 쌓고 비행기는 벽에다 촘촘히 매달며는 꽤 많은 수를 보관할 수 있지만, 모형의 꽃 뽀대나게 큰 디오라마는 골치덩어리입니다.
먼지 앉지않게 진열장을 장만해서 고이 모셔두는 수량도 한계가 있습니다.
몇년 전, 벨린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 주옥같은 디오라마와 모형작품을 쓰레기와 함께 내다버리는 장면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 먼지 앉고 기관총이 부서진 허접한 수많은 완성품들을 위해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할 것 같은데, 안나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