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ption Battleship, DKM ADMIRAL GRAF SPEE
2009-09-21, HIT: 7077
백인성, 이순성외 150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배진호
사실 다 만든지는 꽤 되었는데(...) 사진 찍을 시간이 안나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하여간 어제 저녁이랑 오늘 낮에 잠깐 찍어 마무리를(?) 짓게 되었습니다.
먼저 그간 함선 게시판을 훅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이 아카데미의 `.350 그라프 슈페에 대한 (개인적인)최종 감상 정리라면(...)
이 키트는 제 대충대충인 완성작을 보셔도 아시다시피 아주 뛰어난 키트입니다. 현재 함선모형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중상 정도의 세부 파트 디테일에 더해 조립하기 쉬운 적당한 파트수, 그리고 무엇보다 완성시 아주 압도적인 볼륨감과 프로포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치라이트나 대공병장류 등 일부 파트가 조금 아쉬운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사소한 문제는 이 키트의 장점 앞에는 거의 문제될게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사족을 좀 덧붙이자면 아카데미의 본격 함선 라인업 2탄인 이 키트는 그간 전작인 OHP와 비교되어 세부 디테일과 뒷마무리에서 크게 저평가된 분위기가 강한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현용함과 대전함은 같은 반열에서 평가하기가 상당히 애매하거든요.
그렇습니다. 전작 OHP는 사실 아카데미가 이번 슈페에서 보여준 함의 프로포션과 볼륨감이란 측면에서는 절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밋밋한(OHP에게 실례!) 현용함이고, 또한 세부 파트의 디테일 또한 그 양 키트를 둘 다 만들어본 제 기준에는 비교가 될 만한 파트 자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슈페에서 문제가 되는 세부 병장류같은 부품들은 현용함에는 장비되지 않기 때문이죠. 요컨데 원래 밋밋하게 생긴 현용함과 거기에 더해 세부 파트들조차 몇점 되지 않는 페리는 비교할 대상조차 없는겁니다.
개인적으로 늘 생각하는 점입니다만 런너상으로 키트를 평가할 때는 저도 당연히 세부 파트의 디테일 위주로 봅니다. 허나, 아무리 비싸고 정밀한 함선모형 키트도 결국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장르에 비해 축소도가 거의 10배 이상 작은 이 장르의 특성 상 자잘하고 세밀한 파트가 많은 함선모형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때문에 모든 모형이 그러하지만 이 함선모형이라는 장르는 결국 런너상의 비교가 아닌, 조립해 모든 파트가 전체에 얼마나 위화감없이 잘 어울리는 확인하고 거기에 더해 도색으로 마무리된 후에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각종 고증과 자료라면 많은 분들이 차고 넘치도록(;;) 올려주셨으니 이제는 그 열정이 실천과 결과로 나타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MMZ에서 마이너(?) 장르인 함선모형에도 이번 슈페의 많은 완성작이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
본의 아니게 감상이 길었습니다. 풀에칭 세트를 사용한 멋진 작품들은 앞으로도 많이 올라올테니 경쟁을 피해 다소 변종(?)인 이 사양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그림에서..^^;

네. 이 사양은 Deception에서 짐작하셨듯 그라프 슈페의 기만전함 버전입니다. 1939년 9월, 개전과 동시에 해상에서 대영 적대행동에 나선 그라프 슈페는 동년 12월 몬테비데오에서 자침시까지 해상에서 수많은 영국 수상함대의 추격을 받았는데 자침으로부터 약 한달 전인 1939년 11월, 인도양에서 남대서양으로 넘어오던 시기 영국 순양함의 추격을 뿌리치고자 상부구조물 전방에 위장(false) 포탑과 위장 연돌까지 달고 활동할 때의 사양입니다.
아마도(...) 이런 형태는 왠만해선 만들 사람이 없을 테니 경쟁을 피하고자(?) 이 형태로 만들어 봤습니다 ㅋ

좌현측 모습.
메인 사진처럼 줌을 가득 당겨서 찍어본 사진. 이번에는 침몰시까지 수개월간 오버홀을 받지 못한 실함의 느낌을 살려보려고 보통보다 좀 과한 헤비 웨더링을 해봤는데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습니다. orz 단지 더럽게만 되었거든요 -ㅅ-;
우현측 모습.
현측의 볼륨감과 프로포션은 매우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아카 슈페의 현측 디테일과 프로포션은 지금까지 만들어본 함선모형 Best 3안에 들 만큼 훌륭한 키트라고 평가합니다.
좌현측 모습.
특히나 저 흘수선대에 걸치는 오동통한 라인은 마치 유이의 꿀벅지같은...(하악) -ㅅ-;
어제 오후 날 좋을때 찍은(?) 우현 후방에서 본 슈페.
함 우현측 실루엣. 위장전함의 특징적인 형태를 잘 볼 수 있습니다. 함교전방 구조물 위에 장비된 위장 포탑과 캐터펄트 뒤에 장비된 위장 연돌이 위장미채와 합쳐져(;;;) 본래 포켓전함의 실루엣을 많이 바꿔놓고 있습니다.
통상 해상에서 함을 보면 이런 앵글인데, 확실히 위장포탑의 장비로 본래 포켓전함과는 다른 묘한 프로포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함 좌현측 실루엣. 이렇게 보니 과연 영국 경순양함들과도 실루엣이 흡사합니다.
함 좌현 후방에서 본 실루엣. 역시 위장연돌이 함의 전반적인 느낌을 많이 바꿔놓고 있습니다.
함교와 위장포탑.
함교 후부.
위장포탑은 사실 아주 정확한 그것이라고는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본래 이 위장포탑 버전도 원래 함교전방구조물에 가짜 포신만 단 버전과 그 위에 베니어판을 덧대어 완전함 포탑식 실루엣을 만들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제가 제작시 참조한 간이 도면의 위장포탑 형태 또한 상당히 간략화되어 있었기에 결국은 그걸 참고로 '보기에 그럴듯한' 형태로 타협했습니다. 뭐 실함에서도 승무원들이 저걸 만들때 뭐 도면 보고 치수 재서 한게 아니라 저랑 비슷한 느낌으로 했을거라고 혼자 타협했습니다 ㅋ
위장포탑은...그간 사용하던 프라판이 하필이면 똑 떨어져 결국 온 방을 뒤져(;;;) 온갖 잡다한 두께의 프라판 쪼가리를 모아 어떻게든 만들었습니다.
함 중앙부 구조물.
키트에 생략된 전방 야드암은 런너 늘린것으로 재현. 접합부는 정크파트 박스에서 찾아낸 적당한 잡에칭(?)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