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eri] 1/72 F-5F
2025-08-02, HIT: 375
더치스더치롤, 황지환외 11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이정석
이탈레리 1/72 F-5F입니다.
이 킷은 1980년대 초에 나온 물건인지라...공기 흡입구는 막혀있고 애프터버너 베인도 노즐에 가깝게 붙어있는 전형적인 구형 킷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몰드 라인이 모두 양각입니다.
그래서 몰드 라인을 모두 사포로 밀어버리고 새로 패널라인을 그어주고 실 기체 사진을 보면서 그럴듯하게 패널라인을 좀 더 추가하고 리벳롤러로 리벳자국을 내고 철필로 다듬어줬습니다. 그리고 막힌 공기흡입구에 구멍을 뚫고 에어덕트를 만들어줬고 엔진 배기구도 뚫고 애프터버너 튜브를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니 그럭저럭 봐줄만하게 보이네요. 전체적인 형태는 괜찮은 편입니다.
F-5는 애초에 노드롭이 미공군의 수요를 예측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종인 N156을 바탕으로 개발된 기종입니다. 노드롭은 경량이면서 천음속 영역에서 기동성이 높은 전투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여 N156의 구상을 다듬었는데...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당시 노드롭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이었던 에드가 쉬무드(Edgar Schmued)였습니다. 이 분은 독일 태생의 항공 엔지니어로서 항공 엔지니어의 꿈을 품고 브라질을 거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입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항공 엔지니어인 록히드 스컹크웍스의 켈리 존슨보다는 11살 위였지만 1차 대전 때 어린 나이에 항공 정비 하사관으로 복무하는 등 여러 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미시건 대학에서 학사, 석사를 받고 바로 록히드에 입사한 켈리 존슨에 비하면 항공기 설계사로 일하기 시작한 시기는 비슷합니다. 에드가 쉬무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근무한 회사는 NAA(North American Aviation, 북미 항공), 흔히 말하는 노스아메리칸이란 회사였는데...이 곳에서 제임스 킨델버거 사장의 눈에 띄어 승승장구하게 되었고 훌륭한 항공기를 많이 설계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물건이 P-51 머스탱, 그리고 F-86 세이버, F-100 수퍼 세이버 등입니다. 켈리 존슨이 1970년대 중반까지 록히드 스컹크웍스에서 항공 엔지니어링의 장을 넓힌 인물이라면(1950년 말에 터보젯, 램젯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마하 3.5의 SR-71을 개발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에드가 쉬무드는 노스아메리칸에서 꾸준히 미공군이 필요로 하는 전투기를 개발한 능력있는 엔지니어였습니다. 아쉽게도 노스아메리칸은 xb-70 발키리 폭격기가 실패로 돌아가고 1950년대부터 우주개발 쪽에 더 집중하는 바람에(계열사인 로켓다인이 후에 아폴로 프로그램의 새턴5 로켓 엔진 및 우주 왕복선의 엔진을 개발하고 아폴로 계획의 사령선(command module)및 기계선(command service module)을 개발합니다. 달착륙선은 그러만이 개발했죠. 그리고 락웰에 인수된 뒤에는 우주왕복선 동체를 개발하기도 합니다.) 에드가 쉬무드는 1952년에 노스아메리칸을 나와서 노드롭에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1957년까지 5년간 근무하게 됩니다. 이 때 그가 주도한 프로그램이 N156이었습니다.
N156은 미공군 T-38 탤론 훈련기의 모체가 되기도 했고 F-5A, F-5B로 개발이 되는데 이것들은 미공군이 쓸 기체가 아니라 냉전 시기 전투기를 구매할 능력이 부족한 서방세계의 항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원조 전투기로 개발된 것들입니다. 미공군도 베트남 전에서 이들을 개량해서 F-5C/D로 잠시 운용한 적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저렴한 유지비에 높은 기동성을 지녀서 가난한 나라의 공군이 쓸만하도록 만들어진 물건이었죠. 하지만 이 F-5가 그리 만만한 물건은 아닙니다. 당시로서는 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LERX(Leading Edge Root Extension)을 처음으로 채택해서 높은 받음각에서도 주날개의 공기층이 박리되지 않도록 하여 양력을 유지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J-85같은 작은 엔진으로도 F-4를 능가하는 지속 선회력을 지녔죠. 날개의 후퇴각은 24도로 천음속 영역에서 최고의 기동성을 발휘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특징은 후에 F-18이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그래서 F-18의 저속 기동성은 그 훌륭한 F-16보다 더 뛰어납니다. F-22, F-35나 하는 tactical pitch같은 기동도 F-18로 가능하죠.
그리고 소련이 미그19, 21같은 물건을 들고 나오자 미국은 IFA(International Fighter Aircraft) 프로그램을 런칭해서 원조 전투기의 성능을 더 높이고자 합니다. 이 때 노드롭이 다시 선정되어 F-5A,B는 F-5E/F로 상당한 개량을 받습니다. 동체가 더 커졌고 두 개가 합쳐서 10,000파운드의 추력을 내는 J-85-21 엔진이 채택되며 LERX는 F-5A보다 훨씬 더 커져서 기동성이 더 좋아지죠. 후에 북베트남이 입수한 F-5E가 소련으로 넘어가서 소련이 여러 테스트를 했는데...여러번 모의 교전을 해도 미그19, 21이 모두 털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그23도 투입해봤지만 역시 F-5E에 털렸다고 하네요. 그래서 소련은 F-5E와 조우시 선회전에 들어가지 말고 높은 추력으로 힛앤런 전술을 쓰라는 식으로 소련 조종사들을 교육했다고 합니다.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핀이 너무 굵어서 사포로 얇게 만들기도 했고 핀 형상이 엉망인지라 잘라내고 프라판을 붙였습니다.
F-5F는 F-5E와 달리 복좌형으로 만들면서 동체가 길게 연장되었습니다. 그래서 F-5E보다 동체가 더 길며 언뜻 보기에도 라인이 더 수려해보입니다. T-38이나 F-5B처럼 짧은 노즈가 아닌 F-5E의 풀 사이즈 노즈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M39 20mm 기관포(한쪽은 삭제)도 장착되었죠. 그러나 길어진 노즈에서 벗어난 공기가 높은 받음각 상태일 때 주익의 공기 흐름을 사이드로 밀어버리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에 F-5F는 F-5계열 중 유일하게 주날개에 윙펜스(wing fence)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련은 미그25까지 윙펜스를 애용했으나 미국은 주날개의 설계를 다르게 하여 윙펜스를 안 쓰는 방향으로 갔으나 F-5F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캐노피 부품은 두께가 일정치 않아서 조종석 내부가 살짝 왜곡되어 보입니다. 금형을 컴퓨터로 설계하지 않고 기술자가 직접 팠으니 이런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캐노피를 갈아서 두께를 균일하게 하려고 했는데 응력 스트레스 때문에 캐노피가 쪼개지면 안 될 것 같아 그냥 그대로 뒀습니다.
스위스 공군 사양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마침 킷에 스위스 공군 데칼이 포함되어 있어서 주저없이 그 데칼을 택했습니다.
연료탱크 데칼이 아무 것도 없어서 나름대로 스텐실 페인팅을 해줬습니다. 외부쪽 파일런에는 무장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아카데미 F-35B에 포함되어 있는 500파운드 JDAM(GBU-38이던가요?)을 개조하여 MK.82 폭탄을 만들어 달았습니다. 그 폭탄 부품이 웃기게도 아카데미 F-35B 무장창에 안 맞습니다. 패널라인도 어긋나게 그어져 있어서 F-35B에는 레벨 F-22에 포함되어 있던 1000파운드 폭탄을 개조해서 달았고요. 이건 혹시 몰라서 그냥 가지고 있었는데...이 F-5F에 MK.82 폭탄으로 개조해서 달아줬습니다.
폭탄과 미사일은 모두 연습탄입니다. (파란 띠)
작은 추력으로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 콜라병과 같이 기체 중간이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F-102 델타 대거를 개발할 때 속도가 예상 외로 안 나와서 컨베어사가 NASA에 문제를 의뢰했는데 NASA의 결론은 면적 법칙이란 경험 법칙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소련도 미국의 이 연구 결과를 다 채택했습니다.
참 작고 멋진 기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아서 작업하기 편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작업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