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4 RG 유니콘 건담 간단 조립
2020-04-30, HIT: 2082
최원, a320 파일럿외 8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masa
요즘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심심풀이삼아 조립식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피카츄로부터 시작해서 원피스 배도 만들어보고, 이번엔 건담인 SDCS 유니콘을 시켜볼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저도 RG 유니콘을 만들어 보게 되었는데요.
건담을 만들어 본 지는 벌써 15년 지났습니다. HG, MG, PG 라는 담백한 라인업 밖에 없던 그 당시에 비하면 지금은 상전벽해나 다름없는데요. 15년 만에 만들어본 RG 유니콘 건담은 아이가 먼저 고른 SD건담 따라서 우연히 고른 거긴 하지만 정말 잘 고른 제품이었습니다.
RG 유니콘은 15년 간 반다이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개선해왔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키트였습니다. 당시에도 역시 반다이라고 생각했지만 조립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거의 빠짐없이 개선되었고, 변신 기믹까지 추가되면서 놀라움까지 줬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앞쪽 스커트를 체결하는 볼 베어링 부분의 마모가 심해서 몇 번 끼운 것만으로 앞스커트가 숙숙 빠지게 되었고, 가장 심한 건 어깨-몸통 부분이 너무 뻑뻑하고 구조가 복잡해서 조립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양쪽 다 부러져서 어깨가 덜렁거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애가 가지고 놀긴 어렵고 디스플레이에 좀 더 적합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소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점수 : 9.5
장점
- 현재 세계 최고봉의 금형 제작기술, 정교한 게이트 및 패널라인.
- 말만 RG지, 앞서 나온 HG, MG, PG 의 모든 장점을 때려박고 PG 와 버금갈 정도로 디테일한 완성형, 혹은 리틀 PG. 그러면서 가격도 저렴하다.
- 끼우고 맞추고 각잡는 쾌감이 좋다. 끼울 때 찰칵 맞는 느낌이 나고 접착제 없이 조립해도 고정될 정도로 돌기나 홈이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어서 15년 전 가조립과 지금 가조립은 천지차이.
- 변신 기믹으로 안이 가득 차 있어서 건담 여러대 조립시 느끼곤 하는 매너리즘을 쉽게 느끼기 힘들다.
- 변신 기믹이 있는데도 고정이 단단하다. 단점에 있는 관절 파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너덜너덜해지기 쉬운 변신형 조립식인데도 기본 뼈대 고정이 단단해서 전혀 처짐이 없고 돈값보다 더 뽀대가 난다.
- 변신 기믹이 있는 제품이라 변신 전이나 후에도 빈틈이 많긴 한데, 처음 설계를 잘 한 건지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지 빼곡히 들어차 있는 느낌이 들고 자연스럽고 뽀대난다.
- 데칼이 과다하지 않고 아주 적절하게 많다. 다 만들고 나서도 여분이 좀 남기 때문에 데칼 도배도 가능. 데칼 퀄리티가 워낙 좋아서 과거 전사지 데칼 비슷하게 투명한데 접착제 형식이라 쉽고 재밌게 붙일 수 있고, 바디가 하얀색이라 데칼이 거의 티나보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 무기가 많지 않고 거의 전부 몸체에 장착시킬 수 있다. (조립 후 바닥에 나뒹구는 부품 거의 없음)
단점
- 1/144 이고 작고 오밀조밀한데다 변신 기믹까지 추가해서 상급자용 난이도. 사실상 작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한계지점.
- 구조가 복잡하고 너무 뻑뻑한 관절로 인해 조금만 잘못 힘줘도 어깨 관절 등이 쉽게 부러짐.
- 스커트와 골반을 연결하는 부분이 너무 쉽게 헐거워지고 잘 빠지게 됨.
- 무기나 옵션 파츠가 다른 키트에 비해 부족해서 다양한 디오라마 용으로는 아쉬운 사람도 있을 듯.
작업시 사용한 도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 액션베이스 2 (클리어 레드)
- 무수지 접착제
- 패널라인 엑센트(타미야)
- 로트링펜 0.20mm (블랙)
- 갓핸드, StyleX 핀셋, 아트나이프, 십자 드라이버
예나 지금이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특히 게이트 처리 말인데요. 게이트를 깔끔하고 전혀 흔적조차 안 남으면서 쉽게 잘라주는 도구나 아예 게이트가 없이 부품만 사출하는 프라모델이 나오지 않는 것이 제가 15년 간 건담을 만들지 않고 목범선 등으로 전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건담 시리즈 전부 비슷비슷한 인간형 구조라 매너리즘을 쉽게 느끼게 만드는 것도 한 이유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하게 너무나 잘 고른 RG 유니콘 건담은 15년 간 반다이가 얼마나 바쁘게 달려온 건지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 좋은 키트라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디테일과 뽀대는 PG 급에 보관하기 쉬운 작은 사이즈, 그러면서도 가격은 3만원이라는 HG 급... 15년 후에 또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가 되는 한 편, 이 이상 발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추천하고픈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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