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색칠중 일반적인 테크닉중 가장 대중적인 것은 드라이브러싱과 워싱이다. 이중 드라이브러싱은 바탕색을 칠한 도료가 무엇이던간에 문제 없이 할 수 있지만 워싱은 밑칠을 한 도료가 무엇인가에 따라 상당히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에나멜 바탕위에 워싱이나 먹선넣기를 할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밑칠이 벗겨진다는 문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워싱을 시도하는 도료의 용제가 에나멜 용제와 별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에나멜로 도색된 모형에 워싱을 하기 위해서는 락카 도료와는 달리 몇가지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 기본 테크닉은 인형 색칠시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

충분히 건조시킨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에나멜로 처리된 바탕위에 워싱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건조시켜야 한다. 락카와 같이 도색후 하루 이내에 워싱을 시도했다가는 시원스럽게 밑칠이 벗겨질 것이다. 에나멜로 도색을 했다면 적어도 2일, 많게는 1주일 정도 충분히 건조시켜야 한다. 건조 시간은 온도와 습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대기중에 습도가 높을 경우에는 그 만큼 건조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름철과 같이 습도가 높을 경우에는 헤어 드라이어등을 이용해 건조를 빠르게 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꿩 대신 닭


워싱 그중에서도 먹선 넣기를 할 때, 꼭 고정관념에 억매일 필요는 없다. 바탕색이 어둡거나 자동차 또는 비행기 같이 먹선을 검정색으로 넣어도 된다면 몇가지 대체 재료가 있다.


첫번째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로트링펜이라고 불리는 제도용 펜이다. 이 펜은 다양한 굵기를 가지고 있으며 잉크는 완전 건조되지 않는한 물로 지워진다. 먹선 넣기를 할 용도라면 0.1mm에서 0.2mm가 적당할 것이다. 펜 자체의 가격은 만만한 편이 아니지만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으므로 그리 비싼 물건은 아니다. 잉크는 검정색 이외에도 적색, 녹색, 청색등등이 있지만 모형에 적용할려면 검정색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로트링펜을 패널 라인과 같이 먹선을 넣고자 하는 곳에 선을 긋는다는 기분으로 그어준뒤 바로 물을 뭍힌 면봉으로 닦아 낸다. 무광택 도장 표면은 요철이 심하여 잉크가 잘 닦여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능한 클리어를 도포해 표면을 배끄럽게 한뒤 작업하고 마지막에 무광택 코팅제로 광을 없애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로 잉크가 잘 닦이지 않으면 알콜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로트링펜은 사용후 방치하면 잉크가 굳어 청소하려면 매우 힘이든다. 사용후 바로 청소해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번째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이른바 건담 마커라는 것으로 이 것들은 유성이지만 검정색은 수성도 있다. 이 수성 건담 마커는 펜 끝이 붓같이 되어 있어 잘만 사용한다면 매우 샤프한 먹선도 넣을 수 있다. 이 것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작업한다.


마지막 방법은 포스터 컬러와 같은 수성 물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수성 물감들은 다양한 색상을 가질 수 있어 좋지만 묽게 희석할 경우 표면에 묻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 경우 약간 희석하는 물의 양을 줄여 되직하게 하여 세필로 먹선을 넣어 준다. 수성 물감들은 건조된 후에도 모형표면위에 살짝 달라 붙은 정도이므로 탑코트와 같은 코팅제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모형용 코팅제를 이용한다


보통 탑코트라고 불리는 여러가지 코팅제들은 유광, 반광, 무광등으로 모형 도장의 표면 광택을 균일하게 하고 피막을 보호할 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코팅제들을 잘 응용하면 에나멜 표면위에 쉽게 워싱이나 먹선을 넣을 수 있다.


일단 이 방법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떤 코팅제를 선택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바탕이 에나멜이므로 당연히 에나멜 용제에 녹지 않는 성질을 가져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락카계열과 수성 계열이다.


락카 계열의 탑코트로 가장 유명한 것은 테스토사의 덜코트와 군제사의 슈퍼 클리어일 것이다. 이 중 덜코트는 무광택 효과가 좋고 군제사의 것보다 습도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많이 애용되지만 이상하게도 락카 계열임에도 라이터 기름과 같은 에나멜 용제에 녹아 버린다. 즉, 워싱을 위해 덜코트를 이용해서는 안되며 군제사의 슈퍼 클리어가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슈퍼 클리어는 에나멜 용제에 녹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슈퍼 클리어 무광택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여름철과 같이 습도가 높은 실내에서 사용하면 하얗게 서리가 내려 버린다. 이 경우 도장을 다시해야 되는 불상가 벌어질 수 있으므로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사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확실한 피막 형성을 위해 두세번 코팅을 해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성 계열의 모형용 탑코트는 군제사것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슈퍼 클리어에 비해 건조 시간은 약간 긴 편이자만 습도에 덜 민감하고 냄새도 역하지 않아서 좋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피막 보호를 위해 여러차례 완전 건조후 도포해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술용 코팅제를 사용한다


코팅제를 사용할 때도 꼭 모형용에 억매일 필요는 없다. 외지에 실린 모형 기사를 보다 보면 "바니쉬(Varnish)" 로 코팅한후 워싱 어쩌고 하는 내용이 간간히 보이는데 여기서 말하는 바니쉬란 주로 아크릴 물감으로 도장된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코팅제다.


바니쉬는 크게 락카 계열과 수성 계열이 있는데 국내 화방에서 쉽게 입수할 수 있는 것은 락카 계열이다. 물론 수성 계열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며 가격은 수성계열은 국산이 많기 때문에 더 싸다. 수성 바니쉬는 지점토 공예에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지점토 전문점에서도 구할 수 있으며 유광과 무광이 있다.


바니쉬란 것이 원래 붓으로 칠하도록 되어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걸죽한 상태로 들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락카 계열은 락카 신너를, 수성은 물을 타 묽게 만들면 에어 브러쉬로 작업이 가능하다. 에어 브러쉬로 작업할 것을 권하는 것은 락카 바니쉬의 경우 용제가 에나멜을 녹일 수 있으므로 붓을 칠하면 밑칠이 벗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팅후 작업 방법은 모형용 코팅제를 이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지점토 공예에 주로 사용되는 수성 바니쉬는 목공본드와 같이 우유빛의 걸죽한 원액으로 들어 있는데 락카 계열과는 달리 바탕색을 녹일 염려는 없으므로 붙으로 칠해도 되지만 물 또는 알콜을 섞어 묽게 만든뒤 에어브러쉬로 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피막의 두께를 균일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에 의하면 이 바니쉬를 사용해 워싱을 할 때에는 수차례에 걸쳐 여러번 도포하는 것이 좋다.


유화 물감을 이용한 워싱 + 웨더링


여기서 설명하는 유화물감을 이용한 방법은 깨끗하게 먹선을 넣을 때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주로 AFV 모형에 워싱과 웨더링 효과를 동시에 내고 싶을 때 부분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유화는 에나멜 용제와 비슷한 성질의 용제를 사용하는 유성물감이므로 당연히 부적절한 워싱 재료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유화 특유의 퍼짐 효과와 오래 건조시키면 매우 단단해 지는 에나멜 피막의 특성을 이용한다면 적절한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워싱을 하기 전에 에나멜 피막을 완전 건조시켜야 한다. 보통 3-4일 건조 시키면 충분하다. 워싱용 유화 물감에 상태에 따라 약간의 테러핀유를 섞어 약간 되직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만든다. 라이터 기름도 이용할 수 있지만 너무 딸리 건조되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먹선을 넣을 부분이나 웨더링할 부분에 붓으로 살짝 살짝 칠해준다. 칠한후 바로 아무것도 묻히지 않은 면봉으로 닦아 내면 유화 특유의 퍼짐성으로 블랜딩한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내며 닦여진다. 물론 에나멜 피막이 벗겨질 때 까지 박박 문질러서는 안되나 일반적인 워싱시보다는 약간 힘을 주어 닦아내는 것이 좋다. 유화물감이 건조되면 닦아 낼 수 없으므로 작은 면적을 칠하고 닦아 내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 효과를 잘 이용하면 마치 파스텔 가루를 이용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