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밀리터리를 만들었었고 최근 몇년 사이에는 건프라를 좀 했었는데,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던 자동차 모형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처음 시작한 모델은 Italeri의 1/24 Porsche 956인데, 만들던 도중에 갑자기 의욕이 식어서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던 1/24 F1 차량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Benetton Ford B190, B192, B193B 세대를 동시에 만들고 있는데, B192, B193B는 90% 이상의 공정이 끝나있고 최종조립정도가 남은 상태입니다. B190도 도장과 데칼작업까지는 완료했는데 앞으로 세번정도 유광클리어를 뿌려줘야 하는 단계입니다.

1993년에 취미가의 신제품 소개로 처음 접했던 WAVE의 Benetton Ford B192입니다. 전위적인 박스아트로 사실 얼마전까지는 어떤 형태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금형을 조금씩 손봐서 바리에이션으로 B193B가 발매되었고, 같은 부품을 그대로 써서 B193B(1994 Test Car)까지 발매되었습니다. 키트들은 국내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전부 야후재팬옥션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밀리터리를 만들던 관점에서는 확실히 자동차키트들은 부품수가 적은 듯 합니다. 이 WAVE의 키트는 완성하면 보이지 않는 엔진부를 그냥 형태만 대충 만들어놓아서 굳이 리어카울을 열지 않을 저로써는 아주 좋았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화이트메탈제 엔진부품이 들어있는 고급사양의 같은 모델도 있다고 합니다. 

 기본색은 타미야에서도 1/20스케일의 동일한 키트가 발매된 적이 있어서 마침 타미야에서 특색으로 발매된 캔스프레이타입의 Camel Yellow와 Park Green을 사용해서 칠해주었습니다. 오른쪽의 Chrome Yellow는 함께 만들었던 B193B의 기본색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오래된 키트여서 데칼에 황변이 심하고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라 미국 Indycals의 데칼을 구입해서 사용하였습니다. 만들었던 키트가 B193B는 그럭저럭 데칼이 쓸 수 있는 정도였지만, B192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Shunko에서 제대로 된 별매데칼이 발매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구할 수도 없고, 양으로만 치면 Shunko 제품의 절반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지만, 일단 필요한 것은 다 들어있더군요. 

 운전석쪽의 모노코크와 리어카울은 부품의 수축문제도 있고 이후의 도장에서 정밀한 마스킹도 있고 해서 모두 붙여버렸습니다. 

 사이드미러는 기둥이 프라스틱이어서는 강도가 좀 불안해서 같은 굵기의 황동선으로 교체해주었습니다. 

타미야의 캔스프레이는 노즐에 빨대를 붙여서 공병에 따라냅니다. 캔스프레이에 희석된 도료와 함께 액화가스가 녹아있었기 때문에 뚜껑을 꼭 닫아놓으면 도료가 뿜어져나오는 대형사고가 납니다. 뚜껑은 살짝 덮어놓은 상태로 반나절 이상 놔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인이 알려준 노하우로 공병으로 옮긴 도료에 도장용 집개를 살짝(살짝 꽂는 것이 아주 중요함) 꽂아두면 가스가 좀 빨리 빠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차체하부와 휠의 검정색으로 칠해질 부품들은 도장시엔 유광검정을 칠하고 데칼작업을 완료한 후 반광클리어를 씌워 최종적으로 반광검정의 효과를 내줍니다. 

 B192에는 Camel Yellow, B193B에는 Chrome Yellow를 칠해주고 엔진쪽의 측면 카울은 Park Green으로 칠해주었습니다. 

 오묘한 녹색부분을 위해 키트는 그만큼의 데칼이 붙어있지만 마스킹하고 에어브러시로 칠해주었는데, 데칼을 복사해서 이것을 본으로 대고 가는 마스킹테이프를 써서 라인을 만들어줍니다. 

 좀 겁이 많이 났던 작업인데 나름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도장이 조금 번진 곳도 있는데, 1500번 사포로 잘 갈아내었습니다. 

 데칼을 붙이기 전에 유광클리어를 한번 뿌려주어 매끈한 표면을 만들어준 후에 데칼을 붙였습니다. B192는 Indycals의 별매데칼을(데칼이 재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칼로 오려내서 붙여줘야 합니다), B193B는 키트의 데칼을 사용하였는데, 키트의 데칼에는 CAMEL 로고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Museum Collection의 별매데칼을 사용하여 붙여주었습니다. 

 마스킹을 해서 만든 투톤의 도장과 복잡한 스폰서데칼을 모두 붙이고 나니 정말 현란한 F1 특유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 위에 총 3회의 유광클리어를 뿌려주고 난 것이 지난 7월 29일이었습니다. 40일여간 클리어도 충분히 말랐을테고, 그 사이에 만들고 있던 B190도 기본도장과 데칼작업이 끝난 상태라 도장집개에 꽂아놓은 것들을 좀 치워주고 싶어서 지난 주말에 B192부터 표면 평탄화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500번 사포를 물사포질해서 유광클리어를 두텁게 덮어준 데칼과의 단차를 모두 평평하게 없애주었습니다. 에어브러시로 여러번 뿌리면서 고르지 않은 표면도 함께 모두 평평해졌습니다. 

 미지근한 물에 10분정도 담궈서 하얀 유광클리어의 가루들을 물속에서 붓으로 모두 털어내고 잘 말린 후, 타미야의 콤파운드로 연마작업을 시작합니다. 

 두번째 콤파운드를 쓸때부터 표면에 조금씩 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앞의 두 단계는 티슈를 써서 문질러줬고, 마무리용 콤파운드는 일단 손으로 전체적으로 주물러서 차체 전체에 발라준 후, 안경을 닦는 극세사천으로 열심히 닦아서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날때까지 잘 연마해주니 반짝거리는 광이 나옵니다. 

부품에 남아있는 흰색 크림타입의 콤파운드의 잔여물들도 미지근한 물에 담궈서 남아있는 유분과 함께 모두 세척해주고 나니 비로소 매끈한 표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광택입니다. 

어제는 큰맘먹고 부품들을 조립하고 접착해 보았는데, 역시 처음 만드는 F1이고 두번째 만드는 자동차모형이어서 좀 서툰 부분들이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많이 티가 나지 않는데 흔적이 안나도록 부품들을 접착하는 것은 쉽지 않더군요. 그동안 접착을 모두 끝낸 후에 도장을 해버릇했던 밀리터리와는 반대로 도장을 다 끝내고 접착을 해야하는데, 유투브의 동영상들은 무수지접착제를 써서 많이 붙이던데, 저는 막상 해보니까 도장표면이 녹아서 영 지저분해지더군요. 리어윙의 안쪽 등 반광검정으로 지정된 부분들 중 마스킹이 잘 안되었거나 무수지접착제때문에 도장이 녹아서 조금 안예쁘게 된 곳들이 있는데, 원래의 마무리도 할 겸 에나멜 무광검정을 써서 터치업해서 마무리해줄 예정입니다. 아직 사진에 보이지 않는 타이어도 전동공구에 물려서 파팅라인을 모두 갈아내었는데 GOOD YEAR 드라이데칼을 아직 붙이지 않아서, 드라이데칼을 붙이고 타이어 전체에 무광클리어를 뿌려준 후 휠과 결함해서 차체에 붙여줄 예정입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무리작업들이 좀 남아있긴 한데, 95%정도는 완성된 것 같아 모처럼 MMZone 작업기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