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BPK 리뷰를 보고 전문성 하나는 믿을만 한 것 같아서 구입하게 된 BPK (Big Plane Kits) No.7206 1/72 Boeing 737-200 Lufthansa 입니다.

 박스는 395 x 215 x 80mm 로 의외로 작았습니다만, 그건 737-200 이라서 그런거지 여객기로서 1/72 는 엄청나게 큰 스케일이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회사 이름부터가 BPK 인거죠.

 열면 조촐한 포장이 반깁니다. 흔히 보아온 동유럽 모형회사의 부실한 포장이네요.

 뽁뽁이로 감싸진 커다란 동체가 반깁니다. 조형 수준은 수년간 반복 생산하면서 마모된 금형 덕분인지 패널라인이 거의 다 마모되어 있고, 동유럽 특유의 어두운 회색 플라스틱의 꺼끌꺼끌한 표면도 썩 기분좋지 않습니다. 가운데 긴 직사각형이 거친 건 처음부터 파내도록 되어있는 설계라 대충 만들어져서 그렇습니다.

1/72 스케일이 어느정도 크기냐 하면...

 비교 대상인 1/200 보잉 777-9X 와 나란히 뒀을때 입니다. 737-200 1/72 동체 길이만 777-9X 1/200 과 맞먹을 정도이니, 나중에 BPK 에서 777 1/72 제품이 출시되면 얼마나 큰 박스 크기를 자랑할지 상상만해도 아찔합니다. 

https://bigplaneskits.com/777-300er-1-72/

계산해보니 1미터 2센티군요. BFP...

 

다시 돌아와서,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동유럽의 이 회사는 아쉽게도 동유럽 회사답게 금형 품질이 안좋습니다. 콕핏쪽의 투명 부품이 특히 그러한데, 워낙 안좋아서 그런지 상부의 반쪽짜리는 새로 뽑은 듯 훨씬 깨끗하고 유리창도 투명합니다. 다만 밑쪽 부품은 없어서 원래의 통짜 부품을 잘라서 붙이라는 것 같습니다.

노즈도 썩 좋지 않으므로 다듬을 것 투성입니다.

 밑판도, 날개도 그렇습니다. 접합부를 보면 결합부 기믹이 하나도 없으므로 직접 황동봉을 만들어주거나 퍼티로 메꿔야 합니다. 저는 풀플랩 액션과 구동부까지 넣어줘야 하는데 공간도 없어서 큰일입니다.

 전반적으로 패널라인이 거의 사라진 상태이므로 하세가와 템플릿을 사서 작업할 것 투성이입니다. 리벳작업도 해주는게 좋겠죠.

 동유럽 최악의 모형사 Roden 을 떠오르게 하는 품질입니다. 디테일까지 구현하려 노력하긴 했습니다만, 잘 보면 조립성은 그다지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지느러미 등 정리할 것 투성이라서 하나하나 다 손질해야 합니다.

 옆쪽 승객석쪽 투명 파츠입니다. 마스킹 작업할 것 투성이라서 따로 작업하라고 분리시켜둔 것 같네요.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출시된 737-100/200이기 때문에 이전에 출시한 737 키트용 휠도 들어갔나 봅니다. 바퀴수는 필요한 만큼만 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이 키트를 믿고 구입한 이유인 레진 파츠입니다. 인젝션 금형보다 더 정교하고 비싼 부품을 키트에 포함시켰으며,

 이렇게 포토에칭까지 포함시켰습니다. 이것만으로도 BPK 이 회사가 항공기에 진심인지 느껴졌기에 산 건데, 금형 품질이 낮은 건 예상치 못했네요. 밑의 황동판 두장은 뜬금없이 들어있길래 당황했습니다만... 맨 밑에 이유가 나옵니다.

 데칼도 처음 봤을 땐 기겁했습니다. Roden 의 최악의 장판데칼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잘 보니 구석에 Decograph 라고 나름 자기 브랜드 데칼이라는 광고도 있어서 어느정도 수준있는 데칼인 것 같더군요. 시범삼아 상표 쪽만 잘라내서 테스트해봤더니, 몇초 안되어서 잘 떼어지고 잘 붙고 장판 데칼이 아니라 유연성있게 곡면에도 잘 붙었습니다. 다만 아카데미 최근것과는 달리 조금 작업하다가 금방 뚝 끊어졌으므로 너무 믿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밑의 루프트한자 글자는 반짝이는 은색 글자로 예쁩니다.

 마스킹 테이프도 두종류로 들어가 있습니다. 왜죠? 브랜드는 orafol americas 인것 같습니다.

 설명서는 좀 단순한 편입니다. 그림 위주에 그림이 작고 해상도가 떨어져서 눈이 아팠네요.

위의 황동판 2개에 대한 설명이 여기에 나오는데, 돌돌 말아서 엔진 꽁무니 쪽에 장착하는 레진파츠에 끼우라고 합니다. ㅎㅎ... 제가 인젝션 키트를 만드는 건지 레진키트를 만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컬러 작례 및 데칼 붙이는 곳 설명은 있으므로 완성은 가능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실물 사진을 보고 비교해야 겠습니다.

 

종합하면, 앞선 리뷰대로 레진 엔진파츠나 포토에칭, 세심한 배려가 들어간 데칼 등, 누구라도 전문적이고 현실같은 여객기를 만들 수 있는 제작사의 사랑이 들어간 키트입니다. 1/72 로 엄청나게 크지만 43cm 가량으로 어떻게든 거치할 수는 있는 수준이기도 하고, 그만큼 내부 공간이 넉넉해서 내부 LED 개조 등 온갖 재미있는 궁리를 할 수 있는 키트죠.

하지만 동유럽 키트 특유의 조악한 금형 품질로 작업 내내 모든 부분에서 일일히 마감을 해야 하는 귀찮음에 시달릴 것이 분명해서 큰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