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프라모델 시작하면서 썼던 도료는 타미야 캔 스프레이와 타미야 에나멜 뿐이었습니다. 어릴적에 누군가가 에나멜과 캔스프레이로 모형을 칠하는 것을 본 기억 때문에 선택한 도료인데...프라모델 도색용 페인트는 그것 밖에 없는 줄 알았죠. 유럽에서는 아크릴로 도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좀 충격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제 기억에 아크릴 페인트라고 하면 포스터 컬러가 떠오르는데...그걸로 모형을 칠하면 도색면이 다 갈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타미야 아크릴을 몇 개 사서 물에 희석해서 칠해보니 안료가 물 위로 둥둥 뜨고 도료가 균일하게 퍼지질 않아서 이게 뭔가 싶었죠. 타미야 아크릴은 알콜로 희석해야 한다는 건 나중에 알았습니다.

암튼, 락커 페인트와 마감제의 독성이 싫어서 저도 아크릴로 갈아타게 되었는데...처음엔 타미야 아크릴만 쓰다가 미술용 아크릴을 비롯해서 바예호 아크릴까지 써봤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바예호 모델 컬러가 가장 선호하는 아크릴이 되었습니다. 일단 입자가 가늘고 붓으로 칠하기도 좋고 에어브러슁도 잘 되는데다가 타미야를 제외한 다른 아크릴처럼 알콜이나 아세톤과 만났을 때 뭉치는 현상도 없습니다. 아세톤이나 알콜과 만나서 뭉치면 에어브러쉬 청소가 상당히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모델 컬러는 아세톤이나 알콜에 잘 녹아서 매우 쉽게 청소가 됩니다. 에어브러쉬 전용으로 나온 모델 에어의 경우 알콜이나 아세톤을 만나면 미칠듯이 뭉치기 때문에 청소가 좀 곤란하지요.

모델 컬러의 경우 도막도 튼튼한 편이고 에어브러슁할 때 물이 아니라 알콜을 넣고 뿌려도 잘 되는 편입니다. 이 경우 표면이 약간 거칠게 되긴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표면을 얻고자 할 때에는 좋은 선택이 되구요. 타미야 아크릴보다 알콜이나 아세톤으로 청소도 더 쉽게 잘 되니 좋더군요.

지금 서페이서는 ammo mig사의 제품과 바예호 서페이서를 쓰는데 도막 강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매끈한 표면이 얻어진다는 측면에서는 바예호 서페이서가 단연 좋구요. 앞으로는 바예호 도료를 계속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바예호 모델 컬러의 경우 붓칠이나 에어브러슁이나 모두 이상적인 도료라고 생각됩니다. 보통 아크릴의 경우 에어브러쉬 청소가 좀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모델 컬러는 에나멜이나 락커만큼 청소가 쉽습니다.

암튼, 에어브러쉬 청소가 간편하지 않은 도료를 써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럴 경우 속편하게 사진과 같은 도구들을 마련해놓고 아세톤과 함께 브러쉬의 도료관과 노즐을 걍 뚫어버립니다. ㅎㅎ 그게 가장 속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