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황선휘님 말씀대로 제목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바꾸고 좀 더 장황하게 써 봤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 새로운 것에 눈독이 들어 한두번 시도해보고 일단 결과를 보고 나면 다음부터는 귀찮아서 손 대지 않습니다. 모형에서는 에칭 사용, 퍼티를 써서 찌메리트 코팅 적용, 데칼 사용 등입니다. 일반 생활에도 거의 똑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상생활 방식이 모형 생활에 적용되었다고 보는게 맞겠지요. 다만 차이는 모형과 달리 생활은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들이 많다는 점이겠죠. 그래서 취미 생활이 좋습니다.

에칭은 네 키트 정도에 적용해본 뒤로는 일부러 에칭 제품을(에드워드, 에어웨이브 등) 산 적은 없습니다. 타이거1과 판터A 및 4호전차에 손수 퍼티로 찌메리트 코팅을 시도해 본 뒤로 이 부분도 손 놓았고, 데칼은 어려운 것은 아닌데 색칠을 미루다보니 데칼 적용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더군요. 이게 습관화되다 보니 이제 키트 살 때 데칼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데칼 때문에 키트를 산다는데 제 경우 데칼 없는 경우라도 키트를 삽니다.

색칠엔 큰 관심이 없지만 남들이 잘 칠한 작품 구경은 좋아합니다. 심한 웨더링(그냥 지저분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는 아주 약하게 들어간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눈에 잘 안띄는 디테일은 없어도 상관 안하지만 전체적인 윤곽이나 비례는 집착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예전엔 비행기와 자동차 키트는 레벨/모노그램, 탱크는 타미야 (제 경우 조립이 쉬워서가 아니라), 인형은 호넷과 덕스오리지날, 파인하비 등을 좋아했습니다. 요즘은 3D 기술이 적용되면서 예전보다 키트들이 훨씬 정확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유별나다면 탱크 바퀴와 트랙 모양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의외로 탱크/장갑차 키트 가운데 바퀴 모양이 잘 나온 키트가 많지 않습니다.

요즘은 아카데미를 비롯한 대부분 회사에서 워낙 키트가 잘 나오니 별 문제 없겠지만 예전엔 차체나 포탑 등을 가공 또는 교환 등을 해야 제대로된 차량이 재현되는 (일반적인 고증에 따른 차체 모양을 수정하는 일이었지 드래곤 타이거1 키트처럼 어느 전투, 누구 차량 이런 것은 아닙니다)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수정 작업을 좋아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자료집을 사 모았고 요즘엔 인터넷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모형 작업이 더 재미있습니다.

가끔 느끼는데 모형을 참 좋아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MMZ에 가입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제가 색칠까지해서 올린 작품은 없습니다. 문제는 모형경력 40년이 넘는 지금도 신제품 조립하면서 조립 실수를 한다는 점이고 더 큰 문제는 이제는 작은 부품은 확대경 없이는 작업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취미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계속 가야 되겠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