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주 님이 추천해주신 제도용 잉크를 알아보니 이쪽도 모형에서 많이 쓰이는 수성도료더군요. 조사 끝에 물에 녹고 수명이 오래가는 Winsor & Newton Calligraphy ink 를 구입했습니다. 

 

흔히 알려진 만년필용 잉크(왼쪽 파일롯 잉크)와 윈저의 제도용 잉크의 차이는 염료가 아닌 전통적인 안료 기반으로 비내수성+수명이 매우 깁니다.

 

만년필용 잉크는 용매를 이용해 색상을 내는 색소를 액체로 녹인 염료라서 관이 비좁은 만년필이 막히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또한 내수성이 있어서 한번 마른 후에는 물에 다시 잘 녹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내구성은 떨어지므로 햇빛에 반년 이상 노출한다면 색이 두드러지게 탈색하게 됩니다. Winsor & Newton 에서는 Drawing ink 이름으로 26가지 색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딥펜용 잉크 (제도용 잉크)는 피그먼트=안료라서 색소가 완전히 녹아있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밑으로 가라앉으므로 흔들어줘야 합니다. 당연히 만년필 같은 것에 쓰면 잘 막히므로, 딥펜같은 옛날 펜이나 붓으로 그리는 용도입니다. 만년필용 잉크와 달리 내수성이 없으므로 물방울이 떨어지면 다시 녹으므로 그린 후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대신 안료 도료이므로 내구성은 매우 뛰어나, 몇년이 지나도 햇빛에 탈색하지 않습니다. Winsor & Newton 에서는 Calligraphy ink 이름으로 18가지 색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테스트 해보니 역시 발색이 에나멜처럼 매우 강합니다. 빠르게 마르므로 여러겹으로 더 진하게 표현할 수도 있고요.

 

 기본적으로 수성 도료이므로 물로 농담을 표현할 수 있고, 팔레트로 색상을 서로 섞어서 여러가지 색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염료기반 (Drawing ink) 잉크는 한번 마르면 수정이 안되므로 조심해야 하지만 안료기반 (Calligraphy ink) 잉크는 에나멜 먹선처럼 물로 지울 수 있으므로 프라모델 먹선 표현시 사용 가능합니다. 

플라스틱 표면에 발라보니 물방울처럼 표면 위를 굴러다녀서 붓칠이나 에어브러시를 하기 전에 프라이머를 발라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은색과 금색 도료는 알갱이가 타이야 에나멜 급으로 미세한 편이므로 나름 좋은 대체제로 보입니다. 알갱이가 아주 안 보이는 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