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zq3gYLGNbHE&t=1021s

대략 여기 영상과 같은 한계에 봉착해서 아크릴로는 유화물감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유화 물감을 쓰면서 특성을 파악해보니, 보다 쓰기 편하고 청소도 편한 아크릴로 시도하고 싶어졌는데요. 유화의 가장 큰 특성인 긴 건조시간과 끈적한 점성을 구현하고 나무 무늬 그리기를 여러차례 시도해봤더니 언뜻 비슷한 결과를 내면서도 완전히 같은 결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먼저, 아크릴의 건조 시간을 늘리기 위해 리타더 및 젤 미디엄을 썼고 그 중에서 점도가 높은 젤 리타더를 구입했습니다. 아크릴 물감도 가장 끈적한 헤비바디 타입 골덴 아크릴을 샀구요.

실전에 적용해보니 종이가 물을 빨리 흡수해서 리타더를 써도 금방 말라버립니다. 그래서 코팅 종이를 구현하기 위해 바니쉬를 위에 발라줬습니다. 락카 스프레이도 유효하더군요.

이 상태에서 유화물감으로 나무 무늬를 그리듯 똑같이 해봤는데, 언뜻 유화와 같은 멋진 결과가 나오는 듯 싶다가 계속 붓질을 하면 어느 순간 무늬가 전부 뭉개지고 평평해지면서 플랫한 표면이 되어버립니다. 여러 조합으로 테스트 해봤는데 적어도 젤 미디엄을 써야 원하는 순간(?)이 올 가능성이 높고, 보다 비싼 젤 리타더와 골덴 헤비바디 아크릴까지 쓰면 성공확률 및 성공 지속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문제로 계속해서 붓질하다보면 결국 무늬가 사라지고 전부 플랫한 표면이 되어버립니다. 유화물감은 빗질을 해주면 해줄수록 아름답고 예쁘게 나무 무늬가 피어나는데 말입니다. 이건 단순히 가능/불가능 여부만이 아니라 도색 면적과 연관되기 때문에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무늬가 아주 적당하게 잡히는 순간이 매우 짧으므로 한번에 도색할 수 있는 면적이 좁아지는 거죠. 예를 들어 범선 프라모델의 선체처럼 넓은 면적에는 적용하기 힘들어집니다.

자동차 대시보드나 총 개머리판처럼 아주 작은 면적에 나무 도색을 원하시는 분은 리타더 사고 여러번 연습하신 다음 시도하면 꽤 잘 나올 겁니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나무 무늬 결과물은 유화물감을 써야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