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하비페어 2022에서 한정판 출시로 큰 인기를 얻었던 삼선교 아카데미 제품의 다소 늦은 소개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이 제품은 삼선교에 위치했던 현 (주)아카데미의 창세기 격인 모형점을 프라모델화 했습니다.

지금 30대 후반에서 50대 모델러는 삼선교에 위치했던 아카데미 본점을 잘 기억할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기억이 있고 중학생 때는 근처 학교에 등교하는 길에 거의 매일 이 모형점 앞을 지나쳐갔습니다. 제 생일에는 그 동안 모았던 용돈과 특별 보너스를 들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모형점 문을 들어서던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한정판에 포함된 피겨에 중학생 교복을 입혀 놓으면 딱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삼선교 아카데미과학은 제조사뿐 아니라 모델러에게도 의미가 있는 장소입니다.

물론 제조사인 아카데미과학 입장에서도 기업이 시작된 곳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조사의 설명으로 본 제품은 80년대 중후반의 모형점 모습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신문에 실린 이 사진 한장과 당시의 기억이 제품 개발에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요즘과는 달리 사진이 흔한 시절도 아니고 설사 사진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크랩이나 앨범에 보관하는 시절이라 시대별로 변한 모형점의 모습을 정밀하게 촬영한 사진은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69년 창립이후 90년대도 매장이 사라질 까지 여러번의 리뉴얼과 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기억속의 삼선교 아카데미는 조금씩 다른 모습일 듯 합니다. 사실 저는 저 곳을 뻔질나게 드나들었어도 정확한 구조나 외관이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그럼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제품의 구성을 보면 좀 특이한 면을 발견할 수 있는데 상당히 넓은 면적의 베이스가 존재하고 모형점은 쇼윈도우 부분은 정밀하게 재현되어 있으나 내부는 인쇄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제품 컨셉 자체가 모형점 자체를 정밀하게 재현한다기 보다는 밖에서 본 모형점의 외관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고 저렇게 넓은 빈 베이스를 구성한 것은 그 곳에 무엇을 놓으라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제조사가 생각한 이 제품의 의도는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종의 아카데미 과학이 있는 80년대 거리 풍경을 위한 비네트 세트 같은 느낌입니다. 

쇼윈도우를 새시를 만들기 위한 부품입니다.

 

이 간판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는데 간판에 음각으로 만들어진 글자 부분을 런너 한판을 할애하여 부품화하고 있습니다. 도색이 필요 없게 간판을 재현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입니다.

 

쇼 윈도우 부분은 당연히 투명 부품으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이 런너에는 쇼 윈도우에 전시된 모형들이 앙증 맞게 재현되어 있는데 유심히 보면 모두 아카데미에서 제품화한 제품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F-22가 있네요. 80년대 모형점에 F-22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는건 명백한 고증 오류라고 지적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모형점 내부는 인쇄물을 대치되어 있습니다. 아카데미 회장님의 모습과 마치 저 같은 아이의 모습이군요. 아카데미 매장의 외관이 여러번 바뀐것과 같이 내부도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홍보 포스터도 재미있네요.

 

이 제품은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판매하고 있는 LED 세트입니다. 가격은 8,000원(제품가 5,000원, 송료 3,000원)이며 키트에 딱 맞게 만들어진 LED 부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상으로 삼선교 아카데미 제품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제품은 아카데미 과학의 시작을 기념하는 제품이기도 하지만 원래 기획 의도가 모형점 자체보다는 이를 이용한 하나의 장면을 재현하는 재료로서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자사의 포니 키트나 다른 1/24 스케일 아이템과 인형을 활용하면 재미있는 80년대 디오라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본 제품의 소비자가는 25,000원으로 모형 취급점에서 지금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