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아크릴계 프라이머는 바예호 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써본 분은 아시겠지만 바예호 프라이머의 접착력은 독보적으로 약합니다. 해외 포럼에서도 바예호는 프라이머와 그냥 모델에어 도료의 접착력 차이를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더군요.
그러다가 "샌딩"이 가능한 아크릴 프라이머가 있다는 말을 듣고 사봤습니다. 자동차 모형에서 본닛 광빨을 내기 위해 컴파운드 질을 하려면 타미야 같은 락카-에나멜계 프라이머로 작업하는게 기본인데, 아크릴도 타미야처럼 컴파운드질이 가능하다고 하니 몹시 궁금해지더군요. 샌딩이 가능하다는 말은 프라이머의 표면 고정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뜻도 됩니다. 지금까지 페인트가 들뜨는 현상으로 고생해온 만큼 제 고민도 해결해줄 것 같았습니다.
위에서 나온 샌딩 가능한 아크릴 프라이머는 Badger Stynylrez 에서 만든 프라이머입니다. 미국의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건데 국내에도 정식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더군요. 아마존에서 직구하면 $30 에 1파운드 (450g) 입니다만 영하의 온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변성이 일어나서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비교군으로 저는 처음 써보는 Mig AMMO 프라이머와 AK 3세대 프라이머를 사봤습니다. 세종류 전부 에어브러쉬가 가능하며 필요하다면 바예호 에어브러쉬 신나 등을 타주면 됩니다.
이형제 제거를 위해 퐁퐁에 담근 부품으로 테스트했습니다. 표면에 프라이머를 적용하고 하루 동안 냅뒀습니다.
먼저 Badger Stynylrez 프라이머입니다. 굳은지 몇시간이 지나니 대나무 이쑤시개로 긁어도 잘 안긁힙니다. 손톱으로도 안 긁힙니다.
하루 지난 후 디스파이어 전동 샌더로 긁었는데 에폭시 퍼티를 바른 것처럼 엄청나게 안 갈리더군요. 프라이머를 샌딩하기 전에 주위 플라스틱이 먼저 갈려나가는 걱정을 해야 할 판입니다. 손톱으로 벅벅 긁어도 전혀 안 갈립니다.
해외 평가대로 샌딩 작업 확실히 가능하고 예상보다 엄청나게 강력하게 고착됩니다.
다음은 Mig AMMO 아크릴 프라이머입니다. 이것도 의외로 강력했습니다. 몇시간이 지나자 대나무 이쑤시개로 긁어도 잘 안 긁히고 Stynylrez 보다 아주 약간 약한 수준이었습니다. 손톱으로 긁으니 조금 긁혔습니다.
하루 지나고 전동 샌더로 긁자 이것도 고운 가루가 날리면서 샌딩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사진을 보면 아시듯이 Stynylrez 보다는 고착력이 약해서 주위 플라스틱보다 프라이머가 먼저 갈려나가 바닥이 보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작업이 편합니다. 손톱으로 긁으니 벅벅 긁어야 조금씩 벗겨집니다.
마지막으로 AK 3세대 프라이머입니다. 전부 같은 회색인데 이 제품만 유독 밝은 색인 Light gray 컬러입니다.
이건 몇시간 후 이쑤시개로 긁을 때부터 바예호처럼 슥슥 잘 긁히더군요. 손톱으로 슥 대면 그냥 쓱 긁힙니다.
하루 지나서 전동샌더기로 테스트하니 이거 완전히 바예호네요. 사포로 마모되는 표면만 갈리는게 아니라 주위에 바른 프라이머까지 필름처럼 딸려 올라오면서 지저분하게 긁힙니다. 손톱은 물론, 이쑤시개도 슥슥 잘 긁힙니다. 사포작업 불가능합니다.
접착력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바예호 = AK 3세대 <<<<<< | 샌딩의 벽 | < Mig Ammo <<< Badger Stynylrez
냄새 안나는 아크릴 계에선 Stynylrez 가 가장 강력하고 Mig Ammo 도 버금갈 정도로 강력합니다. 아크릴 계에서 가장 강력한 Stynylrez 으로 현존 가장 강력한 프라이머인 유성 프라이머 중 군제, 타미야, 자동차용 프라이머와 비교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