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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타이타닉 외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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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타이타닉 외 기타
등록일: 2024-10-11, 05:46 PM, 읽음: 593
김동현

아카데미 타이타닉을 도색을 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도색을 전혀 하지 않고 만드니까 좋네요. 역시 모형 제작의 주적은 첫째가 도색이고, 둘째가 조립이고, 셋째가 데칼 붙이기입니다. 제 말이 농담만은 아닌 것이, 아카데미의 이 제품을 만들어 보면 "이렇게 색분할을 할 수 있는데, 왜 다른 제품들은 안해?"라는 투정이 절로 나오거든요. 

LED 파트는 어린 시절 만들던 2석, 4석 라디오 조립이 기억나서 재미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만들기만큼은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며 자라왔던 듯합니다. 그 쪼끄만 어린애들이 전기인두에 손을 데이고 실납이 녹는 연기를 코로 마셔가며 라디오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뿐인가요. "해문 시리즈"로 나왔던 공작 책이나, 어린이 잡지의 별책부록 등도 그 제작 난도가 엄청 높았죠. 

그러니 이 정도 쯤이야!

타미야 1/72 F-16은 만들고 보니 헬쓱해 보입니다. 얼굴이 반쪽이네요. 저는 고증이니, 디테일이니, 프로포션이니 하는건 거의 따지지 않는데, 얘는 어딘가 아파 보여요. 연료탱크가 없어서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직장 근처에 전투비행단이 있어서 가끔 머리위로 F-16이 날아다닙니다. 어쩔땐 깜짝 놀랄 정도로 낮게 날더군요.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 실로 육중하고 우렁찹니다. 

제가 아는 F-16은 저렇게 가냘프지 않습니다. 

이탈레리 1/72 F-104는 데칼이 오래되어서 찢어지고 부서지는 바람에 만드느라고 애를 먹었습니다. 원래 이탈레리는 데칼을 사면 키트를 끼워주는 회사로 유명한데, 그 데칼마저 사망이면... ㅎㅎ 키트는 오래된 ESCI 제품입니다. 만들면서 느꼈는데, 얘도 이제는 관짝 덮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시장에서 통할 물건은 아닙니다. 아카데미/레벨 1/72 F-104는 아직 사놓고 만들어보지는 않았는데, 이것보다는 나았으면 합니다. 

현용 독일군 국적마크는 참 멋집니다. 제가 보기엔 전세계 공군을 통틀어 가장 멋진 라운델 중 하나입니다. 조그마한 나치의 흔적조차 허락받지 못한 패전국이지만 철십자 훈장의 디자인만큼은 이렇게 남기는데 성공했네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1차 대전때의 국적마크'를 표방하겠지만, 저 마크를 보면 철십자 훈장이 먼저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퍼즐을 완성시켰더니,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인생에선 이렇게 소설같은 우연이 자주 벌어집니다.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알베르 까뮈는 참 잘생겼습니다. 조르주 상드는 "쇼팽은 왜 저런 촌스러운 아줌마를 좋아했을까?" 싶고, 버지니아 울프는 솔직히 '여자 찐따' 같은 느낌이고, 하퍼 리는 처음에는 친절하게 잘 해주다가 어느 순간 확신이 들고서는 달라질 것 같은 (그런 사람 주변에 가끔 있죠) 그런 인상이고, 사무엘 베케트는 겉으로는 센척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 겁쟁이일 것 같고, 윌트 휘트먼은 판 깔아주면 엄청 재밌게 잘 놀 사람 같습니다.  

한 10년 뒤에 비슷한 주제로 퍼즐 제품이 시판되면 한강 작가도 들어갈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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