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모형 사이트이니, 예의상 첨부하는 하세가와 1/48 P-400 작업중 사진)
독일어: Synchronizität
정신분석학자 칼 융이 제창한 개념으로, 싱크로니시티란 일종의 의미가 있는 '우연의 일치'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개별적인 인과관계를 가지는 두가지 사건이 동시에 연속적으로 발생했을 때 이 둘 사이에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지만 실제로는 우연이 아닌 비(非)인과적 법칙이 있으며, 이는 인간의 마음과 현실세계 사이 즉 의식의 틈을 비집고 무의식에서 보내는 메세지로도 보고, '싱크로니시티'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려 하였다. (나무위키)
-----------------
방금 신기한 경험을 해서 재미삼아 말씀드려 봅니다.
- 어제 낮: 방안에 파리같은 곤충이 날아다니다가 빈 플라스틱 용기 안으로 알아서 들어감. 그대로 뚜껑을 덮어버림. 죽이기도 귀찮아서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져놓음.
- 오늘 오후: 점심 먹고 노곤노곤한 상태에서 문득 어제 그 파리가 기억남. 어떤 의미에선 파리가 '생매장' 당한게 아닌가 혼자 몇 초간 생각의 꼬리를 이어나감.
- 그 뒤 1초 경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모니터의 유튜브 화면의 스크롤을 아무 생각 없이 내림.
- 그리고 다음의 화면이 뜸.
유튜브가 신통하게도, 오른쪽 아래에 "싸가지 없는 리츠코를 생매장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지 않냐고 저한테 한번 보라고 추천하는군요.
맹세컨대 저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생매장과 관련한 어떠한 검색을 한 적도 없고 관련 동영상이나 사이트를 본 적도 없습니다. 설마 유튜브가 1초 전의 제 머릿속을 들여다보았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그런게 가능하겠습니까? 융이 자신의 책에서 "끝내주게 재미있는 현상"이라는 호들갑스러운 표현까지 썼던 동시성 현상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합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니 융의 말대로 "끝내주게 재미있기는" 하군요.
궁금해서 어제 낮에 버렸던 그 플라스틱 통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경험한 직후에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글로 써놓으니 감흥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군요.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