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g 1/35 아크자리트를 완성했습니다. 안 예쁘게 생긴 차량입니다.
예쁘고 안 예쁘고는 순전히 사람의 미적 기준에 따른 주관적 판단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동물 가운데서도 예쁘고 멋지게 생긴 녀석이 있고 흉하게 생긴 녀석이 있습니다. 걔네들이 그렇게 생기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테고, 모두 자연선택에 따른 결과일 뿐이죠.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긴 놈들 가운데 그렇게 생겨먹은 놈들이 많은 것 뿐입니다. 군사장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설계자들이 미적 요소 따위의 사치를 부릴 이유는 전혀 없고, 순전히 '많이 살아남고' 또 '많이 죽이는' 것만을 목적으로 진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 결과가 우리가 지금 모형으로 만나고 있는 장비들의 생김새입니다.
어떤 분이 생물의 진화를 비행기의 진화에 비유하더군요. 자연선택에는 목적도 방향성도 없기 때문에 생명의 역사 초창기에는 기괴하고 다양한 생물종이 넘쳐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며 결국 '살 놈'만 살아남게 되고 수렴진화도 나타난다는 거죠. 비행기가 발명된 직후 반세기 동안에는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온갖 기발한 모양의 비행기들이 탄생했지만, 오늘날에는 세계 어디에서나 비행기가 비슷한 디자인을 갖게 되는 것도 그와 똑같은 이유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실전을 치르는 진정한 '야생의 세계'인데 그 나라에서는 장비가 저렇게 진화하나 봅니다.
안 예쁩니다.
타미야 1/35 M51입니다. 설명서에는 3차 중동전쟁 당시 "Ariel Sharon" Bison Division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포신의 띠가 킬마크 맞죠? 나무위키에는 아리엘 샤론에 대해 이렇게 써 있네요.
"이후 제3차 중동전쟁에 참전하여 아부 아게일라 전투를 압도적 승리로 이끌며 탁월한 야전 지휘관으로 명성을 떨쳤다. 다만 대담한 수준을 넘어서 거의 무모하다시피 한 기질과 명령 위반을 밥먹듯이 저지르는 성향 때문에 모세 다얀을 제외한 상관들 거의 전원과 사이가 나빴고, 그 결과 진급 길이 막혀 1973년 남부사령관 역임을 끝으로 전역했다."
순전히 저 혼자만의 어설픈 일반화입니다만, 세계 어느 나라든 어느 시대든, 현역으로 군복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지도자는 폭군은 될지언정 최소한 암군은 되지 않습니다. 대개 암군이 되어 나라를 망치는 지도자는 군대 생활은 해 본 적도 없으면서 군대식 겉멋에만 대단한 '뽕'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탱크는 실컷 했으니까 이번에는 헬리콥터 한대 조지기로 했습니다. 1/48인데 너무너무 작아요. 이런 앙증맞은 크기의 물건이 사람도 태우고, 무기도 싣고, 하늘도 날아다니니 신통방통합니다.
마크 중에 1998년 보스니아 주둔 미육군기가 있네요. 그렇지 않아도 피터 마쓰가 쓴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책을 요즘 읽고 있습니다. 아직 밀로세비치가 집권하던 시절에 유고슬라비아 내전 상황을 취재한 기자가 쓴 책인데, 흔해빠진 표현이긴 합니다만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라는 말이 더없이 맞습니다. 메시지고 나발이고간에, 그냥 순수하게 재미있습니다. 유고 내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진 찍는 김에, 몇 달 전에 (아직 환율이 1200원대였을 때 ㅠㅠ) 알리에서 소소하게 줏어담던 '예쁜 쓰레기' 몇 개도 찍었습니다.
이걸 사무실 어딘가에 세워놓으려고 사기는 했는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정년 마치기 전에는 아무래도 힘들 듯...
각 나라의 국기를 소재로 한 열쇠고리를 파는 가게가 있더군요. 하고 많은 국기중에 딱 이 세 나라를 골랐습니다.
이걸 산게 대략 작년 여름쯤인데, 셋 중에 가운데 나라는 그 사이에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뜬금없이' 사라졌죠. (물론 나라가 사라진게 아니라 정권이 사라진 거지만, 거기도 결국 이라크처럼 되겠죠.) 나머지 두 나라도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들이죠. 마치 남부연방기가 레어템이 된 것처럼 이런 불량국가들의 국기도 나중에 희귀템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블랙사바스를 무척 좋아합니다. 지금 태어나고 있는 아이들이 나중에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을 좋아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블랙 사바스는 틀림없이 좋아할 겁니다. 어둠과 우울은 시대를 타지 않거든요.
저 666 뱃지는 진짜로 가방에 붙이고 다니려고 진지하게 마음먹고 샀습니다. 혹시 길거리에서 저 뱃지를 보시거든 저인 줄 아십시오.
싼게 비지떡입니다.
예쁜 쓰레기는 보면 이쁘기라도 하지, 이건 워낙 조잡해서 이쁘지도 않네요.
그나마 얘는 좀 봐줄만 해서 책장 한켠 구석에 장식품으로 걸어놓고 있습니다.
열받는 일이 있으면 사무실로 돌아와서 씩씩대면서 '저게 실물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혼자 생각합니다. ㅋ
지갑이 낡아서 새 것으로 바꿔볼까 하고 샀는데... 네, 아무래도 욕심이 과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지갑을 알아봐야 겠습니다. ;;;
현명한 소비는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입니다. '싼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저런 자질구레한 물건들의 가격만 보고 덥썩덥썩 주문하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