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씨 나와 결혼해주겠어요? 내가 물었다.
이제서야 그 말 하는거에요? 그녀가 별처럼 웃었다.
처음 볼 때부터 당신하고 결혼하게 될 걸 알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거에요 하지만 몇년간 몇번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했는데, 늘 매번 나는 당신하고 있는게 늘 너무 행복했어요 지연씨도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오빠는 내가 누군지 잘 모르지 않아요? 하긴, 사실은 나도 내가 누군이지 모르겠어요. 나이 서른 다된 노처녀가 이런말 하는게 꼭 사춘기 아이 같이 들리겠지만 난 사실은 내가 누군지 늘 괴로왔어요 오빠는 내가 누군지 정말 누군지 알면 , 오빠가 그걸 알면 날 싫어할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말인지 모르겠어요 난 정말 지연씨를 사랑해요.
내 본 모습을 보게 되어도 그리고고 오빠가 나와 결혼할 마음이 있다면 그때 다시 청혼해줘요. 그럼 좋다고 말할게요.
본 모습이 보게 되다니요. 나는 꽤 오랬동안 지연씨를 봐왔고 지연씨를 알아요. 내가 하나님이나 독심술가는 아니지만 내가 본 지연씨가 다른 나쁜 사람일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난 지연씨를 믿고 사랑해요.
고마와요. 많이 고마와요. 그래요. 사실 ....당신이 언제고 내게 고백해줬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늘 두려웠어요. 당신에게 내가 누군지 말해야만 하는걸까, 말하지 않고 지내도 되는걸까 너무 계속 괴로왔어요 나도 오빠에게 점점 가까와지고 마음이 열리는걸 느끼는데 오빠가 내가 누군지 알면 그때도 날 사랑해줄수 있을지 두려웠어요....
난 지연씨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연씨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너무 착한사람이에요. 내가 그걸 잘 아는데요?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의 장기를 주는 사람 그렇게 흔하지 않아요 장기 공여하겠다고 병원 왔다가 마음 바뀌어서 도망치거나 아예 연락 끊는 사람도 많아요.
그건... 그건 오빠가 날 잘몰라서 그래요.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는게 아닐지도 몰라요.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것 뿐이에요.
점점 이해할수 없는 말에 내머리는 너무 복잡해졌다. 청혼받은게 부끄러운건지 아니면 내가 싫은걸 돌려서 말하는건지 아니면 내 언어 능력이 급격히 퇴화되는건지...
아니 오빠 나도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내가 누군지 알아도 날 사랑한다고 약속해줘요 그리고 결혼해달라고 말해줘요 그게 내 솔직한 마음이에요.
몇주간 준비한 나의 청혼은 알수 없는 문답만을 남기게 되었다. 준비했던 풍선도 샴페인도 케익도 작은 반지도 그날 빌려간 친구의 차 트렁크에 그대로 실려 있게 되었다.
이주가 지나고 당직이 없는 토요일에, 나는 다시 그녀를 만났다. 그녀가 말한 그녀 자신을 찾는 여행에 동참하기 위해서, 원래 영화라면 기차를 타고 연인들끼리 내적 자아를 만나기위해 혹은 스승을 만나기 위해 장면이 나오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양 평촌역에서 그녀를 만나 지하철을 타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병원 근무에 지친 나는 졸다 깨다를 반복했는데 깨보니까 거의 두시간가까이 4호선을 타고 있었어다.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내가 내린곳은 장미원이라는 버스 정류장이었다.
"오빠 여기가 왜 장미원인지 알아요?" 2시간만에 그녀가 처음으로 말을했다.
"아니 모르겠는데요?"
"예전에 내가 아주 어렸을때 엄청나게 커다란 장미 농원이 있었어요. 지금은 저기 작은 빌라들 들어온자리에요 그 장미 농원 주인이 수영장에서 사고가 나고 농원을 팔게 되었느데 그다음부터 집들이 많이 들어서서 왜 장미원인지 기억 못하게 되었죠. 나도 15년만에 처음와봐요. 예전에 장미원 없어지고 빌라들 들어올때 뒤에 언덕이 보였는데 지금은 언덕이 하나도 안보이네요 조금만 더 걸어요 우리."
그녀는 버스 정류장에서 오분쯤 걸어 어떤 2층 집앞에 섰다.
"이집이에요. 내가 처음 자란집. 중학교때까지 여기서 살았어요. 없어졌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아직도 있네요. "
" 아그래요?| 그래서 여기 오자고 한거에요?"
"예. 맞아요. 이 집에 와야 이 동네 장미원에 돌아와서 물어야만 오빠가 날 정말 사랑하고 버리지 않을지 알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이집에서 태어난게 아니고 난 이 집앞에 버려졌어어요."
"예?" 나는 정말 놀랐다. 놀. 랐. 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일을 많이 격다보니 놀라는 것에는 단련이 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놀랐다.
" 맞아요 업동이라고 하죠? 내 진짜 엄마는 누군지 몰라요. 날 키워주신 어머니 아버지가 아주 예쁜 아이를 낳았는데 그아이가 100일 넘기자마자 죽었어요. 그리고 날 키워준 어머니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요. 그런데 어느날 100일쯤 되어보이는 여자 아이가 이 집앞에 버려진거에요. 내 이름 이지연이요? 원래 출생신고된 아이의 이름이에요. 내 생일이요 ?죽은 아이의 생일이 내 생일이에요. 사실 장미원 뒤에 언덕이 있거든요. 그 언덕에 진짜 이지연 아기는 묻혀있다고 하더라구요. 나는 누구죠? 오빠는 날 사랑할수있어요? 나는 엄마 아빠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늘 언제나 언제나 무서웠어요. 또 버림받으면 어디로 가야 되나 나는 내 장기을 아빠에게 주려고 했던게 아빠를 사랑해서 그런건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랑 받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서 그런지 늘 혼란스러워요. 잘한다 잘했다 훌륭하다 말하는데 나는 그냥 너무 버림받을까봐 무서웠던것 뿐이에요."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나는 있잖아요.... 나는 그래도 말이에요 ..그렇지만 말이에요... . 그냥 그냥 지금 그대로 그런 지연씨를 사랑해요 내가 다 지켜주고 같이 우리 치유해가면서 서로 도와가면서 살면 행복하게 살수 있을거에요. 어두운 일 다 잊고 나랑 결혼해요. 그냥 나랑 결혼해서 지연씨 닮은 귀여운 아이 많이 나아서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그럼 되요. "
나도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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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에 쓰다가 중단된 소설의 인물 배경의 빌드업쯤 됩니다. 심리묘사는 모두 제거하고 대화중심으로만 해봤습니다. 원래 주인공 가족이 할아버지를 죽게 버려두는 내용을 연결해서쓰려고했느데 사실은 머릿속에 다 써뒀는데 좀 제가 많이 괴로와서 다른것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