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카데미가 1/144 킷을 많이 내주는군요. 미니크래프트 금형이 대부분이고 즈베즈다 재포장, 아카데미 고유 금형도 있는 것 같은데...P-8 포세이돈이 아카데미 고유 금형인 것 같더군요. 그런데 아카데미는 항공기 킷을 내놓을 때마다 눈에 금방
띄는 삑사리를 내는 것이 좀 아쉽긴 하더군요. 보잉 707, 727, 737 시리즈의 기수 형상은 볼이 살짝 빈약한 듯한 특유의 맛이 있는데 아카데미 P-8은 볼이 너무 통통해서...737 베이스 기체같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뭐, 미니크래프트도 디테일이 썩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1/144 항공기 킷 라인업이 늘어나는 것은 좋군요. 지상전 전투 차량들이야 크기가 다들 고만고만해서 1/35면 딱 좋은 사이즈가 되는데...항공기는 길이 10미터 남짓의 경비행기부터 시작해서 80미터에 육박하는 대형 수송기까지 사이즈가 천차만별입니다. 게다가 목적에 따라서 날개의 형태가 기종에 따라 천양지차라서 프로펠러 수송기같은 종횡비가 크고 직선익 형태의 날개를 가진 항공기의 경우는 전투기보다 훨씬 큰 공간을 차지하니까...그런 기종에 한해서는 작은 스케일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제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1/32나 1/35는 너무 큽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스케일은 특별한 목적의 전시 모형이 아니면 함부로
건드릴 것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실제 기체를 방불케 할 정도로 디테일 작업을 해주려면 시간도 엄청나게 소모될 것 같고요.
저는 아직 1/32는 한 번도 안 만들어봤습니다.
1/48도 상당히 큰 사이즈라서 길이가 20미터에 육박하는 F-14, F-15, F-18E/F, F-22같은 대형 전투기만 되어도 부담스러운
크기가 되죠. 저는 그래서 F-16, F-35정도의 소형 전투기 혹은 2차 대전 때의 프롭 전투기들이 1/48 사이즈의 마지노선
이라고 여기고요.
1/72는 거의 모든 전투기 모형에 부담이 없는 사이즈입니다. 2차 대전 폭격기인 B-25정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크기가 될 것 같고요. DC-3같은 저출력 엔진에 필요한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큰 종횡비의 거대한 날개를 가진
모델이나 B-17 정도만 되어도 슬슬 부담스러운 크기가 되기 시작하죠. DC-4, DC-6, 혹은 C-54 스카이마스터 정도의 4발
래디얼 엔진 민항기/수송기 쯤 되면 길이, 폭이 50cm 정도 되니까 부담스러운 영역에 들어갑니다. 소형 제트기인 보잉 737
도 1/72면 상당히 거대한 크기가 됩니다. 이런 기종에 한해서는 1/144가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보잉 747, 록히드 C-5같은
거대한 항공기의 경우는 1/144로도 부담스러워지긴 합니다만... 대충 만들어보고 싶은 대형 항공기 범주라면 1/144가
딱 좋은 사이즈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면에서 킷 메이커들이 1/144도 좀 디테일에 신경 써서 좋은 킷을 만들어줬으면 좋겠군요.
1/72, 1/144 스케일 대형 항공기들은 레벨, 즈베즈다의 킷이 준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아카데미는 좀 아쉽습니다. 제품 개발 부서에 항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차 킷은 비교적 삑사리가 덜한데...
항공기 킷은 엄청난 삑사리에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