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최근에 구입한 타미야 F-16C 킷 런너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요즘이야 금형 설계를 3D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금형의 퀄리티도 지난 8,90년대의 금형들과 비할 수 없이 좋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컴퓨터로 디자인한 금형이라고
할지라도 타미야 킷은 다른 업체들과 좀 다릅니다. 2005년 이후? 암튼 최근의 타미야 킷 사출 런너를 보면 패널라인이 극도로
절제되어서 찍혀있습니다. 사포질 한 번 하면 다 뭉개지게 생겼죠. 에어픽스나 다른 업체들처럼 과장된 패널라인이 아닙니다.
오래된 킷을 작업할 때 다소 과장된 패널라인을 직접 긋던 습관으로 보자면 타미야 킷의 패널라인도 작업자가 더 깊게
파 줄 수는 있겠으나...제가 보기엔 그냥 작업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포질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부품들끼리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집니다. 타미야라고 단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타미야 최신 에어로 킷들은 단차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부품끼리 모아놓고 무수지 몇 방울 떨어트리면 간편하게 조립이 되는 구조이죠.
정교한 패널라인을 보면 아예 사포질 하지 말라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타미야니까 이런 물건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카데미도 패널라인이 정교해지긴 했어도 이 정도로 실 기체의 느낌을 주도록 적당한 깊이는
아닙니다. 모형적인 과장이 가미된 수준의 깊이죠.
문제는 이런 매끈하고 정교한 패널라인에 락카 서페이서를 뿌려도 좋은가인데....락카 서페이서란 물건이 사포질을 한
표면에 뿌리는 경우와 매끈한 표면에 뿌리는 경우가 도막 강도에 차이가 좀 큽니다. 사포질을 적당히 한 표면은 손톱으로
마구 긁어도 끄덕없는 강도를 자랑하지만 그냥 뿌리면 그만큼의 강도가 안 나옵니다. 마스킹 테이프엔 떨어져나올 정도는
안 되지만... 락카 서페이서란 물건이 락카 신너가 플라스틱 표면을 살짝 녹여서 서페이서 입자를 표면에 붙이는 방식인지라
희석 비율이나 에어브러쉬가 대상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도포되어서 표면에 락카 신너가 충분히 촉촉한 상태로
뿌려지지 않는 경우라면 제대로 서페이서 입자가 표면에 고착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살짝 까다로운 점이
있는데....하세가와 폴리스타이린의 경우는 재질이 매우 단단해서 락카 신너가 표면을 녹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세가와는 사포질도 꼼꼼히 안 해주면 마스킹 테이프에도 서페이서가 다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좀 있고요.
글쎄..최신의 타미야 항공 킷은 그냥 바예호 아크릴 프라이머로 작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습니다. 바예호 프라이머야 뿌리기 간편하고 건조 시간을 한 달 이상 길게 잡으면 도막 강도는 잘 나오는 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