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금 작업 중인 아카데미 1/72 F-35B입니다. 발매되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을 보고 구매했는데 약 1년간 묵혀두고 작업을 시작했다가 지금까지도 더디게 진척이 된 상태입니다. 제 나름대로 이 킷을 평가하자면 타미야 1/48 F-35B를 A+ 기준이라고 본다면 이 킷은 B+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부품들간에 단차가 크지 않고 형상도 괜찮은 편이라서 B+는 충분히 받을만한 킷입니다. 하지만 스텔스 전투기는 표면의 조립상태가 매우 정교한 물건입니다. 곡선과 칼같은 각이 묘하게 섞여있어서 모형으로도 만들기 까다롭습니다. 이 킷 정도의 정밀성으로는 스텔스 전투기를 제대로 살릴 수가 없습니다. 추가 작업을 많이 해줘야 하죠. 물론 다른 회사의 킷은 더 엉망입니다. 이탈레리 킷은 스텔스 패널에 각이 제대로 안 살아있고 두루뭉실해서...그 패널에 각을 살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장창도 그런식이라 디테일을 다 밀어버리든지 아니면 무장창 부품을 직접 만들어야 하죠. 아카데미 F-35B는 아예 무장창 디테일을 안 넣다시피 했기 때문에 디테일 넣기가 오히려 수월했습니다. 에어픽스가 최근에 출시한 1/72 F-35B킷은 더 끔찍하더군요. 형상도 엉망, 디테일도 엉망이었습니다. 물론, F-35는 F-22보다 더 만들기 어려운 형상이기는 합니다만...
암튼, 아카데미 킷도 스텔스 전투기다운 각과 곡선을 살리기 어려운 킷이네요. 기수 레이돔도 정확히 안 맞아서 수지 접착제 바르고 각 안 상하게 마스킹 테이프 붙이고 조심스럽게 각을 살리면서 사포질을 했습니다. 기수 다듬기는 이제 거의 끝났는데...문제는 스텔스 패널의 높이가 일정치 않고 대체적으로 낮은데 특히 배면 부분의 패널은 심각하게 낮아서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올리면 아예 스텔스 패널이 안 보이는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텔스 패널 라인을 하나씩 그려넣고 있습니다. 패널라인을 두드러지게 보이게하려면 그 방법 외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가 대신 패널라인 데칼을 넣어줬는데...그 데칼 색상도 좀 맘에 안들고 패널라인이 동체색과 구별되는 도색은 구형 도색인지라..(지금의 F-35 블럭3 이상은 그 도색은 더이상 안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패널라인을 직접 다 파는 수밖에 없습니다. 레벨 F-22도 형상만 좋다뿐이지 디테일이나 패널라인은 다들 엉망이라 거의 1년 동안 다듬었는데...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타미야가 F-35를 내준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이건 따로 작업할 것이 없습니다. 타미야 특유의 칼같은 양각, 음각 넣기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F-35 킷입니다. 다른 회사는 이렇게 못하더군요. 그냥 무수지 접착제로 조립만 하면 끝납니다. 물론 타미야 1/72 F-35는 무장창을 닫아버린 것이 아쉽긴 합니다. 스텔스 전투기라고 해봐야 러시아, 중국의 자칭 스텔스 전투기 말고는 미국의 F-22, F-35 밖에 없는데 타미야가 1/72, 1/48 F-22를 내주면 정말 고맙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세가와 1/48 F-22는 스텔스 음각, 양각 패널이 지나치게 오버스럽게 찍혀있습니다. 실기체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타미야 실력이라면 모형으로도 매우 그럴싸하게 그런 측면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그런 정교한 금형을 제작 하는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타미야라도 얼마 팔릴지도 모르는 F-22를 킷으로 만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만...
암튼...스텔스 전투기는 만들기 쉽지 않아서 앞으로는 걍 타미야 킷만 사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F-35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