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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아파치 외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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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아파치 외 기타
등록일: 2025-12-15, 11:24 AM, 읽음: 260
김동현

아카데미 1/72 아파치 후기형입니다. 주한미군 마크라고 합니다. 

자잘한 부품이 많습니다. 제작 중에 무심코 손에 부딪치면 여지없이 부러져서 날아갑니다. 그렇게 날아간 부품 2개는 그냥 떠나보내기로 했습니다. 안 좋은 일은 내가 기억을 하니까 괴로운 겁니다. 무엇이든 잊어버리고 나면, 그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 안 좋은 기억을 내 면전에서 다시 끄집어낸 다음에 생글생글 웃으며 내 반응을 흥미롭게 기다리는 인간들이 종종 있더군요. "그 사람은 두 번 다시 상종 안합니다."라고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했더니 저를 괴팍하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취급합디다. 뭔가 '2차 가해'를 당한 것 같은 억울함이 밀려온다죠. ㅋ)

카르토그라프 데칼이 들어 있는데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여러 번 데이고 나니 이제는 '카르토그라프'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졌습니다. 접착력도 너무 떨어지고 마크소프터를 바르면 휘는게 아니라 그냥 녹아버립니다. 자잘한 데이터 마크 붙이기는 성질나서 관뒀습니다.

제가 작업해 본 경험으로는, '현존하는 최고 품질의 데칼'은 요즘 키트에 들어가는 아카데미 오리지널 인쇄 데칼입니다.

Meng 1/72 Fiat G.91R 입니다. 설명서에는 1970년대 모잠비크에 주둔한 포르투갈 공군이라고 되어 있네요. 이 시기에 모잠비크가 공산 반군들이 주축이 되어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는데, 아마 그 시절에 반군을 진압하는데 사용되었던 모양입니다.

키트 품질은 비추입니다. 옛날 하비크래프트 키트를 닮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하비크래프트만도 못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품질의 키트를 이런 가격으로 팔아도 될까 싶은데... 그래도 워낙 좋아하는 기종이라 꾸역꾸역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키트 복이 없는 기종'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어디서든 좀 괜찮은 품질로 다시 놔와줬으면 하는 기종입니다. 단, 중국 메이커에서 말고 다른 데서요! 사람들이 Meng이니 라이필드니 보더모델이니 등등 중국 메이커에 대해서 호평을 많이 하던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사람이든 메이커든 만나서 몇 마디 나눠보면 대충 각이 나옵니다. 그리고 사람이든 메이커든 쉽게 안 바뀝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아카데미 1/72 스트라이커입니다. 옛날에 레전드제 레진 부품을 추가해서 팔던 한정판 기억나시죠? 그 키트입니다. 참 좋은 구성인 것 같습니다. 

요즘엔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훌륭한 국내 개라지 메이커가 많으니, 아카데미가 그런 메이커들과 비슷한 콜라보를 많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한정판'이라고 하면 구입할 때 뭔가 기쁘잖아요. 

사진을 찍으니 이상하게 엄청 번쩍거리게 나왔네요. ;;; 실물은 유광이 아닙니다.

정말 힘들게 맞춘 퍼즐이었는데, 마지막 한 조각이 분실이었습니다. ㅠㅠ 방바닥을 아무리 뒤져봐도 없네요. 과정이 아무리 힘들었어도, 기억되는 것은 결과죠. 이건 실패작입니다. 사진 찍고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속이 쓰립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라는게 참 가혹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노력'이나 '과정'은 절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오직 '결과'만 가지고 평가합니다. 아무리 죽을 노력을 하고, 아무리 인류애 넘치는 감동실화를 찍었더라도, 산 정상에 깃발을 꽂지 못했다면 그 등반은 '실패'로 기록될 뿐입니다. 인생의 모든 평가가 다 그런 식입니다. 사람들은 과정도 의미가 있다고 쉽게 말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과정을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본인 혼자 뿐입니다. 남들은 그딴거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내 기억 따위는 내가 죽고 나면 그냥 사라질 뿐입니다. 사람들이 기억해 주는 것은 오로지 내가 남긴 결과 뿐입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인생도 저 '실패작' 퍼즐처럼 아무런 의미 없이 쓰레기통으로 가겠죠. 그걸 덤덤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지금부터 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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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조신하게 다리를 좌석 쪽으로 붙이고 앉아 있었는데 어르신 한 분이 지나가면서 제 발을 꾹 밟았습니다. 그러면서 중얼거리시더군요.

"에이 씨. 발이 왜 여기 있어."

미안합니다. 제 발이 거기에 있어서요. 저의 발 아니 다리 전체 아니 저의 몸뚱아리 전체가 처음부터 없었더라면 세상이 더 아름다웠을 텐데 말이죠. 그렇죠,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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