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입니다.
다가시야의 디오라마와 옛날 만화책들.
다가시야를 보통 막과자점으로 번역하곤 하는데...이게 정확한 의미는 아닌데, 또 다른 명칭을 찾기도 애매하긴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딱 저기에 해당되는 가게가 없으니...
옷 갈아입히기 종이 인형.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팔았지요. 요즘은 스티커로 비슷한 물건을 파는 것 같습니다만...
우리나라 종이 인형은 거의 다 여자 인형이었는데, 저기는 남자 인형도 있는 게 특이하네요. 그리고 오른쪽의 물건은 얼굴 부분을 사진으로 합성했는데... 고지라를 흥행 2위로 밀어낸 대 히트 영화 '너의 이름은'의 남녀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수십년 뒤, 또 다른 '너의 이름은'이 또 다른 고지라를 흥행 2위로 만드는데...)
실제 인물의 얼굴을 종이 인형에 쓴다는 게 굉장히 특이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종이 인형 중에 히트한 영화나 드라마의 타이틀을 따온 것 봤어도 저렇게 얼굴 사진을 따다 쓴 건 못봤거든요.(시대를 생각하면 당연히 판권이나 초상권을 무시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저걸 뛰어넘는 물건이 하나 더 있으니...
이건 영화배우 정도가 아니라 황태자와 태자비의 얼굴을 갖다 썼습니다. (^^)
저 황태자가 지금의 아키히토 상황이지요. 결혼이 1959년이니, 그때 즈음의 물건 갔습니다. 테니스 치다가 사귀게 된 두사람이니, 테니스복도 넣어놨습니다. 당시 가정의 3종신기로 불리던 냉장고 TV, 세탁기도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나오기 힘든 물건이지만, 당시는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라 저 정도의 편승 상품은 눈 감아주는 분위였나봅니다.
각종 딱지와 카드들.
1930년대의 물건들.
야채와 과일 가게.
낚시 게임.
종이 집. 명백하게 과장 광고네요. 저렇게 안 큰데. ^^
양식과 화식이 섞여있는 집이네요.
옷 갈아입히기 인형.
가게놀이들.
빵집.
시장 놀이.
돈이 그럴듯 합니다.
파는 물건도 그럴듯 합니다.
우편놀이.
있을 건 다 있네요.
차장 놀이. 여기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여기까지, 쇼와시대 종이 장난감 전시를 대충 훑어봤습니다. 소규모의 전시였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는 구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첫번째 글에 올렸던 100년 뒤의 미래 예상도입니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대충 해설을 붙여봤습니다.
5(1932): 수상 신발
바다 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신발
10(1937): 후지 케이블
후지산 정상을 올라가는 케이블카
15(1942): 소방 코끼리
물탱크를 짊어진 코끼리로 화재진압을 하는데...이건 과학 발전이랑 관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20(1947): 전기 낚시
저 시대에는 미래의 첨단 기술처럼 생각됐겠지만...지금은 하면 잡혀갑니다.
25(1952): 라디오 학교
방송을 통해 원격으로 공부를 하는 학교.
30(1957): 라디오 활동사진
라디오 방송처럼 안테나를 통해 영상을 수신해 보여주는 장치.
35(1962): 동물어 연구
동물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을 발견.
40(1967): 공기 과자
공기중의 물질을 합성해 과자를 만드는 장치.
45(1972): 대전쟁
전신 방호복을 입고, 총이 아닌 이상한 무기를 들고 싸우지만 검기병은 건재하군요.
50(1977): 전기 식물
실내에서 전기의 힘으로 키우는 과일나무들
55(1982): 이동 도로
의자에 앉아있기만 해도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줍니다.
60(1987): 태평양 횡단
스포츠의 발달로 태평양을 헤엄쳐서 건널 정도가 된...뭔 소리야?
65(1992): 해저 유람선
서귀포에 있는 그거...
70(1997): 소방 비행기
현실에서는 훨씬 전에 실용화가 됐지요.
75(2002): 식용 개구리
식용으로 거대화시킨 개구리. 탈출해서 사람을 습격하기도 한다는 설명이...
80(2007): 태양 밥솥
태양열로 밥을 짓는 밥솥. 21세기 문물 치고는 많이 소박한 것 같지만...
85(2012): 북극 스케이트
북극에 스케이트 타러 갈 정도로 세상이 편해진다...는 의미겠지만, 북극에 왜 펭귄이?
90(2017): 달나라 여행
비행기 타고 가는구나...
95(2022): 문화인
95년 뒤의 문화인은 1인용 비행장치로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100(2027): 금성 견학
금성에 가서 지구를 관찰합니다.
어떤 건 얼토당토 않고, 또 어떤 건 현실로 이루어지기도 했네요.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거 하나. 이 포스터의 구석을 보면 다이쇼 15년 12월 5일 인쇄, 다이쇼 16년 1월 1일 발행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그런데...다이쇼 16년은 영원히 오지 않게 됐습니다. 이 포스터가 인쇄되고 불과 3주도 안 지나서 다이쇼 천황이 죽고 시대가 쇼와로 바뀌어 버렸거든요. 결국 이 물건은 다이쇼 16년 신년호가 아닌, 쇼와 2년 신년호의 부록이 되었습니다.
100년 후의 미래를 예상했던 이 포스터는 본의 아니게 20일 뒤의 미래도 틀린 물건이 되었다는 얘기로 글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