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는 독도함에 쓰려고 구입한 1990년에 나온 Dragon 강습상륙함용 악세서리킷 US Marine Amphibious Force 1/700 입니다. 세번 재판되었지만 아예 단종되어버렸고, 지금은 다시 나와도 의미가 없죠.

박스 크기는 320 x 110 x 30mm 으로 작습니다. 비닐랩으로 밀봉되어 있어서 상태는 깨끗한 편이네요. 유럽에서 주워왔기 때문에 판매자의 구입당시 가격 태그는 10.50 유로가 붙어 있었습니다.

뒷면에 조립 설명서가 있는데 저게 전부입니다. 옆에도 들어있는 개체의 종류와 수량이 적혀 있습니다.

속에는 런너 두개와 데칼이 전부입니다.

열어보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1990년 금형, 중국제라는 걸 떠올리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2013년에 나온 Trumpeter 자회사 HobbyBoss 의 Wasp Class 수준과 비교도 안됩니다.

패널라인 같은 거 하나도 없고, 부품 분할도 거의 안되어 있습니다. 90년에는 V-22 로 알려져 있었던 MV-22 오스프리 정도만 몇개 더 분할되어 있을 뿐이죠.

테일 로터도 분할 안되어 있습니다. 1990년에 강습상륙함을 만들던 사람들은 이런 킷도 고퀄이라고 생각하며 구입했겠죠. 2050년에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들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집니다.

바퀴 같은 디테일도 모조리 생략입니다.

한가지 재밌는 건 데칼 만큼은 30년 전 키트가 10년 전 키트보다 월등히 낫다는 거네요.
하비보스에서 나오는 1/700 Wasp class 킷은 심각한 오류가 산적해 있습니다. 1/350 Wasp class 를 축소해서 설계하다가 일부 부품을 1/350 그대로 내버려두고 사출하거나, 데칼을 1/350 사이즈로 출력해버린 겁니다. 위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30년 전 드래곤 데칼은 엄청 작고 조밀한데 하비보스 데칼은 또렷하게 잘 보이죠? 비행기 위에 붙이면 데칼이 비행기를 뒤덮습니다 크흐흐흐흐 제가 웃고 있는게 아닙니다.
지금 독도함에 들어가는 하비보스 함재기 작업이 거의 다 끝나가는데, 거기에 붙일 데칼을 훨씬 정확한 30년전 드래곤 데칼로 붙여버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