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유럽 동구권 회사인 SMER사 1/48 미그 17을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디어 등에서 나온 미그 17보다 비례가 정확하다고해서 만들었었는데 부품들이 모두 두텁고 다소 단순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AMMO사 미그 17 완성한 사진들을 보았는데 은색 도장 기체 모형이 근사해 보여서 충동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미그 15기를 길게 잡아늘여 놓은 모양이라서 관심가는 비행기가 아니었는데 완성 키트를 자꾸 들여다보니 의외로 매력이 있습니다. 최신형 전투기나 2차대전 전투기들만 멋있는게 아니더군요.
프리미엄 키트 (3D 인쇄 조정석, 사다리, 헬맷, 캐노피 마스킹 테이프 등 포함)가 아닌 일반 키트인데도 500크로나 (지금 스웨덴 거주)이니 7만원 가량 됩니다. 에칭 부품으로는 날개 위 핀 6개, 캐노피용 3개, 조종석 벨트 2개가 들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부품은 마음에 들게 잘 나왔습니다. 선택 사양으로 소련군/동독군/폴란드군용 LIMS형 또는 중국/베트남/북한군용 캐노피 앞 덮개 가운데 하나를 골라 붙일 수 있습니다. 다 잘 들어 맞지만 기관포 3개 가운데 작은 것 2개 붙일 때 끼우는 곳 조금 손봐 주어야 하고, 캐노피 앞 덮개 그냥 붙이면 조금 틈이 생기니 다듬어 주어야 합니다. 이 키트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캐노피 뒷 부분에 얇은 에칭을 붙이는 것인데 위치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완성 후 외관은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미그 17 사진들과 비교해보면 꽤 정확합니다.
키트를 그냥 만들면 무게 중심이 안 맞아서 뒤로 주저 앉습니다. 설명 과정에서 캐노피 앞 빈 공간에 15g 추를 넣으라는데 갖고 있는 쇠구슬 2개 들어갈 자리가 안나오더군요. 조정석 뒤에 있는 공간에 넣어도 된다고 합니다만 다른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완성 키트를 보면 날개 뒤쪽 밑면에 작은 구멍이 원래 있습니다. 투명 부품 런너를 불로 달궈 가늘게 늘인 뒤 잘라서 접착제 없이 끼운 뒤 앞 바퀴, 뒷 바퀴 높이에 맞게 잘라주면 잘 서있게 됩니다.
이 키트에서 유일한 문제점이라할 수 있는 것은 기수 앞 공기 빨아들여 양 갈래로 바람을 나누는 반달 모양 부품(이름을 모르겠네요, 마지막에서 두번째 사진)이 안쪽으로 곡선이 많이 꺽여 들어가야하는데 실기 사진에 비해 곡선이 완만합니다. 이 부분을 감안해도 이전 미그 17 키트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난 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