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직전에 Tamiya의 Leopard2A7V를 너무 기분좋게 만들어서 그런지 조금 고통스러운(?) 제작을 진행중인 HobbyBoss의 키트입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현용AFV모델링클럽]에서는 매년 MMZone의 HobbyFair에 전시출품할 것을 상정하고 날짜를 맞춰서 매년 테마를 정해 온라인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5년 HobbyFair에 작품들이 전시되기도 하고, 그 날짜를 맞춰서 현재 온라인콘테스트를 진행중인 테마는 [트레일러]입니다. 작업량이 만만치 않지만 많은 회원들이 일정에 맞춰서 작품제작을 하고 있고, 저는 운영진이라 참가해도 수상대상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찬조작품으로 최대 2대의 트레일러를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미군 M911트레일러와 M1A1 Abrams의 콤비, 영국군 Scammell Commander와 Challenger1Mk.3의 콤비를 생각하고 키트들을 모두 구입해두었습니다.
HobbyBoss에서 작년에 발매된 Scammell Commander 키트입니다. 사실 Scammell은 Oshkosh처럼 중형차량을 만드는 제조사의 이름이고, 이 차대를 써서 나오는 Tractor(Trailer를 견인하는 구동차량을 Tractor라고 부릅니다. 농기계가 아니구요 ^^)의 이름이 Commander입니다. 여기에 미국 Fruehauf제 62톤 Trailer이 포함된 구성입니다.
사실 이 키트도 역시 그동안 Trumpeter와 HobbyBoss가 줄창 데드카피해왔던 영국 Accurate Armour(이하 AA)의 풀레진키트를 카피한 제품입니다. 풀레진키트는 대략 60만원 이상의 가격인데, 그동안 AA의 키트를 여러번 만들어본 저로써는 이 제조사 특유의 튼튼한(?) 레진에 통짜로 캐스팅되어서 부품이 많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이런 큰 볼륨의 차량을 프라모델금형으로 잘개 쪼개어서 만들었을테니 제작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앞서 Tamiya의 Leopard2A7V를 마무리하고 있던 주말에 AA에서 메일이 왔는데, 내년을 예정으로 폐업을 한다고 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Trumpeter에서 AA의 FAUN SLT-56 Trailer, AS90 등을, 같은 가족회사라고 하는 HobbyBoss에서 M1070 Trailer, Land Rover W.M.I.K., Jackal 1,2, Coyote 등의 굵직굵직한 아이템들을 모두 카피해서 프라모델로 제품화를 하다보니 AA에서는 노른자 아이템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셈이 되어버렸지요. 사실 AA외에도 HobbyBoss에서는 한국의 Legend(Merkava 구난전차), 독일의 Perfect Scale Modellbau(Leopard 구난전차인 BPZ시리즈 전부), 대만의 Hobby Fan 등 괜찮다싶은 레진키트 아이템들을 상당량 베껴서 프라모델로 만든 전과(!)가 있다보니 피해를 본 레진메이커가 좀 많습니다.
예전에 만든 AS90의 경우에도 Trumpeter의 프라모델에 업데이트를 하는 제품이 AA에서 발매가 되었는데, 사실 그 제품은 예전에 풀레진/메탈로 만들어져 발매되었던 제품에서 Trumpeter의 차대만 쓰고 나머지는 레진/에칭부품으로 교체하는 구조입니다. 어짜피 Trumpeter의 키트가 AA를 카피한 제품이다보니 부품의 결합구조가 동일해서 큰 수정없이도 제품화될 수 있었지요. AA의 설명서를 보면 실차를 직접 취재해서 만든 자기들의 제품을 중국의 Trumpeter가 불법으로 데드카피했다는 문구가 매번 들어있습니다.
영국에서 날아온 메일에 들어있던 이미지에 Scammell Commander로 유명한 사진이 함께 들어있었는데, 원래도 두대의 Trailer 중 미군을 먼저 만들까 영국군을 먼저 만들까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참에 영국군의 Scammell Commaner의 Trailer를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AA의 제품으로 만들었으면 더 의미있고 좋았을텐데, HobbyBoss에서 제품이 나왔을때 평소에 가끔씩 메일을 주고받았던 영국 AA의 대표이신 Derek Hansen씨에게 안부인사 겸 앞으로의 이 제품이 어떻게 되는지를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셨었는지 별매품을 낼 계획도 없고 제품은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시점에서 이미 AA의 웹사이트에는 제품이 사라져서 구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위에 올려줄 Tamiya의 Challenger1Mk.3도 키트의 준비는 끝나있습니다. 이 키트에는 Friul 궤도가 들어가면 좋은데, 예전에 만들고 있던 AA의 Challenger ARRV에 이미 Friul궤도를 신겨놓은 것이 있어서 일단 급한대로 이걸 벗겨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Friul의 한국수입원에도 재고가 없어서 궤도를 구할수가 없더군요.
지난 주말까지 진도나간 상태는 여기까지입니다. 엔진후드와 캐빈은 그냥 얹어본 것이구요. 조립은 아래의 사진만큼 진도가 나갔습니다.
아무래도 노안이 와서 이제 제품에 들어있는 종이설명서는 글씨가 잘 안보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Scalemates에서 설명서를 검색해서 PDF파일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크게 확대해서 보는 편입니다. HobbyBoss의 설명서는 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Accurate Armour의 설명서도 병행해서 참고해가며 제작하였습니다.
- HobbyBoss 설명서 : https://www.scalemates.com/products/img/8/6/8/1433868-18-instructions.pdf
- Accurate Armour 설명서 : https://www.scalemates.com/products/img/4/4/2/120442-23-instructions.pdf




평일 저녁에 퇴근하고 잠깐 서너시간을 만들고 주말에 최대한 시간을 들여서 만든 진도는 여기까지입니다. 처음엔 진도가 잘 안나갔는데, 설명서의 Tractor에 해당하는 부분이 27번까지이고 주말에 17번까지 진도가 나갔습니다. 이후로는 중간의 작업과정입니다.
키트는 런너에 이형제가 많이 묻어있어서 이런 상태입니다. 가뜩이나 직전까지 Tamiya 제품을 만들었던터라 이래저래 많이 속상합니다.
처음에는 설명서의 챕터 하나를 나가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일단 가장 짜증이 나는 것이 그 수많은 런너에서 부품을 각각 하나두개씩만 추려오게 되어있더군요. 그렇다고 이게 바리에이션 키트가 나올 것도 아닌데 같은 런너에 부품이 몰려있어도 좋지 않았겠습니까. 런너에서 부품을 찾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스트레스이고, 설명서의 부품번호도 좌우가 틀리게 씌여있는 것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이런류의 차량은 최초에 아주 작은 chassis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기구부가 붙기 시작하면서 덩치가 커지게 되더라구요.
chassis의 좌우에 붙는 구조물들은 설명서에 한꺼번에 몰려있던지 했으면 좋았을텐데, 설명서도 좀 맥락이 없어서 chassis를 만드는 도중에 구조물을 만드는 설명이 있다던가 합니다 ㅠㅠ
만들어진 구조물은 3개의 상자가 랙에 올라가는 형태인데, 좌우에 상자를 고정하는 클램프도 보이네요. 런너구성상 상자는 한개가 남더군요.
wire rope로 5t까지의 견인이 가능하다고 하는 winch의 구조물인데, 이 역시 맥락없이 여기저기 나뉘어져있는 런너에서 부품을 하나두개씩 떼어오는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리더군요. 게이트도 건프라에서 보던 멕기코팅된 제품에나 보이는 식의 게이트가 있다던가 이래저래 맥락이 없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배연기의 보호커버는 에칭부품으로 되어있는데, 그 사이에 연결되는 부위도 굳이 에칭으로 만들어서 결합이 어렵게 되어있더군요. 이 부위도 조립하면서 미리 chassis에 결합했는데, 만약 접착제가 모두 굳고 났으면 결합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winch 모듈의 하부가 chassis의 바깥에서 핀으로 결합되는 구조였거든요.
에칭을 접는 안내도 많이 부족해서 그냥 막연하게 135도(-45도)에 맞게 접어주었습니다. 상단의 상자 옆에는 3개의 오일필터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저것도 각각 하나씩 일일이 다듬어서 붙이게 되어있더군요. 어지간한 제조사라면 저렇게 나란히 붙어있을 부품이면 통짜로 하나만 만들면 되는데, 그렇다고 디테일이 더 뛰어날 것도 아닌데 굳이 부품을 쪼개놓은거죠.
인기차종은 아니다보니 레진제 바퀴가 따로 나오지도 않아서 아무래도 키트에 들어있는 고무제 타이어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 Takom에서 나온 BMW가 레진바퀴가 없어서 고무타이어를 그대로 써서 디오라마를 만든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니 타이어와 휠의 맞닿은 부위가 녹기 시작해서 아주 속상하더라구요. 그동안 바퀴가 달린 키트들은 모두 DEF Model의 레진제 바퀴를 썼는데, 별로 많이 팔릴 것 같지도 않은 이 차량의 레진휠을 만들어주십사 부탁드리는것도 영 아닌 것 같구요.
바퀴를 달아주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앞바퀴의 구동계는 조향이 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chassis에 앞범퍼 부품이 붙는데 의외로 부품구성이 좀 복잡합니다.
앞쪽에서 보면 이런 형태입니다. 투명부품은 기본색을 올리고 나서 붙여주려고 아직 붙이지 않았습니다.
chassis의 좌우에 부착되는 구조물들을 붙이고 나니 처음보다는 좀 더 덩치가 있어보입니다.
여기가 약간 좀 재미있었는데, Air Intake와 연결된 muffler는 그대로 배연기까지 이어져있네요. AA도 HobbyBoss의 키트도 엔진이 들어있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연결강도가 높아보이지 않던 앞바퀴의 휠하우스 부품은 앞부품과 연결되는 일체형인 모양입니다. 수지접착제를 듬뿍 발라서 접착해주었고 나중에 사포질해서 접합선을 수정해줄 예정입니다. 키트의 설명서가 정확하지 않다보니 앞범퍼와의 연결부위는 아직 접착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라디에이터와 엔진후드를 접착해줄 때 최종적으로 접착해서 모양을 잡아주려고 합니다.
앞범퍼 등 기구부가 모두 붙고 난 하체입니다. chassis를 만들때는 좀 막연했는데, 이렇게 보니 꽤 넙데데하고 좋네요 ^^
저는 1991년의 걸프전 테마를 좋아해서 사막색으로 칠해줄 예정입니다. HobbyBoss의 설명서를 자세히 보자니 예전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AA의 작례와 마킹의 안내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HobbyBoss의 키트에 들어있는 데칼은 운전석의 계기판이나 번호판, 그리고 녹색일때 붙는 부대휘장정도로 아주 간소한 반면, 오리지널인 AA의 제품에는 사진과 같은 데칼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파란색 대지에 올라가있는 저 데이터마크는 HobbyBoss키트에는 아예 들어있지 않습니다. AA에서도 내년의 폐업을 앞두고 남아있는 재고는 하나둘 소진시키려고 한다고 하니 부지런히 그간 못샀던 키트들도 구입하면서 이 데칼도 구입해놓으려고 합니다.
아마 다음 제작기에는 Tractor의 조립이 끝나있을 것 같고, Trailer는 상대적으로 조립이 단순한 것 같아서 조립이 완료되는 타이밍쯤에 제작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