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London Type B Bus (Roden)
masa
2021-07-15, HIT: 723, Andante, 김용석외 22명의 회원님이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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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든 모형은 유명한 영국 2층 버스의 시초가 된 LGOC Type B 버스입니다.

런던은 길이 좁고 커브가 급격해서 크고 긴 마차를 끌고 다닐 수 없었기에 19세기부터 2층 마차가 흔했었죠. 1911년 만들어진 Type B 2층 버스는 이 2층 마차를 최초로 자동차로 만든, 현대 런던 2층 버스의 조상입니다. (세계 최초의 2층 버스는 프랑스의 1906년입니다.) 2500 대가 다닐 정도로 흥했던 Type B는,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전장으로 징발되어 카키색으로 페인트되고, 병사들이 자리에 앉다가 라이플에 유리창이 깨지는 바람에 나무판으로 사방을 막아버리는 마개조 끝에 너덜너덜해져서 전후에 되돌아옵니다. 물론 회사는 만신창이가 된 Type B 버스를 계속 운영할 생각은 없었고, 바로 후속기종인 Type S, K 버스를 개발하여 영업용 차량으로 투입하죠.

이번에 모형으로 만든 Type B 버스는 동유럽의 Roden 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키트를 개조해서 만들었습니다. Roden 키트가 하도 품질이 안좋고, 특히 데칼을 포토 광택지로 인쇄해서 넣어버리는 패악을 저지르는 바람에 그냥 새로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에서 가장 자료가 많은 11번 버스용 데칼로 3종류의 전사지에 각각 출력해서 붙여줬네요. 또한, Roden 1/72 키트는 Airfix 의 1972년 1/32 키트를 다운사이징 카피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구조가 똑같은데, 덕분에 구식 설계라 조립 편의성도 안 좋고, 일괄적으로 축소해버리는 바람에 부품간 이음새가 거의 안 먹거나 얇아진 부품이 쉽게 부서져서 황동판으로 일일이 수정해주느라 애먹었습니다. 지느러미 같은 자잘한 금형 품질 에러는 기본이고 말이죠.

다 만들고 보니 1/72 사이즈라 넘나 작아서 허전한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구입한 죽은소 피규어 케이스로 배경을 만들어줬지요. 대충 버스정류장을 만들어주기로 하고 가로등은 3D 모델 하나 다운로드 받아 출력했고, 버스 정류장 패널은 기존에 올려져 있는 모델이 없기에 제가 직접 만들어서 출력했습니다.

바닥의 정사각형 모양 블럭은 우드 블럭입니다. 이것도 고증을 조사하다가 알아낸 건데, 19세기~20세기초 자동차와 도로가 발전할 시기에 잠깐 쓰였던 자동차 도로입니다. 우드 블럭은 말 그대로 사각형 말뚝을 도로에 박아서 자동차 도로로 만든 건데, 아무래도 나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마차의 말 등이 흘린 오물과 빗물 등으로 인해 부패되어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런던 사람들은 우드블럭 도로를 선호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마차나 자동차는 고무 타이어가 없거나 기술이 미비해서 바퀴 굴러가는 소음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도시 사람들은 돌바닥보다 소음이 훨씬 적은 우드블럭 도로를 주기적으로 새걸로 다시 깔아달라고 청원하곤 했다고 하네요. 런던의 경우 1930년대까지 우드블럭을 깔은 기록이 남아있고, 1970년대까지 우드블럭 도로가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고증에 따라 4x4mm 나무각봉을 사서 수백개로 잘라낸 후, 에폭시로 붙여주고 사포로 평탄화작업하고, 에보니 컬러 오일 스테인으로 타르를 바른 것처럼 만들어주고, 나무니까 셀락으로 마감해주고... 어후...

Roden 키트는 만들 때 하도 고생해서 다시는 만들고 싶지 않지만 (불행이도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외 부차적으로 데칼을 직접 만들고 붙일 때라든지, 우드블럭 도로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느라 고심할 때라든지, 버스 정류장 패널을 만들기 위해 3D 모델링을 했을 때가 더 재밌었던 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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