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카에서 아크릴 체제로 바꾸기 위해 주말에 한가람에 가서 필요한 걸 사왔습니다. 이미 예전에 아크릴 물감으로 에어브러쉬 쓰는 방법을 연구했었기에 이번엔 약간만 개선했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확인차 짚고 넘어가자면, 아크릴 물감을 에어브러쉬에 바로 부어서 쓰려면 바예호나 AK 등의 제품이 있습니다. 가장 비싸지만 모형용으로 각잡고 나온 물건이라 어지간하면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화방에서 파는 예술용 제품 중에도 에어브러쉬용 아크릴 물감이 있긴 한데 큰 용량 뿐이라 입문시 가격 장벽이 좀 있습니다.

신너와 배합해서 뿌리는 제품입니다. 조합비를 잘못 세팅하면 망하지만 원액이라 찐하기 때문에 붓질도 가능하죠.
모형용 아크릴 제품은 역시 최상급 품질입니다만 바예호와 별 차이 없을 정도로 비싸서 입문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락카와 달리 밀봉 신제품이라도 2~3년 지나면 시커멓게 썩어버리구요. 락카는 말라도 신나 조금 타주면 금세 부활하는데 말입니다.
모형용과 달리 예술용 아크릴 물감은 가격이 크게 내려갑니다. 다만, 모든 아크릴 물감이 에어브러쉬에 적합한 건 아니고 Soft body 라고 물처럼 쉽게 흘러내리는 제품이 에어브러쉬 용으로 변환하는데 가장 적합합니다. 국내에선 soft body 아크릴은 조선자가 가장 유명하고 고급 제품으로는 리퀴텍스가 있습니다. 리퀴텍스 써보니 바예호 급으로 입자가 고와서 확실히 좋긴 한데 비싸서 아직 엄두가 안 납니다.

제가 지금까지 줄줄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인 아크릴 물감에 타는 신나입니다. 이전까지는 무조건 저렴한 세팅을 원해서 DIY 신나를 만들어 썼었는데, 가격만 저렴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작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크릴만 써야하는 상황이 되어서 이번에는 각 잡고 상업용 신나를 구입해 테스트해봤습니다.
1. 조선자 플로우 미디엄 : 절대 쓰면 안됩니다. 설명으로는 에어브러쉬에 쓸 수 있다고 하는데 DIY 신나와 똑같은 성능입니다. 에어브러쉬용으로 최적화된 제품이 아닙니다.
2. 바예호 에어브러쉬 신나 : 아주 좋습니다. 비싸지만 조선자와 궁합이 좋습니다.
3. 리퀴텍스 에어브러쉬 미디엄 : 아주 좋습니다. 바예호와 동일한 성능입니다.
바예호 에어브러쉬 신나는 비싼 가격 때문에 조선자 물감을 쓰는 의미가 조금 퇴색되어 버리지만 실패하지 않는 보증수표입니다. 그런데 리퀴텍스는 절반 값이면서 바예호처럼 조선자와 아주 잘 작동했습니다. 정작 조선자 미디엄은 조선자 물감과 조합시 제가 만들었던 DIY 신나처럼 퉤퉤 하는 spitting / sputtering 현상이 발생하고 자주 막혀서 사용이 불가능했습니다.
리퀴텍스도 뛰어납니다만 골뎅 Golden 또한 예술용 아크릴 물감 메이커 중 메이저입니다. 리퀴텍스 다 쓰고 나면 골뎅에서 나온 에어브러쉬 미디엄도 테스트 한 후 대용량으로 구입할 생각입니다.

리타더는 이번에 아크릴 체제로의 변환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입니다. 리타더가 없으면 무조건 막히고 리타더가 있으면 0.2mm 노즐 에어브러쉬로도 원활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가장 비싸지만 안정적인 성능의 바예호는 플로우 임프루버라는 제품이 있지만 그냥 조선자 리타더를 써도 됩니다. 리타더는 모든 아크릴 물감 회사에서 기본으로 파는 제품이라 그런지 조선자 리타더라도 안정적인 성능입니다.
조합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주재료 : 신나 : 리타더
1 : 1 : 0.2 = 최종 2.2
먼저 조선자 물감을 소주 종이컵에 약간 따르고 신나인 리퀴텍스 에어브러쉬 미디엄을 조선자 물감과 얼추 비슷한 부피만큼 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자 리타더를 조선자 물감 + 리퀴텍스 신나를 합한 부피의 10% 미만으로 뿌려줍니다.
에어브러쉬에 붓기 전에 면봉이나 커피 섞는 걸로 1분간 열심히 휘저어서 완전히 반죽합니다.

에어브러쉬 압력은 최대치인 1.7 bar = 25 PSI 부터 시작하고 차근차근 줄여서 스파이더 Spidering 현상을 줄입니다. 퉤퉤하는 spitting / sputtering 현상이 나오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압출량은 최대치는 쓰지 말고 60% 정도가 최대치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 이상은 조선자보다 고급 안료를 사용한 리퀴텍스나 골뎅 아크릴 물감을 써야 입자가 거칠지 않고 곱게 뿌려집니다.
락카처럼 물감마다 희석비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매번 테스트하고 성공값을 기록하여 다음에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리타더는 매우 조심해야 하는데, 배합시 필수지만 10% 이상 넣으면 물감이 전혀 굳지 않아서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딱 에어브러쉬가 막히지 않고 계속 작업할 수 있을 정도만 넣어주는게 최선입니다.
만약 리타더 까먹고 그냥 에어브러쉬 작업을 시작했다면 버리고 새로 물감을 만드는 것이 낫습니다. 어차피 금방 막혀서 작업이 불가능하고 뒤늦게 리타더 부어봤자 컵에 든 상태로는 정확한 비율을 알 수 없기에 적정량보다 많이 부어버리기 일쑤입니다. 물감 낭비지만 지금도 바예호보다 몇 배는 저렴하니 팍팍 써버립시다.
이건 아크릴 물감 청소용 세척액 레시피입니다. 세척 전용이며 에어브러쉬 뿌릴 때 신나 대용으로 쓸 수 없습니다.
- 빈 공병 : 다이소 500 ml 케찹병 - 많이 쓰고 자주 다시 만들어 리필해야 합니다.
(1) 윈덱스 파란색 창문 세정제 - 모르는 분 없죠?
(2) 이소프로필 알콜 (IPA) - 소독용 알콜보다 좀 더 저렴합니다. 한 번에 4 L 들이 병을 사면 됩니다.
(3) 물
(4) 글리세린 - 약국에서 팝니다.
- 조합비율
(1) 윈덱스 : (2) IPA : (3) 물 : 글리세린
40% : 30% : 30% : 10방울 가량 (5~10 ml)
그냥 슉슉 붓고 뚜껑 닫은 후 쉐낏쉐낏 흔들어줍니다.
세척 성능은 매우 강력해서 바예호나 조선자 같은 아크릴 물감은 아주 쉽게 씻어줍니다. 하지만 아크릴을 넘어선 미지의 뭔가에 가까운 Badger Stynylrez 프라이머는 면봉으로 도료컵 내부를 긁어내듯이 닦아줘야 하고, 다 뿌리고 난 후 노즐을 분해해서 내부에 들러붙어 있는 프라이머도 긁어내야 합니다. 무시무시한 프라이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