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냈던 퀴즈의 정답을 발표하겠습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프라모델 동호회가 만들어진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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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에 위치한 세이신(靜淸) 신용금고입니다. 정답은 5.금융업.
세이신 신용금고는 시즈오카현의 지역 신용금고로, 시즈오카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자금 지원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 회사에 프라모델 동호회가 만들어지게 되었는가...
1960년대 초, 마루산의 노틸러스호를 시작으로 일본에서도 차례차례 자국산 프라모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즈오카에 있던 여러 목재모형 업체들도 연달아 프라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요...
거기서 문제가 된 게 바로 공포의 이름, 금형비입니다. 금형 하나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문제는 제품 하나 분의 금형만 만들면 되는 게 아니지요.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나름 구색을 갖춘 라인업이 필요하니까요.
아오시마나 타미야 같은 지역 유지급의 회사라면 모를까, 과자가게 하다가 전업한 하세가와나 모형점 하다가 "우리가 제품 한 번 만들어볼까?"하고 메이커를 차린 후지미 같은 영세업체들한테 그런 거금이 있을 리가 없지요. 그래서 시즈오카의 여러 메이커들이 문을 두드린 곳이 바로 그런 일 하라고 있는 세이신 신용금고였습니다.
(거기에다, 나름 부자였던 타미야는 통 크게도 당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를 국산화 하겠다면서 대출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니, 세이신 신용금고한테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업체들한테서 유사한 내용의 대출 신청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든 거지요. 그래서 세이신은 해당 업무를 전담할 작은 팀을 만듭니다. 이 프라모델이라는 게 뭐하는 것이며, 현재 시장 규모는 어떤지, 장래 발전 가능성은 어떤지, 즉, 이 프라모델 금형비라는 게 돈 빌려줬을 때 제대로 이자랑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인지를 연구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할 자료를 모을 전담팀을 만든 거죠.
그리고 팀원들은 현장에 나가서 메이커 사람들과 상담을 하거나 시장조사를 하는 한편, 일단 직접 경험해봐야 되겠다는 판단 하에 자기들이 프라모델을 사다가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뻔할 뻔자.
....얼마 뒤, 그 팀원들이 모델러가 돼서 사내 프라모델 동호회를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회원들이 만든 작품들은 각 영업소의 로비에 전시를 해놨다고 합니다. (지역 향토 기업이 세이신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개발한 제품들이니 전시해놓을 만 할지도...) 그게 점점 입소문을 타서 세이신 신용금고의 프라모델 동호회는 국영방송인 NHK의 TV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그게 60년대 후반의 일.
세이신 신용금고의 사내 동호회는 모델러들이 모여서 동호회를 만든 게 아니라, 업무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 일하다가 모델러가 된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세이신 신용금고는 단순히 최초로 프라모델 동호회가 생긴 회사일 뿐만 아니라, 시즈오카의 메이커들이 프라모델을 개발하는 데 일조를 한 회사이기도 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