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꼭두나라 행수 이성학입니다.
오늘은‘무난한 작품'으로 인사 드립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모형연합전시회에서도 출품했던 작품 중 하나인데요,
바로 대한민국 해군 전화수의 반신상(1/10 크기)입니다.
전화수는 함정의 출입항 시 함교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을 현측에 도열해 있는 출입항 요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화수가 선창을 하면 출입항 요원들이 목청껏 복창을 하고 지시사항을 이행하게 되죠.
“전! 계류우우~~색! 걷어!!”
“전! 계류우우~색! 당겨 잡아!!”
“현!문! 철거!!”
“현문 위치! 좋아!!”

아마 이곳 커뮤니티에도 해군에서 군복무를 하셨던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저는 해군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해상병 433기이고요, 1999년 3월부터 2001년 7월까지 복무했습니다.
1함대 사령부 경비대에서 약 10개월 간 육상 근무를 하다가 작전사령부 소속 양만춘함으로 전출을 가서 그곳에서 전역할 때까지 복무했습니다.
보통 함정 근무를 먼저 하다가 육상 근무를 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데 저는 좀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갑판병이었는데 정작 함정에선 지원부로 빠져서 조리병(취사병)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사실 함정 근무 기간 동안은 출입항 작업 당시 전화수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전역할 때까지 선두에서 죽어라 홋줄만 당겼거든요.
음력전화기를 착용하고 현장에서 함교와 승조원들 간의 전령 역할을 하던 전화수의 모습이 해군에 복무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인지라 이렇게 피규어로 재현을 하게 되었습니다.

받침대는 배의 닻 모양으로 조형했습니다~ ^^





작업은 지난 1월 달에 했었고요 원형 작업에는 2주 정도가 걸렸습니다.
확실히 군사물은 이런저런 액세서리가 많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더군요. 전역한 지도 적잖은 시간이 흘러서 가물가물하던 차에 마침 TV 예능프로인 ‘진짜 사나이’ 해군 편이 작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옷차림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는데 문제는 저 음력전화기였습니다. 방송 화면 캡쳐 상으로는 정확한 모양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결국 삽교함상공원을 찾았습니다.다행히도 음력전화기 2개 세트가 함교에 전시되어 있어 20여장의 사진을 찍어 돌아올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음력전화기도 재현하였습니다. 레진 캐스트만으로는 제작에 한계가 있어 얇은 알루미늄판과 황동판을 잘라 부속품으로 사용했습니다.가장자리가 약간 벗겨진 느낌을 주었는데 아직 좀 어설픈듯하네요. 전화기 전선은 낚싯줄을 사용했습니다.

비장한 표정으로 구령을 외치는 전화수.
원래 해군 수병의 전투모는 곤색(감색으로 순화되었죠)이었다가 저희 기수부터 흑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곤색 전투모가 더 예쁘다고 생각되었는데요 처음엔 곤색 전투모를 지급받았다가 그 다음 날인가 반납하고 흑색 전투모로 지급받은 기억이 납니다. 카포크 자켓(구명조끼)과 셈브레이(해군 수병의 근무복 상의) 색깔도 기억을 더듬어가며 사진 자료들을 찾아 비교해가며 채색을 해보았습니다.
계급은 상병으로 했는데 계급장이 때도 많이 타고 좀 낡아 보이죠?
가장 지긋지긋한 때인 상병 말호봉(8호봉)으로 설정했습니다~ㅋㅋ
원래 보급받는 계급장은 주황색이었는데 이게 별로 예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건 지급받으면 죄다 버리고 노란색의 사제 계급장을 구입해서 기지 내 복지관 세탁소나 부대 밖 마크사(군복의 수선이나 오바로크 작업을 하던 가게들)에서 오바로크를 하곤 했습니다. 어휴, 그게 뭐라고..ㅋ
한국인이 만든 한국 군인의 결과물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해서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대한민국 해군의 모습을 재현해 봤습니다. 아무쪼록 어여삐 봐주시고요, 다음엔 또 다른 멋진 작품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