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카데미 1/32 뉴포르 17 (12110) 을 제작하면서 터득한 팁을 공유하고자 올려봅니다. 도색 결과가 영 머뜩찮아서 일종의 실패 및 교훈기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https://www.scalemates.com/kits/copper-state-models-csm32-002-nieuport-xvii-late--1171804
시작하기에 앞서, 2018년 CSM 에서 나온 Nieuport 17 키트의 설명서를 다운로드 받아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행 최고의 고증 정확도를 자랑하는 키트입니다.
1. 시작 전에 퐁퐁에 담그세요. 이형제가 남아있는 건지 락카를 뿌렸는데도 녹아서 달라붙지 않고 '밀려서' 벗겨집니다.

2. 건메탈 색상은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건메탈은 위의 엔진이나 기총을 채색할 때에만 필요한데, 둘 다 기복이 심한 부위라 동체색인 플랫 알루미늄 (무광 알루미늄)에 바예호 모델워시 블랙을 붓으로 슬쩍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그럴듯한 건메탈 혹은 스틸 컬러로 변합니다.

3. 엔진 뒤쪽의 퓨얼로드가 넘 두꺼워서 잘라내고 리크라 데니어 110 실로 교체해줬는데, 넘 얇아서 오히려 보기 안 좋아졌습니다. 0.25mm 정도 되는 황동선이 적당해보입니다.

4. 좌석의 등받이가 겨우 요추까지만 올라오는 어정쩡한 높이입니다. 프라판으로 아예 새로 제작하신 분도 있는데, 전 그냥 구멍만 뚫고 말았습니다.

5. 내부는 대충 채색해주면 됩니다. CSM의 설명서를 보면 내부의 정확한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만, 아카데미 키트는 거진 다 생략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조립하고나면 온통 새까매서 의자랑 바로 앞의 은색 난간 말곤 하나도 안 보이므로 정성들여 채색해줄 필요가 없더군요.

6. 동체는 살짝 어긋나는 수준입니다. 힘을 주면 강제로 맞출 수 있지만, 플라스틱 키트 특성상 또 쉽게 어긋날 수 있으므로 그냥 순리에 따라 붙여준 후, 사포로 조심스럽게 갈아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행이 퍼티를 바를 정도로 크게 어긋나는 수준은 아닙니다.


7. 1차 대전 비행기의 날개는 발사우드 뼈대에 캔버스 천을 덧대서 꼬매는 구조였기 때문에, 해가 밝은 날이면 밑에서 올려다보면 속까지 전부 비쳐보이는 재질이었습니다. 대전 말기에 가서야 전부 나무판으로 된 비행기 (SPAD 후기형의 일부 날개) 가 출시되는데요. 그래도 모든 비행기가 다 투명하게 보인 건 아니고, 흰색이나 미색 계열만 잘 보였지, 빨간색이나 초록색 같은 진한 색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뉴포르도 햇빛으로 인한 열화 방지를 위해 반사가 잘되는 은색 페인트를 발랐기 때문에 거의 투과되지 않는 날개에 속하므로, 제가 위와 같이 페인트한 건 고증에 어긋나는 셈입니다.
그럼 왜 했느냐? 다음에 제작할 비행기에서 그라데이션 표현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미리 경험하고 연구하려고 적용해봤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마스킹 테이프 두께가 두꺼워서 (2mm) 더 얇게 해줘야 겠더군요. 아무튼 여러분은 뉴포르 17 만드실 땐 신경쓸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꼭 해주고 싶다면 표면의 요철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 그라데이션 만 아주 살짝 해주는 것이 과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8. 아카데미 뉴포르17 킷의 데칼은 악명이 높은데요. 실제로 만들어보니 그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악명의 대부분은 색상이 진하지 않아서 밑색이 비쳐보일 때, 특히 은색 배경에서 밝고 화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데칼을 바르기 전에 그 부분을 스텐실 기법으로 미리 하얀색으로 도색한 후 데칼을 바르면 전혀 문제없으리라 생각합니다.

9. 그래도 일부 데칼은 좀 힘들었는데요. 샤를 뉘게세 데칼은 꽤나 넓어서 이리저리 맞추다가 찢어져버렸습니다. 배경색을 칠해주지 못해서 맘에 안들은 것도 있고 말이죠. 그래서 결국 색상을 맞춰 마스킹 테이프를 바르고 도색해줬습니다.
저는 철물점 캔스프레이로 저렴하게 도색해줬는데, 여러 색상을 테스트한 결과, 아카데미 기본 데칼의 빨간색에 대응되는 색상으로 캔스프레이 연밤색, 파란색에 대응되는 색상으로 캔스프레이 용달색이 거의 정확하게 매칭되었습니다. 다만 이건 배경색이 은색일 때 기준이므로, 흰색일 땐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 이 키트가 30년전 아이디어회관에서 만들어지다보니 고증도 많이 틀리고 조립성도 의아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꼬리날개도 그런 부분 중 하나인데요.
위 사진에서 빨간색 = 부분을 착 붙여서 붙이지 말고 띄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고증을 위해 자료집을 뒤지고, 위의 CSM 매뉴얼과 실제 키트를 살펴도 꼬리날개가 끝에 가는 것이 맞더군요. 앞의 빈공간은 퍼티로 메꾸는 걸 추천합니다.

11. 꼬리날개와 동체를 체결하는 부분이 없어서 수평잡기가 영 불편한데, 꼬리날개 지지대가 수평을 잡아주는 역할을 대신합니다. 전 그냥 눈대중으로 붙였지만요. 그리고 지지대에 리깅용 실을 감아서 그럴듯하게 만들어줬습니다.

12. 꼬리 세로날개도 동체와 체결하는 기믹이 전혀 없어서 막막합니다. 할 수 없이 0.50mm 구멍을 뚫고 황동심을 박아서 동체와 연결했습니다.

13. 샤를 뉘게세의 경우 기총이 두군데, 조르주는 기총이 한군데 들어갑니다. 기총도 동체와 체결하는 구멍이 없기 때문에 수평이 뒤틀어지기 쉽상인데, 가능하면 구멍 뚫어서 황동심으로 고정시키는 걸 추천합니다. 빅커스 기관총, 루이스 경기관총 둘 다입니다!
사진 중앙의 빨간선 ∥ 으로 기총을 고정시키는 기믹도 CSM 의 매뉴얼에 보면 나와 있으므로 고증에 맞춰줍니다. 초록색 선은 아카데미 설명서에서 누락된 리깅실입니다.
기총 왼쪽의 마름모꼴은 급탄유닛입니다. 아카데미 설명서에선 거꾸로 붙이라고 나와있는데 올바른 방향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14. 양날개를 조립하는 건 큰 과제입니다. 특히 양쪽을 수평 맞추는 것이 가장 난제인데, 삐뚤어지면 굉장히 보기 안 좋거든요.
팔은 두개인데 날개를 붙이기 위해서 적어도 팔 세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날개가 유선형이라 목공용 클램프로도 자꾸만 미끄러지고, 테이프로 고정시켰다간 도색한게 또 떨어져나갈까봐 궁리하다가 결국 저렇게 찍찍이 테이프로 고정하니 아주 튼튼하게 고정하면서 날개의 형상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윗날개는 ㅡ 수평하게 잡고 아래쪽 날개를 V 살짝 올리는 겁니다.

15. 이것도 아마 악명높은 부위일 겁니다. 키트 꺼내자마자 바로 부러지는 부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키트 모양에 맞춰 황동심을 끼워 수선했는데, 이건 현대에 맞춰 굴리고 있는 뉴포르 17의 형상이고요. 고증에 따라 당시 뉴포르 17 랜딩판을 구현하려면 넓적한 판때기여야 합니다. 이것도 CSM 매뉴얼을 참고하셔서 형상을 잡으시면 됩니다.
16. 리깅실은 키트에 들어있는 일반 바느질실은 잊으세요. 윙넛윙즈에도 쓰이는 리크라 (잘 늘어지는) 실과 순간접착제를 강력 추천합니다. 국산 인피니티 리깅실 데니어 110 이면 아주 충분하고 용량도 많습니다.

키트 조립소감은 금형은 30년전 키트답지 않게 엄청나게 품질이 좋은데, 30년전 키트답게 고증이 많이 틀리고 세부 디테일이 단순해서 많이 아쉬운, 입문용 복엽기 키트입니다.
엔진 부분의 금형은 역대 최고 고증과 디테일인 CSM (2018, 북유럽) 키트나 Rosen (2005, 동유럽) 키트를 압도하며, 부품이 큼직해서 조립이 쉽고 도색도 별로 난해하지 않아서 초보자도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리깅실이나 데칼 부분에서 좀 주의해야 합니다만, 30년이 흘러 발전된 도색/리깅도구를 쓰면 큰 무리없이 완성하실 수 있을 겁니다.
허나, 큼직한 크기 (27x20x10cm) 에 비해 디테일이 거진 다 생략되어 있어서 완성해도 많이 심심하고, 고증에 충실하게 수정하려고 손대기 시작하면 고칠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골치아픕니다. 만약 1/32 스케일 뉴포르17 의 끝을 보고 싶다면 처음부터 끝판왕인 CSM 뉴포르 17 을 사시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