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의 아침 기상 -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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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17:20:52, 읽음: 882
김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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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을 적은 후 몇 년 후의 이야기 입니다.
막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딸내미가 1교시 수업이 있는 날은 '욕실 쟁탈전'이 가볍게 벌어지곤 한다. 사춘기가 시작된 때문인지 '청결'과는 거리를 두고 살던 아들내미가 매일 아침 샤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들내미가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간 직후 딸내미 방에서 요란하게 알람이 울린다. 잠에 취한 모습으로 딸내미가 걸어 나오더니 바로 욕실로 직행한다. 욕실 문을 잠그지 않았던 아들내미는 비명을 지르며 누나의 출입을 막는데 딸내미는 막무가내로 욕실 진입를 시도한다. 아들내미의 비명과 딸내미의 '잠깐이면 돼'라는 말이 몇 차례 오고간 후 딸내미는 기어코 문을 열고 욕실로 진입한다. 나에게는 '이 녀석 남동생 앞에서 소변이라도 보는 거야?'라는 조금은 섬뜩한 생각이 찰나에 스쳐갔다. 하지만 딸내미는 한쪽 발을 욕실 밖 거실에 걸친 채 상체만 욕실 안으로 들이밀었다가 5초도 안되어 몸을 획 돌려 다시 자기 방으로 향한다.

 "딸내미 지금 뭐하는 거임?“

 밥을 먹던 내가 물어 봤다. 잠이 덜 깨인 딸내미의 졸린 대답,

 "응.... 알람을 끄려면 욕실 사진을 찍어야 함.“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내가 동생이 있으니까 안방 화장실을 쓰라고 해도 악착같이 동생이 있는 욕실 진입을 시도했던 이유를 날이 갈수록 엽기적으로 진화하는 알람의 기능이 나에게는 더욱 쇼킹하게 다가온다. 쓰지 않아도 다들 짐작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자기 방에 들어간 딸내미가 다시 새근새근 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나는 출근을 했다.

 

 ...... 이제 문제의 딸내미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닙니다. 억척스럽게 건축공학과를 전공으로 택하더니 건축회사에 입사해서 무더운 여름 내내 건설현장에서 살인적인 더위와 싸우며 사회인으로서의 첫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에서 벗어날 일 없이 일하는 저는 일하면서도 마냥 좌불안석의 심정이 되곤 했었습니다. 이제 더위도 한풀 꺾이고 조만간 현장 공사가 마무리 되어 딸아이도 본사 사무실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무튼 직장인이 되면서 아침 기상 문제만큼은 구제불능이었던  딸아이는 자정을 넘겨 귀가해도 아침 다섯시면 칼같이 일어나 칼출근을 합니다. 역시 돈 주고 다니는 학교와 돈 받고 다니는 회사의 차이가 무섭긴 무섭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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