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의 취미가
게시판 > 자유 게시판
2019-03-07 18:39:34, 읽음: 2163
박연상(momo)
 ❤️ 좋아요 0 

타임캡슐, 열정, 그리고 취미가

 

제 취미는 플라모델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플라모델 키트를 조립한 것이 1978년 어느 봄이었습니다. 서울로 이사를 가서 방배동 주택의 지하에서 생활하던 무렵 우연히 동네에서 발견한 문방구에 진열된 키트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서 40대 후반에 와 있습니다. 1978년에서 2019년의 봄의 시작점에 말입니다.

모형 활동을 하면서 모형인들과 교류도 하고 전시회에도 참가하면서 꾸준히 활동하던 중에 90년대에 지방에서 직장생활하면서 구독하는 것으로 모형 생활에 대한 대리만족을 하던 때 발행된 “취미가”를 만났습니다.

지난해, 초반에 키위맨 강신금 형님의 공방을 방문했다가 우연찮게 취미가 잡지에 대한 작업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완성본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작년 연말 무렵에 다시 공방을 방문했을 때, 작업이 제대로 잘 진행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고, 인쇄본 취미가를 영인본 취미가의 전자 문서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인쇄본으로 존재한 잡지, 취미가 100권을 이렇게 해서 영인본 취미가 전자문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두 달이면 충분히 다 끝낼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스캔이 된 자료들은 생각보다 좋은 상태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누군가가 소장하던 중고서적을 다시 구입을 해서 스캔을 했던 것이라 책의 표지와 내지가 훼손되거나, 낙서가 된 곳, 찢어진 곳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표지의 이물질과 긁힘 등을 그대로 놔두고 작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판단이 되어서, 모두 포토샵으로 복원작업을 했습니다. 100권 표지 모두 이미지 복원을 진행했고 꼬박 한달이라는 시간이 표지 이미지 수정에 소요되었습니다.

내지 작업은 구독하는데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수정하는 것으로 진행했습니다. 모두 14,568 페이지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진행했습니다.

모든 사소한 것들까지 다 손을 보기에는 많은 페이지였습니다.

 

타임캡슐

취미가 전자문서 작업을 하면서 내용들을 작업 중에 어쩔 수 없이 정독(?) 하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이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야인 데다가, 아는 분들 혹은 알고 싶었던 내용들이 계속 나오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90년대의 구독자들이 이제는 40대와 50대가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니, 많은 것들이 떠오르고는 했습니다. 특히나 모형점과 행사장 그리고 당시의 문화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기획기사들에 있다 보니 더욱 그 향수는 강렬하게 마음속에 솟아났습니다.

타임캡슐이라 불러도 충분한 몰입도 큰 잡지의 콘텐츠들이 가득한 것들이었습니다.

전시회 장소들, 모형점 약도와 사진 속의 매장 인테리어, 학생들의 표정과 옷차림, 개봉한 영화들, 전시회와 박람회등등...

 

열정

100권이 제작되고 인쇄되어 판매가 되는 동안 필진들과 편 잡자 이대영 선생의 악전고투하는 모습들이 책의 많은 곳에서 읽을 수 있었고, 또 흔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매달 나가는 특집과 기획기사들 그리고 제작 아이템들 선정, 인쇄소, 출력소, 현상소등 거래처의 결제, 직원들 월급, 사무실 임대료, 잡지 제작을 위한 다양한 지출 등을 모두 신경을 쓰면서 월간 취미가를 제작 배판 이대영 선생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100권의 잡지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대영 선생과 친분이나 인사를 하고 지내는 관계는 아니지만, 9년 동안의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을 것이란 점을 충분히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저 자신이 편집과 디자인, 책 출판 그리고 인쇄제작과정을 경험하고 또 사업을 하며 익히 알고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였기에 더욱 와닿는 부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90년대에 열정적으로 필진으로 활약하면서 창작과 창작소설과 설정자료들을 만들어 냈던 20대 중반과 30대의 모델러들, 아트디렉터, 원형사들의 내용을 읽고 나면 그때의 그 열정들이 지금 어떻게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했습니다.

 

취미가

취미가는 1999년 12월 종간호를 끝으로 영원히 끝이 났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잡지였고 누군가 앞서서 갔던 분야와 길이 아니었기에 제작, 편집팀 그리고 이대영 선생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작업을 12월부터 3월 중순까지 하면서 20년 전의 한국 사회와 인터넷 문화 그리고 모델링 환경이 엄청난 변화를 겪으며 성장했음을 크게 느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접속만 할 수 있으면 넘쳐나는 모델링 제작 기법과 모델링 작품들 그리고 제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취미 가라는 잡지가 지금 존재한다고 하면 크게 그 의미가 없을 것이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취미가가 탄생하고 발행이 되면서 일반인에서 모델러로 모형 취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다시금 취미가라는 잡지를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취미가 100권은 저에게 타임캡슐 안에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취미가를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한 치열한 흔적을 다시 한번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 작업의 맨 마지막 단계에 와 있습니다.

어둡고 캄캄한 큰 산을 혼자서 넘어서 햇살이 가득한 내리막길에서 저 아래에 마을이 보이는 기분이 지금인 것 같습니다.

 

100권의 인쇄본 취미가 잡지가 영인본 취미자 전자문서로 다시금 나오게 되었습니다.

취미가 100권들 안에서는 제작기법들, 새로운 완성작과 필진들 모두 1991년에서 1999년에서 열정적으로 여전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대영 선생도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취미가를 제작하고 계십니다.

 

취미가를 아는 모든 분들과 취미가와 추억이 있는 분들을 기다리면서.

모모 박연상

 ❤️ 좋아요 0 
같은 그룹의 다른 콘텐츠
글쓴이
날짜
댓글
읽음
[이구아나] 19년도 3월 정모&품평회 풀영상입니다.
김승철
19.03.10
2
1218
봄맞이 방정리
한민섭
19.03.09
9
1850
100권의 취미가_스크린 샷
박연상(momo)
19.03.08
21
1150
죽음을 무릅쓰고 적진을 돌파한 미카3호 증기기관차..
김승철
19.03.07
5
2109
100권의 취미가
박연상(momo)
19.03.07
17
2164
드래곤의 동력 저하?
김양수
19.03.07
10
1962
이런 걸 만들어 놓으면 식구들에게 사랑받을 듯요...
정재헌
19.03.06
7
2300
F-16이 Mig-21에 격추당했네요.
DSK
19.03.05
23
3215
15년만에 모형 재걔합니다.
배정민
19.03.05
6
1113
본문에 있는 영상처럼 무료로 만들어드립니다.
김승철
19.03.05
0
1133
내가 밀덕(밀리터리 덕후)임을 느끼게 될 때...
정재헌
19.03.04
7
1671
아카데미 AH-1Z 바이퍼
김영철
19.03.04
5
1828
YouTube 프라모델 개인 채널개설
천성진
19.03.04
0
1317
비행기 안테나
김승국
19.03.02
0
1467
Zvezda 1/2700 'Star Destroyer'
LeMon101
19.03.01
10
2291
택배왔네요.
신일용
19.02.28
9
2043
프라모델 제작 과정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윤주황
19.02.28
3
1436
가성비가 참.. (게임이야기)
다크나이트
19.02.28
5
1418
하세가와 a/s 관련 문의드립니다.
닉네임
19.02.25
3
1357
사람을 찾습니다
장성준
19.02.25
1
2273